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양영빈 님 (이코노미21 기자) 트위터
"국채증가 → 통화량(M2) 증가 → 인플레이션"
과연 정말일까요?
"M2 증가 → 인플레이션" 이것도 사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통일된 결론을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앞 부분의 "국채증가 → 통화량(M2) 증가"를 살펴 보겠습니다.
현재 퍼블릭(민간, 연준, 해외)이 보유한 미국국채는 27.8조달러입니다. 이중에서 연준이 보유한 미국국채는 4.42조달러입니다.
또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정부내 기관(intergovernmental holdings, 주로 사회보장기금)이 보유한 국채는 7.2조달러입니다.
어제 미국국채 잔고가 35조달러를 넘어 섰다는 보도는 바로 이둘을 더한 값입니다.
자 이제부터 셜록으로 빙의를 해서 데이터를 뒤져 봅시다.
먼저 M2와 미국국채의 추이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연준 https://fred.stlouisfed.org/graph/?g=1qY5R
둘 사이의 움직임이 비슷하게 보여 "국채증가 → 통화량(M2) 증가"가 맞을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한 단계 깊이 들어가보면 통화량 증가는 경제의 규모가 커지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부의 재정활동 역시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생긴 것일 수도 있습니다.
레벨(Level)로 판단하기 힘들면 변화율로 서로의 움직임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M2, 미국국채의 전년대비 변화율입니다.
https://fred.stlouisfed.org/graph/?g=1qY6H
빨간색 사각형은 둘 사이에 별 관계가 없을 때고 녹색 타원은 관계가 높을 때 입니다.
이 차트로는 전체적인 윤곽을 볼 수 있으니까 엑셀로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점으로 찍어 봤습니다.
Y = 0.0998*x + 6.1137은 국채(x) 변화율과 M2 (Y) 변화율의 관계식입니다. M2는 국채(outstanding) 변화율이 0이라도 분기별로 6.11% 증가합니다.
또한 국채 변화율이 1% 증가하면 이것은 M2를 0.1%를 늘립니다.
R² = 0.0535라는 의미는 국채 변화율로 M2 변화율을 설명하기에는 택도 없다는 소리입니다.
국채 증가와 M2 증가는 흔히 생각하듯이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1. "국채 증가 → 통화량(M2) 증가"인 경우
정부는 국채를 발행하고 이 국채를 연준이 매입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행위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QE 시기에 비록 연준이 국채 입찰에 참여하지 않지만 민간 보유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함으로써 사실상 연준이 국채를 정부로부터 직접적으로 산 효과와 동일합니다.
다음 그림의 첫번째는 연준이 직접 국채를 매입한 경우이고 두번째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한 결과입니다.
이런 경우는 "국채 증가 → 통화량(M2) 증가"에 해당합니다. 경제 전체의 예금 즉 M2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2. "국채 증가 → 통화량(M2) 증가"가 아닌 경우
이 경우는 정부 발행 국채를 민간(A)이 매입했을 때입니다.
정부가 재정지출(아래)을 하면 민간군수업체(B)로부터 탱크를 구매합니다.
경제 전체의 예금은 국채 발행 이전과 재정지출 이후에 동일합니다. 민간 A의 예금: -100, 민간 B의 예금: +100
그렇다면 "국채증가 → 통화량(M2) 증가"는 때에 따라 다르게 됩니다. 금융위기 때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경계가 불명확해지기(blurred) 시작했습니다.
평론가들은 이것을 Fiscal Dominance라고 부릅니다.
녹색 타원의 경우입니다. 연준은 분명히 정부가 아닌 민간으로부터 국채를 매입하긴 했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정부 국채를 직접 매입한 것과 같았습니다. 아래 그림 녹색 타원
그러나 QE가 아니거나 현재처럼 QT가 진행 중이라면 정부 국채 증가는 적어도 직접적으로 M2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정부 재정지출로 인한 연쇄효과 같은 다른 경로를 통해 은행 대출이 활성화돼 M2 증가를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국채 증가가 직접적으로 M2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