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의 샘 (주식 전략)
■ Sahm Rule Recession Indicator 0.53%p를 기록하며 경기 침체 임계 수준인 0.5%p 돌파
■ 경기 부진이 시작되면 금리 인하 사이클로 접어들더라도 한동안 주가 역시 동반 내림세
■ 주도주와는 이별하는 것이 타당하며 주도주 매도 과정에서 수급에 의한 착시 현상 주의
주식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게 마련이다. 이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누구도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다. 주식시장 상승 과정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하락 과정을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좋은 투자자와 그렇지 못한 투자자로 나눌 수 있을 따름이다. 그렇다면 답은 나왔다. 이제부턴 현재에 충실해지자. 투자자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식시장 하락의 속성을 이해하고 합리적인 대응안을 강구하면 그만이다. 현 장세를 논의하기에 앞서 우매한 필자가 터득한 한 가지 요령을 알려주고 싶다. 미국 고용시장은 그 모멘텀이 둔화되기 시작하면 이후 추세적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 경제의 특징에 기인한다. 미국은 민간소비가 국가 경제의 70%를 차지하며, 민간소비의 60%를 임금소득이 지탱한다. 이와 더불어 유연한(나쁘게 말하면 기업이 쉽게 해고할 수 있는) 고용 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고용 → 임금소득 → 소비 (→ 고용)’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피드백 작용에 의하여 미국 고용시장이 가속해서 악화되기 일쑤다.
이 같은 요령을 익힌다면 투자자는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다. 미국 고용시장이 지금과 같은 처지에 이르리라는 점이다. 2024년 상반기 일정 시점부터 미국 고용시장 모멘텀이 둔화된다는 신호는 상당했다. 심지어 미국 연준조차 이를 언급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미국 고용시장은 현재처럼 가속 악화되었다. 수리적으로만 보면 미국 고용시장으로부터 측정하는 그들의 경기는 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 Sahm Rule 경기 침체 신호가 0.5%p를 넘어설 경우 미국 경기는 침체에 들어선다고 판단한다. 현재 해당 수치는 0.53%p다. 이를 보면 미국 경기는 침체의 초입에 있다. 따라서 최근 나타난 미국 주식 시장의 하락은 이제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그 영향이 한국 주식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도표 1. Sahm Rule Recession Indicator 0.53%p를 기록하며 경기 침체 임계 수준인 0.5%p 돌파]
경기 부진이 시작되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인하 사이클로 접어들더라도 한동안 경기 악화가 추가로 진행되고 주가 역시 동반하여 내림세를 걷는다는 점 역시 기억해야 한다. 이는 경제주체의 대출 행태와 관련이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경기가 부진해지는 시기에 사람들은 언제 돈을 빌릴까?경제주체는 지금보다 금리가 조금 낮아진다고 하여도 즉각 대출을 일으키지 않는다. 자금을 빌려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출이 유의미하게 늘어나는 시점은 금리 인하가 충분히 진행되어 금리가 바닥권이라고 판단될 때다. 이러한 시기에 레버리지가 늘어나며 경기와 더불어 주가가 반등한다. 2024년 9월 FOMC부터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 다가올 금리 인하 시기 주가 내림세를 염두에 둬야 한다.
투자 전략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도주의 처리다. 주식시장에서 하락이 진행된다면 주도주와는 이별하는 것이 옳다. 주도주는 주식시장 상승 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지만, 주식시장 하락 시가장 큰 낙폭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AI 산업 관련주가 주도주였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AI 칩과 연관된 반도체 업종이 주도주로 군림한 바 있다. 다만 경기 부진이 진행될 경우 첨단기술로 이뤄진 제품과 서비스에서도 수요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투자 전략 관점에서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수급에 의한 착시 현상이다. 주도주였던 반도체 업종의 매도는 수급을 흔든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시가 총액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종에 대하여 매도가 이뤄지고 그 자금으로 여타의 주식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식이 양호해 보이는 왜곡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주식시장이 경기 부진을 우려하며 하락하고 있지만 경기와 연동한 (그리고 시가 총액이 크지 않은) 주식이 견조한 추세를 유지하는 모습이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주가는 펀더멘탈을 좇아서 이동한다. 베타가 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수급에 의해서 강세를 보인다면 더욱 철저하게 살펴보는 것이 마땅하다. [도표 2. Bear 베타가 1 이상인 업종 중에서 주식시장 하락이 시작된 7/11 이후 수익률이 양호한 것은 숙고해야]
※ Bear Beta : 하락장(베어 마켓)에서 특정 주식 또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
- DB금융투자 주식 Strategist 강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