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분석 (24.08.28)
연말로 갈수록 어닝서프라이즈가 약해지며 기대가 과하지 않냐는 ‘피크아웃’ 우려가 생길 수 있다.
이를 수는 있으나 피크아웃 우려에서 한 발짝 떨어진 종목을 찾아보았다. 성장주가 주를 이룬다.
연말로 갈수록 떠오를 피크아웃 & 과대추정 우려
한국기업실적은 2023년 하반기부터 회복의 과정에 있다. 성장률로 판단하는 실적은 내년까지도 계속해서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3분기 실적시즌과 2025년 전망이 활발해지는 연말로 갈수록, 이익률이 정점에서 더 좋아질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피크아웃 (peak out)’과 컨센서스가 높지 않냐는 ‘과대추정’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
2025년 KOSPI 영업이익률 전망은 분기 10% 이상, 연간 10%에 근접해있는데, 신흥국과 선진국에 동반 호황이 찾아왔던 2000년대 초반에만 달성했던 수준이다.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 때도 9% 아래에서 고점을 만들었기 때문에 경기에 비해 높다는 인식이 충분히 생길만한 수치다. 물가스프레드 [소비자물가(CPI)-생산자물가(PPI) 차이]의 하락도 이익률을 더 높이기에 어려운 조건이다. 1분기와 2분기에 찾아왔던 어닝 서프라이즈 역시 3분기에는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 연이은 서프라이즈가 긍정편향을 만들고, 높아진 기대를 뛰어넘지 못하는 현상은 과거 회복사례인 2010년과 2021년 모두 되풀이됐던 일이다.
비용구조 차이를 이용해 피크아웃을 이겨낼 종목 찾기
실적에 대한 걱정이 필요한 종목과 걱정을 뛰어넘을 종목을 찾기 위해서, 매출과 이익률 변화에서 드러나는 비용구조의 차이를 이용했다. 매출이 늘어날 때 이익률도 올라가는 ‘고정비가 높거나 수요가 늘 때 가격도 상승하는 산업구조’를 가진 종목 중에서, 이익률이 고점에 근접한 종목을 먼저 찾아보았다. 전력기계, 방산, 반도체 (일부), 가전, 화장품 (일부) 등이다. 연말로 가면서 판매에 대한 기대가 어떻게 변하는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만약 3분기 실적시즌에서 수요둔화 우려가 피어날 경우 피크아웃을 걱정해야겠으나, 견조한 매출을 확인한다면 좋은 시각을 유지해도 좋을 것이다.
반대로 피크아웃 우려에서 한 발 떨어진 종목을 찾자면 첫째, 매출과 이익률이 같이 움직이지만,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익률도 높지 않은 종목이다 [표3]. 그리고 둘째, 이익률이 떨어져도 매출을 늘려 이익을 방어할 수 있는 기업이다 [표4]. 수익성 압박이 왔을 때 가격을 낮추어 매출을 늘리는 ‘박리다매’가 피크아웃의 출구전략인 셈이다 (가격을 낮춰 수익성을 희생해도 수요층을 넓히는 것은 성장산업이나 신기술의 발전과정이기도 하다).
피크아웃 우려를 빗겨갈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모아보면, 바이오, 게임, 엔터, IT, 화장품 등 성장주로 분류되거나 최근 성장세가 주목받는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KB증권은 2024년 하반기 실적장세 2국면을 지나면, 2025년으로 넘어가면서 과잉완화 유혹과 함께 성장주 강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8/22, 주식전략). 해가 넘어갈수록 다가올 피크아웃 우려, 그리고 우려에서 자유로운 종목 역시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키울 것을 지지한다.
