출처 :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 분석: Winners & Losers (NH투자증권, 24.03.07)
미리 보는 트럼프 트레이드
Winner: 원유 시추 및 수송 기업, 방산, 금융, 필수소비재, 건설
트럼프의 경제 정책은 미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불확실성이 높은 강경 외교 정책에 따른 주식시장의 Tail Risk는 바이든 재임 기간 당시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경제 정책과 과거 2016년 주식시장 흐름을 바탕으로 ‘트럼프 트레이드’ 해답지를 미리 작성해 보았다. 먼저, 낮은 법인세율과 규제 완화 정책 시행으로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이 늘고 주주환원정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자사주 매입에 세금을 부과했던 바이든과 비교해보면 배당주 및 자사주 매입 관련 바스켓은 트럼프 집권 시기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그림23 참조).
트럼프의 ‘Drill, baby, drill’ 정책으로 유가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 에너지 기업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일 수 있으나 바이든과 다르게 당장 생산을 늘리고 원유 시추를 위한 연방 정부 소유 토지 리스 제한을 풀어준다면 원유산업 가운데 업스트림에 해당되는 산업의 즉각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다음페이지 그림24 참조).
트럼프 에너지 정책의 함정은 과대 공급으로 유가가 과도하게 낮아지면 러시아 및 사우디 등 OPEC 회원국과 외교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동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NATO 탈퇴 이후 유럽과의 동맹도 어려워질 것이다. 외교적 고립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이 커질수록 방산주 주가는 상승한다. 트럼프가 국방에 대한 지출을 줄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다음페이지 그림25 참조).
Loser: 수출주, 화학, 운송, 자동차, 상사, 신재생
트럼프의 감세 정책과 관세 정책을 바탕으로 2018년과 2019년 산업별 실적 및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실효세율이 높은 내수주 중심의 수혜가 두드러졌다.
미국 내 매출 비중이 60%를 상회하고 법인세 실효세율이 20%를 상회하는 기업들의 경우 감세 효과를 상대적으로 크게 받고 관세 정책에 따른 타격은 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자유소비재, 필수소비재, 산업재, 금융 섹터 등이 이에 해당한다(다음페이지 그림26 참조).
다만, 에너지, 자유소비재, 산업재의 경우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무역량 감소 및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 미국 경기에도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뉴욕 연준의 12개월 후 경기침체 확률이 많이 높아진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 거래와 연관성이 높은 화학, 운송, 자동차, 상사 등 경기민감주의 경우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를 종합하면 필수소비재, 금융, 건설 정도가 수혜주로 꼽힌다(다음페이지 그림27,28 참조).
한편, IRA 폐지로 신재생 에너지 섹터는 정책 모멘텀이 소멸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테크 섹터의 경우,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에 적극적이며 두 후보자 집권 당시 테크 섹터가 주식시장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이벤트에 상대적으로 둔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다음페이지 그림29 참조).
결론적으로 트럼프 당선 시 주주환원정책에 적극적이며 내수 중심의 법인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업들이 안정적인데 오일/가스, 방산, 금융, 필수소비재, 건설 등이 이에 해당되며 일부 대형 파마 기업 및 테크 기업들도 포함된다. 반면, 중국 익스포저가 높고, 글로벌 무역 거래에 민감한 화학, 운송, 자동차와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들의 경우 보수적 접근을 권고한다. 시나리오에 따른 수혜주와 피해주를 선별해 보았다(그 다음페이지 표6,7 참조).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 상 한국 주식 시장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2016년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과 2020년 11월 이후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관측되었던 업종별 특징을 정리해보았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2016년 11월 ~ 2020년 11월)와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2020년 11월 이후 현재까지)의 KOSPI 업종별 수익률을 비교하였다.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주도주는 강세
집권한 대통령과 상관없이 두 기간 동안 모두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은 주도 성장주였다. 트럼프 재임 기간 동안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업종은 삼성SDI 등 2차전지 관련 종목이 포함된 IT가전이었다(그림30 참조). 바이든 재임 기간 동안에도 POSCO홀딩스등 2차전지 관련 종목이 포함된 철강 업종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다음페이지 그림31 참조).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그 시점에 성장을 주도하는 업종의 주가는 벤치마크 지수를 아웃퍼폼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 시점의 국내 주도주는 단연 AI 산업 성장과 관련된 반도체 및 IT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가격 반등과 함께 수출액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다음페이지 그림32,33 참조). AI 산업 성장에 따른 주도주인 반도체와 IT 업종의 연간 비중을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시기에 헬스케어와 소프트웨어는 강세
트럼프와 바이든 재임 기간 동안 업종 수익률이 가장 크게 차이난 업종은 소프트웨어와 헬스케어 업종이었다(표8 참조).
