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략: ‘갭 저항선’ 뚫기와 그 밖의 희망적인 이야기들
9월 주식비중은 ‘소폭확대’이다. ‘갭 메우기’와 달리 ‘갭 저항선’을 뚫는 것은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경제지표/기업실적’이 ‘침체’가 아니라는 확신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업종에선 ‘실적 2국면 (금융/소비)’을 유지하는 가운데, 내년 ‘성장주 랠리’ 가능성을 분석했다.
■ Summary
시장 전략: ‘갭 저항선’을 뚫기 위한 조건과 그 시기
‘갭 메우기’는 비교적 쉽지만, ‘갭 저항선’을 뚫는 것은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대부분 경기침체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모두들 마음 한 켠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경제지표/기업실적이 이런 불안을 날려버리고 성장에 대한 확신을 다시 심어줘야 한다. 관련해서 4분기를 주목한다. 이번 고비를 잘 넘기면, 내년에는 버블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이 어두울수록 오히려 내년 랠리는 더 강해질 것이다. 원동력은 ‘과잉완화’이다. 내년엔 ‘과잉완화’ 위험이 도사리는데, 연준이 그 유혹을 떨쳐내기 힘들 것이다. 이미 ‘잭슨홀’에서 이런 모습이 나타났다.
그때가 되면 다시 ‘성장주’가 주도주로 돌아올 것이다. 다만 올해 말까진 ‘실적장세 2국면 (금융/소비주)’이 주도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수급이 빈 일부 성장주가 때때로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단기적으론 반도체에서 빠져나간 자금으로 인한 종목장세가 있을 수 있다.
- KB증권 주식 Strategist 이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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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 저항선’을 뚫기 위한 조건과 그 시기
1. ‘갭 메우기’와 ‘갭 저항선’ 뚫기
급락 이후 주식시장에 대해 두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갭 메우기’는 비교적 쉽게 채워지는 경향
1) ‘갭 메우기’이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하락 갭을 메우는 것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문제의 직접적 원인들이 해결되면 메워진다. 이번 급락 원인이었던 ‘엔 캐리 청산’과 ‘과잉 긴축 (고용 악화)’은 중앙은행 (FED & BOJ)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코멘트만으로도 메울 수 있었다.
8월 7일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는 ‘금융경제자문위원회’에 출석해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BOJ 먼저 시장에 백기를 든 것이다. 그리고 연준 위원들 역시 필요 시 ‘금리인하’를 하겠다는 발언을 통해 시장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에 따라 갭 메우기도 비교적 빠르게 진행됐다.
갭 저항선’ 뚫기 위해선 실제로 펀더멘탈 개선이 확인되어야 함
2) ‘갭 저항선 (2,700pt 중반)’ 돌파이다. 저항선을 뚫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립 서비스’ 만으로는 부족하며, 펀더멘탈의 개선이 확인되어야 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침체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혹시 침체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작은 의심이 사라지고, 기업이익 성장에 대한 확신이 다시 생겨야만 저항선을 뚫을 수 있다.
그렇다면 경기침체 가능성은 정말 낮은지, 펀더멘탈이 확인되는 시점은 언제가 될지,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방향과 업종은 어떻게 진행될지 KB증권의 생각을 적어보겠다.
단기 전망: ‘갭 저항선’에서의 공방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갭 메우기’는 쉬운 일이지만, ‘갭 저항선’을 뚫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선 응축된 에너지가 필요하다.
통화정책 기대감은 이미 선반영
일단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이미 대부분 반영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이미 시장 (금리 선물)은 “올해 4번+내년 5번=총 9번”의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더 인하할 수도 있겠지만, 내년까지 9~10번의 금리인하는 물리적으로 가능한 최대의 금리인하 횟수이다.
물리적으로뿐만 아니라 ‘중립금리’ 측면에서도 9~10번의 금리인하는 연준의 완화기대를 대부분 반영한 횟수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연준의 중립금리는 3.0% 정도일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현재 금리가 5.25~5.50%이다. 따라서 9~10번 금리인하는 곧 중립금리 수준 (긴축도 완화도 아닌 수준)에 도달하는 횟수이기도 하다.