- KB증권 Quant Analyst 김민규 -
피크아웃 우려에서 한 발 떨어진 업종
① 매출과 이익률이 같이 움직이지만,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익률도 높지 않은 종목
OCI홀딩스, 한국항공우주, 아모레G, JYP Ent., 에스엠, 알테오젠, 오스코텍, 리가켐바이오, 에스티팜, 한올바이오파마, 넥슨게임즈, 엔씨소프트, 이수페타시스, 삼성전기, 테크윙, 이오테크닉스, 원익IPS, DB하이텍, 삼성전자, 서진시스템
② 이익률이 떨어져도 매출을 늘려 이익을 방어할 수 있는 기업
씨에스윈드, 한화솔루션, 포스코퓨처엠, 한솔케미칼, 동원시스템즈, 세방전지, 에이피알, 한국콜마, 코웨이, 메디톡스, 파마리서치, 휴젤, 대웅,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SOOP, 크래프톤, NAVER,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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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로 갈수록 떠오를 피크아웃&과대추정 우려
회복의 정점을 향해가는 실적
연말로 갈수록 불거질 과대추정 우려
2023년 하반기부터 회복을 시작한 한국기업실적은 회복의 정점을 향해가고 있다. 2분기 KOSPI 실적은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함과 동시에, 영업이익률 역시 7%를 넘어서면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성장률로 판단하는 실적은 계속해서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3분기 실적시즌과 2025년 전망이 활발해지는 연말로 갈수록, 정점에 다다른 실적을 걱정하는 ‘피크아웃 (peak out)’과 컨센서스가 높지 않냐는 ‘과대추정’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
KOSPI 이익률 전망은
선진국과 신흥국이 동반 호황일 때 수준
이유는 우선 첫째, 실적과 경기에 대한 전망의 괴리다. 2025년 KOSPI 영업이익률은 분기 10% 이상, 연간 10%에 근접해있다. 이와 같은 수치는 소비와 투자가 한꺼번에 좋아지고, 신흥국과 선진국의 경기가 동반 호황을 맞았던 2000년대 초반 수준이다.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 때도 9% 아래에서 고점을 만들었기 때문에 경기에 비해 높다는 인식이 충분히 생길만한 수치다.
물가스프레드 역시
이익률 추가 개선에 도움되기 힘든 수준
그리고 둘째, 물가스프레드 [소비자물가(CPI)-생산자물가(PPI) 차이]의 하락이다. 중간재기업 비중이 높은 한국기업 특성상, 이익률은 물가 차이 (CPI-PPI)와 통계상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인다. 원자재를 구입하고 가공해 판매하는 사업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시차상관성을 분석해보면 물가차이와 이익률의 연관성은 두 개 분기 시차를 두고 가장 크게 나타난다. 현재 소비자물가하락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CPI-PPI는 하락 중이다. 기업 입장에선 연말/연초로 갈수록 이익률을 더 높이기 어려운 환경에 접어드는 것이다.
후행해서 움직이는 ‘컨센서스’는 상향 중
그런데 이런 상황과 다르게, 다가올 3분기 및 2025년 실적에 대한 전망치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전망은 과거의 실적을 반영해 뒤늦게 움직이는 후행성을 띠기 때문에, 1분기와 2분기 실적이 서프라이즈를 보여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3분기부터는 어닝서프라이즈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어
3분기부터는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지면서 어닝 서프라이즈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자연스레 추정치가 과했다는 ‘과대추정’인식이 생길 것이다. 그 이유는 지금처럼 실적이 회복했던 사례 중 비슷한 2010년과 2021년을 보면 알 수 있다. 두 시기 모두 이익률의 바닥이 지난해 2~3분기에 나타났고, 1분기와 2분기 회복국면 속에서 어닝서프라이즈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지금과 흡사하다.
어닝 서프라이즈 예측지표
연속성&방향성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측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연속성과 방향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연속성은 ‘지난 분기 서프라이즈/쇼크를 기록한 업종/종목이 이번 분기에도 서프라이즈/쇼크를 기록할 확률이 높다’는 성질이다. 방향성은 ‘실적발표 전 추정치가 상향하는 종목일수록 서프라이즈, 하향하는 종목일수록 쇼크를 기록한다’는 성질인데, 컨센서스가 후행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지표 모두 3분기에는 예측력 하락
지금과 비슷했던 2010년과 2021년 3분기에는 두 지표의 예측력 모두 떨어졌다. 2분기까지는 지난 분기 서프라이즈를 보인 업종이 계속해서 서프라이즈를 보일 확률이 80%이상으로 높았으나, 3분기는 그 확률이 무의미했다. 연달아서 나타난 어닝서프라이즈가 3분기 이익전망을 과도하게 높였고, 높아진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업종이 나타난 것이다.
서프라이즈 적중률은 낮아지고
쇼크 적중률은 높아지는 3분기
실제로 2010년과 2021년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업종 수는 1분기와 2분기보다 줄어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 성질인 방향성 역시 예측력이 떨어졌다. 1분기와 2분기는 실적시즌 돌입 전에 이익전망이 상향한 업종이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여줄 확률이 7~80%로 높았지만, 3분기는 높지 않았다.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업종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면 자연스레 기대가 과했다는 생각이 생길 것이다. 반면 3분기는 어닝쇼크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이익추정치 하향이 어닝쇼크로 이어진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비용구조 차이를 이용해 피크아웃을 이겨낼 종목 찾기
실적이 정점에서 더 좋아지기 힘들다는 피크아웃 우려를 뛰어넘을 종목을 찾기 위해서, 기업별 비용구조의 차이를 이용해 종목을 추렸다. 피크아웃을 말하기엔 이른 때일 수 있으나, 연말이 가까워 올수록 2025년을 바라보며 포트폴리오 한 켠에 자리를 키워가야 한다는 판단이다.
