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리포트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뉴욕 증시가 하락한 가운데 우리나라 반도체 관련주 하락세가 전망됐다.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관련 무역 제재 예고,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대만 TSMC 관련 발언의 충격파로 투자심리가 악화할 것으로 관측됐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18일 한국 증시 관련 수치에 대해 “MSCI 한국 지수 ETF는 1.7%, MSCI 신흥 지수 ETF는 1.6% 하락, NDF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378원으로 전일 대비 5원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일 국내 증시는 반도체 중심의 매도세와 투자심리 악화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반도체 수출 제한 등의 조치를 검토한다는 소식으로 기술주는 투매 양상이 나타났다. 1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3.60포인트(0.59%) 오른 4만1198.0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8.93포인트(1.39%) 밀린 5588.27,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12.42포인트(2.77%) 급락한 1만7996.92에 장을 마쳤다.
미국 정부는 동맹국의 반도체 기업이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해 중국의 접근을 계속 허용하면 무역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트럼프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며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는 트럼프 집권 시 반도체 동맹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관련해 김 연구원은 “미 증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의 중심에 있는 반도체에 대한 잠재적 규제, 실적 둔화 등의 악재가 겹치며 나스닥 지수가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며 “반면 다우지수는 유나이티드헬스, 존슨앤존슨 등 상승에 힘입어 6거래일 연속 오르며 신고가 랠리를 이어나갔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및 대형기술주에 대한 광범위한 매도 압력 속에 IT(-3.7%), 커뮤니케이션 서비스(-2.1%), 경기소비재(-1.8%) 등 시총 비중이 큰 섹터가 하락했다”며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6.8%)와 VanEck 반도체 ETF(-7.1%)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2분기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3분기 실적 가이던스에 ASML(-13%)이 급락했고 TSMC(-8.0%) 또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며 급락했다”며 “또한 엔비디아(-6.6%), 브로드컴(-7.9%), AMD(-10%) 등은 바이든 행정부의 ‘더 엄격한’ 반도체 수출 규제 우려에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미 대선을 앞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각각 더 엄격한 반도체 수출 제한, 대만의 지정학적 방어에 의문을 제기했다”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ASML의 3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 예상을 하회한 점도 투심 악화에 기여했다. ASML이 13% 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엔비디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부품을 포함한 기술주 중심의 광범위한 매도세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