오히려 내년까지 10회 이상 금리인하가 반영되면
증시는 단기 하락할 것
따라서 현재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이미 반영된 상황이라고 본다. 반대로 내년까지 10번이 넘는 금리인하를 반영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오히려 현재 증시에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중립금리 수준을 넘어 추가적인 완화정책이 필요한 경기 상황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으로 본다면 내년까지 9~10번 금리인하를 반영한 것은 바둑에서의 ‘외통수’와 비슷한 것이다.
기업이익과 경제지표 (고용)가 중요
결과적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추가적인 ‘완화정책’이 아니라, 경제와 기업이익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이 데이터로 증명되는 일이다.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견조하다는 것이 확인되어야만 증시는 다시 랠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시기는 아마도 4분기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4번+내년 5번=총 9번”의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음
4분기를 주목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금리인하 효과 확인 가능
1) 9월 금리인하의 효과는 10월 경제지표에서 확인될 것인데, 10월 경제지표는 11월에 발표된다. 신규고용이 다시 월간 20만 명 수준으로 올라가고 실업률이 다시 꺾여 내려오기 시작하면, 시장은 경기침체가 아님을 확인하고 다시 랠리를 이어갈 것이다.
2) 대선 종료, 이연수요 나타날 것
2) 11월 초 (11/5)에는 미국 대선의 결과가 확정된다. 일반적으로 대선 전 2~3개월은 주가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대선 전에 대규모 투자 등의 결정을 미루려는 심리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선이 있는 해에 ‘Citi economic surprise index’는 9~10월에 바닥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대선이 끝나면 증시와 경제지표가 회복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간 연기됐던 수요들이 정상화되면서 이연수요 (pent up demand)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3) 3분기 실적시즌 기대
낮아진 허들과 소비기업들의 반등
3) 10월 중순~11월엔 3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된다. 최악의 분위기였던 3분기를 지나면서 가이던스는 오히려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AI 등 투자 관련 기업들의 허들은 낮아질 것이다. 반면 소비 기업들은 금리인하와 저가할인 정책의 효과로 실적 모멘텀이 점차 강화될 것이다. 특히 가이던스가 예상보다 강하게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4) 밸류업 프로그램
4) 4분기엔 ‘밸류업 프로그램’이 모습을 드러낸다. 과거 ‘K-뉴딜’ 정책이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최소한 수급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대선이 있던 해에 '서프라이즈 지수'는 9~10월 저점 형성
4분기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이 모습을 드러낸다
침체 가능성이 낮은 이유 #1. 경기침체는 2022년에 이미 지나갔으니까
침체 가능성’이 낮은 첫째 이유는 사실상의 경기침체가 2022년에 이미 지나갔기 때문이다.
각종 경기침체 선행지표들은 2022년에 경기침체 수준으로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적자가 9조원이었다. 그럼에도 그때는 경기침체가 아니었다고 누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단지 NBER의 공식선언이 없었을 뿐이다. NBER이 경기침체를 선언하지 않는 오류를 범한 것은 ‘화폐환상’으로 실업률만 버텼기 때문이다. 이는 뒤에 ‘삼의 법칙’ 논란으로 이어진다.
S&P 500이 약세장 (-20% 이상 하락)에 돌입했을 때
지금까지 모두 경기침체가 선언되었다.
1966년과 2022년만 빼고 (+블랙먼데이)
지금까지 모두 경기침체가 선언되었다.
1966년과 2022년만 빼고
지금까지 모두 경기침체가 선언되었다.
1966년과 2022년만 빼고
지금까지 모두 경기침체가 선언되었다.
1966년과 2022년만 빼고
지금까지 모두 경기침체가 선언되었다.
1966년과 2022년만 빼고
경기침체가 아니라고 누가 감히 당당히 주장할 수 있겠는가?
침체 가능성이 낮은 이유 #2. 여전히 견조해서가 아니라, 너무 나빠서
경제가 견조해서 침체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은,
틀리진 않았지만 위험한 주장
두 번째 이유는 경제지표가 여전히 견조해서가 아니라, 반대로 소비심리가 너무 비관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경기’가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에 침체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지만, 이는 위험한 주장이다. 왜냐하면 경기침체는 항상 경기가 좋을 때 시작되기 때문이다.