종목을 추리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업종의 예시를 들었다. 반도체는 매출과 이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수요가 늘 때 가격도 같이 오르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비용에서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을 하지 않아도 비용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판매가 안 되면 이익률이 급격히 나빠지지만, 수요가 좋을 때는 생산을 하면 할수록 이익이 더 커지는 산업이다. 이익률이 고점일 때 피크아웃을 걱정해야 하지만, 판매가 계속 받쳐준다면 좀 더 좋아질 여지가 있는 산업이다.
소프트웨어는 매출이 꾸준하게 늘어나지만 이익률은 떨어지고 있다. 이 모습은 성장산업 또는 새로운 기술이 세상에 자리잡는 방식을 보여준다. 성장산업 초기에는 새로운 것을 위해 기꺼이 비싼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소수의 소비자로도 충분하지만, 그 다음 단계를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 이익률을 희생하더라도 다수의 소비자로 수요층을 확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산업이 성숙할수록 독과점에 대한 경계와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이익률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기도 한다. 다음 단계를 위한 선택이든, 압박을 이겨내기 위한 ‘밀어내기’같은 자구책이든, ‘박리다매’가 피크아웃에서 벗어나는 전략인 산업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반도체처럼 매출과 이익률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기업들이 우려가 클 것이다. 하지만 아직 매출이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면 피크아웃을 논하기엔 이른 상태로 볼 수 있다.
매출과 이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이익률이 고점 부근인 종목
3분기 실적시즌, 수요지속 확인 필요
따라서 우선 매출과 이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가진 종목을 추렸다. 그 중에서 2분기 이익률이 고점에 근접했거나 확률분포 위쪽에 자리한 종목을 아래 표에 정리했다. 모든 종목이 피크아웃을 걱정해야 한다기보다, 3분기 실적시즌과 연말로 가면서 지금의 매출성장에 대한 기대가 어떻게 변하는지 잘 살펴야 할 종목이라는 취지로 제시한다. 만약 3분기 실적시즌에서 매출둔화에 대한 우려가 피어날 경우 피크아웃을 걱정해야겠으나, 여전히 견조한 매출을 확인한다면 좋은 시각을 유지해도 좋을 것이다. 전력기계, 방산, 조선, 반도체 (일부), 가전, 화장품 (일부)가 해당한다.
피크아웃과 먼 종목 1
‘이익률이 고점에서 먼 기업’
매출과 이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가진 종목 중에서 아직 이익률이 상승할 여지가 많은 종목 역시 걸러볼 수 있다. 아직 피크아웃을 논하기엔 이른 종목일 수 있다. 바이오, 게임, IT부품, 반도체 (일부)가 해당한다. 반도체는 앞서 이익률이 고점 부근인 목록에도 다수의 종목이 있었다. 2분기 영업이익률 SK하이닉스 33%, 삼성전자 14%처럼 업종 내 속도차이가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3분기 피크아웃 판단 여부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피크아웃과 먼 종목 2
‘수익성 압박을 박리다매로 이겨냈던 기업’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처럼, 매출과 이익률이 같이 움직이지 않는 종목을 찾아보았다. 수익성에 압박을 받는 상황이 생겨도 매출을 증가시키면서 이익을 방어했던 경험이 있고, 2025년 매출액 성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다. 피크아웃 우려에서 한 발 떨어져있는 또 하나의 목록으로 볼 수 있다. 화장품 (일부)을 비롯해 바이오, 소프트웨어 (게임포함) 등이다.
피크아웃 우려를 빗겨갈 가능성이 높은 [표3,4]를 모아보면, 바이오, 게임, 엔터, IT, 화장품 등 성장주로 분류되거나 최근 성장세가 주목받는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KB증권은 2024년 하반기 실적장세 2국면을 지나 2025년으로 넘어가면서 과잉완화 유혹과 함께 성장주 장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연말에 다가올 피크아웃 우려와 그에서 자유로운 종목 역시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키울 것을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