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10.4조로 7분기 만에 10조원대…매출은 74조로 2분기 연속 70조원대
사상 첫 8조원대 R&D 투자…"HBM 생산 능력 확충해 HBM3E 판매 비중 확대"
삼성전자 서초사옥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원을 넘게 벌어들이며 '메모리의 귀환'을 알렸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 등이 반도체 부문의 실적을 크게 개선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의 '키플레이어'로 꼽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5세대 HBM인 HBM3E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 반도체 영업익 6조4천500억원…TSMC 매출 2년 만에 추월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4천43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천462.2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0조2천866억원을 1.5% 상회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2022년 3분기(10조8천520억원) 이후 7개 분기만이다.
매출은 74조68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44% 증가했다. 분기 매출은 2개 분기 연속 70조원대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9조8천413억원으로 470.97% 늘었다.
지난해 감산 조치 이후 메모리 수요가 점차 회복된 데다 최근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주요 메모리 업체가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범용 D램 공급이 부족하며 가격이 상승한 것도 주효했다.
2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8조5천600억원, 영업이익 6조4천500억원을 기록했다.
DS 부문 매출만 놓고 보면 202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TSMC의 매출(6천735억1천만 대만달러·약 28조5천억원)을 넘었다.
메모리는 생성형 AI 서버용 제품의 수요 강세에 힘입어 시장 회복세가 지속되는 동시에 기업용 자체 서버 시장의 수요도 증가하며 DDR5와 고용량 SSD 제품의 수요가 확대됐다.
시스템LSI의 경우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시스템온칩(SoC)·이미지센서 등의 제품 공급 증가로 실적이 개선돼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파운드리는 5나노 이하 선단 공정 수주 확대로 전년 대비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고객 수가 약 2배로 증가했다.
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2나노 공정 프로세스 설계 키트 개발·배포로 고객사들이 본격적으로 제품 설계를 진행 중이며, 2025년 2나노 양산을 위한 준비도 계획대로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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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42조700억원, 영업이익 2조7천2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은 2분기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가 이어지며 매출이 신모델이 출시된 1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S24 시리즈는 2분기와 상반기 출하량·매출이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은 '2024 파리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로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상승했다. 생활 가전 역시 성수기에 접어든 에어컨 매출 확대와 비스포크 AI 신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만은 매출 3조6천200억원, 영업이익 3천200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디스플레이(SDC)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 호조 등으로 매출 7조6천500억원, 영업이익 1조1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시설투자액은 12조1천억원으로, 이중 반도체는 9조9천억원, 디스플레이는 1조8천억원 수준이다.
또 사상 최대인 8조500억원의 연구개발(R&D)비를 집행하며 4분기 연속 최대 R&D 투자 기록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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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도 '메모리의 시간'…HBM 주도권 쟁탈전 예고
하반기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중심의 이익 개선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열리고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와 일반 기업체의 AI 서버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고성능·고용량 D램과 낸드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범용 D램 매출 비중은 2023년 4분기 39%에서 올해 1분기 52%, 4분기 66%로 연말로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은 확대될 전망"이라며 "현재 반도체 사이클에서는 나무(HBM)보다 숲(범용 DRAM)을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캐파 잠식으로 컨벤셔널(일반) D램의 공급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적다"며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보다 평균판매단가(ASP) 중심의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HBM3 출하 증가와 HBM3E 양산 여부도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의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3E가 2∼4개월 내에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 생산 능력을 확충해 5세대 HBM인 HBM3E 판매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서버용 D램 분야에서도 1b나노 32Gb(기가비트) DDR5 기반의 128GB(기가바이트), 256GB 모듈 등 고용량 제품을 기반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낸드의 경우 서버·PC·모바일 전 분야에 최적화된 QLC SSD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제품용 엑시노스 2500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사업부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 최초 3나노 SoC가 적용된 웨어러블 제품의 초기 시장 반응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하반기 주요 거래선의 SoC 채용 모델 확대가 예상된다.
파운드리는 모바일 제품군의 수요 회복세로 AI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선단 공정 사업 확대와 GAA 3나노 2세대 공정 본격 양산을 통해 올해 시장 성장률을 웃도는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AI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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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는 AI 수요 확대와 신규 폴더블폰 출시 등에 힘입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 올림픽과 연계한 마케팅 전략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TV 사업은 네오 QLED와 OLED 등 주력 제품 판매를 중심으로 시장 성장세를 주도할 계획이다. 스마트싱스 기반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강조하고 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강화해 사업 성장 동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AI 신제품 글로벌 판매 확대를 추진해 AI 가전 리더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시스템에어컨과 빌트인 등 기업간거래(B2B)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사업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8곳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44조7천407억원으로 지난해(6조5천670억원)의 6.8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간 매출도 21.69% 늘어난 315조985억원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