되려 지금은 소비심리가 이미 바닥까지
급락했기 때문에 침체 가능성이 낮음
KB증권이 생각하는 ‘침체 가능성이 낮은’ 진짜 이유는 ‘소비자 심리’가 너무 비관적이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소비심리가 바닥일 때 경기침체가 발생한 적은 없다. 선행지수도 작년 경기침체 논란을 뚫고 이제 막 바닥에서 반등 중이다. 경기가 꺾이면서 침체가 발생하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침체에 빠진 경우는 없다. ‘침체’를 뉴스와 주변 사람들이 예고하는 것은, 경기침체 직전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반대로 경기 바닥에서 나타나는 일이다.
KB증권은 올해 2분기부터 ‘시장 키워드’를 “(소비의) 일시적 경기둔화”로 정의하고 있다. 그것이 나타난 것이며,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소비 사이클’ 조차도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본다.
경기침체는 소비자들이 현재 경제 상황을
‘낙관/과신’할 때 시작되지,
‘비관/우려’할 때 시작하는 법은 없다
경기침체가 시작된 경우는 없다
침체 가능성이 낮은 이유 #3. ‘(화폐환상의) 고용’에 또 속지는 않는다
고용은 시장을 두 번 속였다
2022년엔 침체가 없다고,
2023년엔 침체가 온다고…
화폐환상에 시달리는 고용을 조심
‘삼의 법칙’은 경기침체를 잘 맞춘다. 왜냐하면 NBER (전미경제연구소)이 경기침체를 판단할 때 ‘(절대적으로) 실업률’에 의해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실업률’을 기반으로 경기침체를 판단하는데, ‘삼의 법칙’은 실업률의 이동평균이다. 당혹스러운 무한반복이다.
어쨌든 ‘삼의 법칙’은 경기침체를 잘 잡아낸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목표는 “하락장”을 잡는 것이지, “경기침체”를 맞추는 것이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삼의 법칙’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저물가 시대이냐 고물가 시대이냐’에 따라 완전히 뒤바뀌기 때문이다.
‘저물가 시대’엔 그나마 삼의 법칙이 하락장을 잡아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2001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 조정을 잡아냈다.
하지만 ‘고물가 시대’라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고물가 시대’에 ‘삼의 법칙’이 발동되면 오히려 ‘매수 기회’의 시그널이었다. 반면 ‘삼의 법칙’은 그 시대에 존재한 6번 하락장 (-20% 이상)은 단 한번도 잡아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왜 ‘저물가/고물가 시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을까? 여러 번 다뤘던 주제지만, 다시 한번 살펴보자.
몇 차례 증시 하락장을 잡아내는 성과를 보였다
삼의 법칙은 오히려 매수 시그널 역할을 했다
‘금리 역전 해소’는 하락장의 불길한 징조인가?
최근 중복해서 듣는 질문이 있다.
1) ‘장단기 금리역전 해소’는 ‘하락장’의 신호인가?
2) ‘연준 금리인하’는 ‘하락장’의 신호인가?
3) ‘실업률이 상승’하면 ‘하락장’의 신호인가?
사실 이 세 가지 질문은 본질적으로 같은 질문이다. ‘금리역전 해소’는 ‘단기금리 하락 (금리인하)’ 때문에 발생한다. 그리고 ‘단기금리 하락 (금리인하)’은 ‘실업률 상승’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사실 이 세 가지 질문은 거의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같다. “아니오”이다. 여전히 우리가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다면 말이다. 왜 그런지는 차트로 매우 직관적이고 쉽게 증명할 수 있다.
첫 번째, ‘장단기 금리역전 해소’가 하락장을 부르는가?
금리 역전이 해소되면
저물가 시대엔 ‘매도’ 신호였지만,
고물가 시대엔 ‘매수’ 신호였다
“금리역전 해소”는 지난 40여 년간 하락장의 신호가 됐던 경우가 많다. 지난 40여 년간 5번의 ‘역전 해소’ 중 3번은 ‘매도 시그널’이었다. 특히 최근 20년만 보면, 2007년 역전 해소, 2019년 역전 해소는 모두 ‘하락장과 경기침체’로 연결되었다. 다만 그외 2번의 역전 해소 시기는 오히려 매수 신호가 되었는데, 1998년과 2001년이다. 뒤에서 다시 알아보겠지만, 1998년 역전 해소를 만든 ‘보험성 금리인하’는 되려 증시에 힘이 되었다.
