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철의 Concise (채권/FX)
■ 큰 사건은 밧줄처럼 여러 겹의 날실로 만들어진다
■ 중앙은행의 주요 이벤트 주간, 침체 압력이 누적되고 있지만 매파적일 것,
■ 통화당국이 매파적일수록 더더욱 채권 비중을 높이고 달러를 줄이자
큰 사건은 밧줄처럼 여러 겹의 날실로 만들어진다: 지진발생은 복잡계의 특징을 가진다. 예측불능의 무의미한 혼돈같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사이클이 있고 미시적으로 임계상태와 트리거가 존재한다. 지진 발생이 잦아지면 해당 단층면의 강도가 약화되므로 이후 더 큰 지진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진도9.1)도 그에 앞서 진도 6이상의 지진이 여럿 있었다. 비슷한 의미로 하인리히의 1:29:300 법칙이 있다. 1개의 대형 산업 재해는 29개의 중간 사고, 300건의 작은 사고 이후 찾아온다[도표1]. 금융시장이 ‘엔캐리 청산’ 아닌 ‘엔 숏 페어 트레이딩’의 청산 여파로 혼란을 겪고 이를 회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본진(main shock)이 아닌 전진(fore shock)이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오히려 이번 소동으로 인해 금융시스템의 지각이 약화되어 향후 더욱 큰 지진을 가져올 수 있다. 통화정책이 완화로 전환될 때, 실업률과 소비, 성장이 조금이라도 악화될 때, 장단기 금리차가 (+)전환할 때, 대형은행 건전성 강화 노력이 더 큰 파국을 몰고올 때가 조심해야 할 때이다.
중앙은행의 주요 이벤트 주간, 침체 압력이 누적되고 있지만 매파적일 것, 더더욱 강력한 채권 롱, 달러 숏을 쌓아라: 7월 CPI에서 우리가 늘 지적했던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 의미 없는 서비스 물가, 특히 OER에 집중하면서 물가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물가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잘못된 분석이 대세였다. OER은 이미 5월에서 거대한 소음을 만들어냈던 바가 있고 제대로 작성되는지 검증도 불가능하다[도표2]. 차라리 공산품 물가를 보는 것이 소음 속에서 신호를 찾는 방법이다. 공산품 물가는 전월비 0%대를 기록하며 코로나 이전보다도 낮아졌다[도표3]. 그나마 지정학 우려 때문에 유가가 올랐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 그친 것이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의 안정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탁상공론을 하고 있는 사이에 소비 침체는 차곡차곡 쌓이고 있으며 그대로 두면 임계점을 넘어 소비절벽으로 치달을 우려가 있다. 물가에 대해서는 소음에 휘둘리지 말고 강한 디플레 트레이드 포지션을 지속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우리가 늘 지적하는 고용지표의 거짓말이 드러날 단서가 21일 예정되어 있다. 미 노동부는 전수조사 결과를 반영해 기발표된 고용지표에 대한 대규모 분기 수정을 21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특정 주(state)의 조기 수정치로 추정하면 이번에도 상당 규모의 하향수정이 불가피하다. 동 재료가 시장에서 이슈가 되지 않더라도 반드시 참고하자. 고용의 진실을 알고 나의 돈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상황이 이럴진대도 중앙은행의 상아탑 공자왈 맹자왈은 이번 주에도 계속될 것이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7~8월의 금융시장 발작은 늘 조울증에 절어있는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수시로 일으키는 소동이다. 소인배의 발작에 진중해야 할 통화정책이 영향을 받으면 안된다. 따라서 FOMC의사록은 경제 지표에 의거해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이행한다거나 8월 금통위도 가계부채와 강남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섣부른 완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이는 침체 압력을 높이면서도 채권을 싸게 매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잭슨홀 심포지움의 주제를 보건데[도표4] ‘통화정책의 공로로 인플레가 잡혔다’는 자화자찬 중심일 것이다. 따라서 관심은 파월의 발언인데 그의 개인 성향과 정치적 입지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비둘기일 수 있다. 따라서 주간으로 달러와 금리는 주중반까지는 경계감과 매파적 중앙은행에 따른 상승할 수 있지만 이후 침체 우려와 파월의 발언으로 하락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파적일수록 채권 롱과 달러 숏 포지션을 드높여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