트럼프가 재임 중이었던 2020년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헬스케어와 소프트웨어 업종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바이든 정부가 집권한 2021년부터 헬스케어와 소프트웨어 업종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NAVER, 카카오 등 소프트웨어 업종은 2021년 중순에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가장 낮은 수준의 업종 수익률을 기록하였다.
소프트웨어와 헬스케어 업종은 성장주 특성상 주가가 금리 변화에 민감해 당시 대통령이 누구인지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트럼프 재임 기간 동안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아진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소프트웨어와 헬스케어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나, 바이든 재임 기간 동안에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높아지며 부정적으로 작용하였다.
소프트웨어와 헬스케어 업종은 미국 대선 결과보다는 미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기대하는 2024년 미 연준의 금리 인하는 두 업종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트럼프의 재선이 국내 방산기업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각자도생하는 전 세계 국가의 국방비 확대 및 K-방산에 대한 관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방위 분담금 증가는 국내 방산 기업에 부담이나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시, 한국과 일본에 방위비 분담금을 크게 확대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방산 기업에게 투자되어야 할 방위력 개선비가 줄어들어 방산주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한국의 방위 분담금은 트럼프 임기 내인 2019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이 시기 국내 방산 기업의 주가 또한 우하향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34, 35 참조)
글로벌 국가들의 국방 지출 확대는 국내 방산 기업에 호재
오히려 바이든 임기 동안 국내 방산 기업의 주가는 좋았는데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이 한국 방산 기업의 무기 수출로 이어진 점에 기인한다. 트럼프가 현재 주장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 지원 중단이나 나토(NATO) 탈퇴 등 글로벌 분쟁에 대한 개입 축소가 그의 재선으로 현실화된다면, 이는 결국 각 국가별로 자체 방위력 증강을 위한 무기 수입 확대 등 국방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다음페이지 그림36 참조).
미국 정부의 방위 분담금 확대는 국내 방산 기업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의 한국산 무기 수입 확대가 국내 방산 기업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전 세계 국가의 국방비가 확대될 시, K-방산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질 수 있다.
모멘텀이 부재한 신재생 에너지 산업
신재생 에너지 산업은 트럼프와 바이든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분야이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 정부가 추진 중인 신재생 관련 정책이 중단되거나,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제한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트럼프 당선 시, 전반적인 신재생 에너지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될 수 있기에 주가 모멘텀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
다만, IRA 법안 수정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과거 트럼프 정부는 오바마 정부 때 결정되었던 풍력발전 보조금을 무효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풍력 발전 관련주의 주가 흐름이 오히려 좋았다. 반면 태양광 관련주 주가는 미-중 무역 전쟁 기간 동안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신재생 에너지 업종 내 종목은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그림37~39 참조).
산업재는 당선 직후 단기 모멘텀 존재
신정부 초기에는 새로운 인프라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산업재 기업의 주가 수익률이 좋기 마련이다. 바이든의 경우, 대규모 인프라 건설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당선 이후 국내 산업재 주가 흐름을 좋았다(그림40 참조).
반면 트럼프의 경우, 인프라 정책 기대감이 크지 않았고 운송 및 상사/자본재 지수가 약세를 보이면서 산업재 지수도 하락하였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산업재 내에서 미국향 수출 비중이 높은 건설 기계 기업의 주가는 트럼프 당선 이후에 강세를 보였다(그림41 참조). 이후 인프라 공약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산업재 주가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두 후보자의 인프라 정책 발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산업재 주가 상승 기대감은 당선 초기에 생겨날 것으로 판단한다(그림42, 다음페이지 그림43 참조)
종합하자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는 시나리오에서는 현 시점의 주도주인 AI 관련 반도체와 IT 업종 주가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하반기에 전망되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는 성장주인 인터넷 및 헬스케어 업종에 우호적일 것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전 세계 국가별 국방비 증액 추세도 국내 방산 기업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반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시 신재생 에너지 업종은 추가적인 정부 지원 정책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남아있다. 신정부 출범 이후 인프라 건설 기대감은 산업재에 우호적이나, 단기 모멘텀에 그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