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증시에서 반도체 종목이 장 막판 주가가 뛰었다. 미국 정부가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할 예정인 가운데 동맹국은 예외로 분류될 것이란 보도가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83,900원 ▲ 2,900 3.58%) 주식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8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전날보다 3.58%(2900원) 올랐다. 장 초반 8만900원으로 밀리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주가 오름폭이 커졌다.
하락 출발했던 SK하이닉스(194,600원 ▲ 5,700 3.02%)도 전날보다 주가가 3.02%(5700원) 오른 19만460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하루 만에 19만원대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의 장 중 저점(18만5200원)과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이 5%가 넘는다. 와이씨(18,690원 ▲ 2,190 13.27%)와 디아이(18,290원 ▲ 1,890 11.52%), 자람테크놀로지(47,000원 ▲ 4,650 10.98%) 등 다른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업종 주식 대부분이 전날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일본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였다. 반도체 장비 기업 도쿄 일렉트론은 오후 2시까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다가 종가 기준 7.11% 급등했다. 어드반테스트와 디스코, 레이저텍 등도 강세였다.
로이터 보도가 투자심리에 불을 댕겼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게 막는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새로운 규정을 발표할 계획인데, 한국과 일본, 네덜란드 등 30개국 이상의 동맹국은 예외로 분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시장 중 하나를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미국 AMD가 데이터 센터 및 클라우드 사업 호조에 힘입어 분기 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돈 것도 반도체 업종에 호재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 “AMD가 좋은 실적을 발표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반등했고, 엔비디아도 함께 주가가 회복세를 보였다”며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를 개선한 요인”이라고 했다.
반도체 업황 전망도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인공지능(AI) 칩뿐만 아니라 일반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와 함께 시장가 상승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메모리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보다 D램은 10% 후반, 낸드는 20% 초반 상승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