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출신 美 최연소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함께 대선에 나설 ‘러닝 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을 선택했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그는 불법 이민 차단 및 기후변화 평가절하 등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부분의 견해가 동일한 핵심적인 ‘친트럼프’ 의원이다.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15일(현지 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트루스소셜에 “오랜 숙고와 생각”을 거쳐 “가장 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인물은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 밴스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밴스 의원은 앞으로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네소타주 등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돕게 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 메이트로 지목된 J.D. 밴스 상원의원(좌)./연합뉴스
밴스 의원은 39세의 최연소 부통령 후보가 됐다. 그가 부통령 후보가 되면서 그의 과거 행적들도 주목받고 있는데, 사실 그는 트럼프 임기 이전 2016년에 강도높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적도 있었다. 또한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자라면서 이른 나이에 아버지가 사망하고, 약물 중독자인 어머니 밑에서 성장한 불우한 가정 환경도 주목받고 있다.
밴스 의원은 빈곤한 노동자 집안 출신으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 밸리의 벤처 사업가로 성공했다. 가난과 폭력으로 점철된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온 자신의 성공 이야기를 자서전격 소설로 출간한 ‘힐빌리의 노래’가 베스트 셀러에 오르면서 단숨에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그는 소설로 얻은 인기를 통해 2022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된 정치 신인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흙수저’ 이미지의 밴스 의원이 ‘금수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중산층이나 그 이하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호소력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한 39세의 젊은 나이 또한 고령에 속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여러 외신들의 분석이다.
밴스 의원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한 적도 있다. 2016년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밴스 의원은 각종 인터뷰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는 그를 좋아한 적이 없다. 정말 멍청한 놈”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또한 같은해 페이스북의 한 동료에게 비공개로 “나는 트럼프가 냉소적인 멍청이이며, 미국의 히틀러라고 생각한다”고 적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에 입문한 뒤에 그는 완전히 변모해, 트럼프의 충신으로 거듭났다. 실제로 그가 정치에 입문길을 막은 장애물은 그가 트럼프를 향해 내뱉은 비판이었다고 BBC는 분석했다. 결국 그는 이전 발언에 사과하여 공화당과 관계를 회복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얻었으며 그 결과 공화당 경선에서 선두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밴스 의원의 공화당 부통령 후보 지명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정책이 부끄럽다고 말하던 그가 어떻게 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되냐”며 꼬집었다.
밴스 의원은 정치 입문 전까지 밴처캐피털 업계에서 일했다. 예일대에서 만난 아내 우샤 밴스 사이에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샌디에이고 출신인 우샤 밴스는 인도 이민자 2세로, 예일대 로스쿨 졸업 후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서기로 일했으며 현재는 소송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