어쨌든 최근만 보면 ‘금리역전 해소’가 하락장을 만든 경우가 좀 더 많지만, 이것은 순전히 ‘저물가 시대’였기 때문에 그렇다.
반대로 ‘고물가 시대’엔 ‘금리역전 해소’가 오히려 매수 시그널이었다. 고물가 시대에 있었던 8번의 ‘역전 해소’ 중 6번은 ‘상승장’으로 연결되었다. 나머지 2번조차도 ‘하락장의 시작’이 아니라 바닥에 근접했다는 신호가 되었다.
따라서 지금의 ‘장단기 금리 역전 해소’도 ‘하락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승장이 지속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전히 ‘고물가 시대’라면 말이다.
두 번째, ‘연준 금리인하’가 하락장을 부르는가?
연준 금리인하는
저물가 시대엔 ‘매도’ 신호였지만,
고물가 시대엔 ‘매수’ 신호였다
금리역전 해소’와 ‘연준 금리인하’는 동일한 얘기이다. 지금까지 ‘금리역전 해소’의 모든 케이스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동일하게 ‘저물가 시대’였던 최근 40년은 ‘연준 금리인하’가 ‘하락장’과 관계가 높았다. 오히려 이것이 ‘금리역전 해소’보단 증시 설명력이 더 뛰어나다.
하지만 역시 ‘고물가 시대’로 가면 반대가 된다. ‘연준 금리인하’가 하락장을 만들긴커녕 오히려 ‘상승장의 신호탄’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고물가 환경’에선 연준의 금리 인하가 긍정적인 게 된다.
게다가 ‘금리인하’가 ‘하락장’을 만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어색하다. 인과관계가 바뀐 것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돈을 풀면 하락장이 시작된다’는 것이 말이 되나? 그게 아니라, ‘경기가 둔화 (증시 하락) 하니’ 연준이 금리인하를 한 것이다. 선후관계가 바뀌었다.
‘금리인하’가 곧 하락장의 시그널이 맞다
‘금리인상’이 하락장의 신호가 된다
이번이 ‘보험성 금리인하’인지 어떻게 미리 알까?
일각에선 “이번엔 ‘보험성 금리인하’이니 주식시장에 오히려 좋다”는 얘기를 한다. 맞는 얘기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위험하고 잠재적 문제가 있다. ‘보험성 금리인하’라는 것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겠는가? 이것이 ‘보험성 금리인하’였는지, ‘침체 금리인하’였는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2007년 말 금리인하인데, 당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것이 ‘보험성 금리인하’라고 믿었다. 실제로 2008년 3월 증시는 급반등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그런 믿음은 더 커졌다. 하지만 결국엔 당시 금리인하가 ‘금융위기’와 연결되었다.
하지만 이번엔 걱정이 덜 하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1) 보통 경기사이클 바닥에서 인하가
시작되면 ‘보험성’인 경우가 많았음
첫째, 지금처럼 경기사이클 바닥국면에서 나타난 ‘금리인하’는 대부분 ‘보험성 금리인하’였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경기가 여전히 좋은데, 금리인하’를 하기 때문에 보험성 금리인하라는 주장은 약간 위험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침체 금리인하’는 경기사이클이 강할 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사이클이 이제 반등한지 얼마 안 된 바닥국면이다. 따라서 보험성 금리인하일 가능성이 높다.
2) 그런데 ‘고물가 시대’엔 금리인하가
‘보험성인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없음
어떤 인하든 주가가 다 오르니까
둘째,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이 ‘고물가 시대’라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고물가 시대’엔 이번 금리인하가 ‘보험성인지, 침체인지’ 구분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모든 금리인하가 전부 상승장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의미로 ‘고물가 시대’의 금리인하는 대부분 ‘보험성 금리인하’의 조건에 해당됐다는 점도 주목한다.
따라서 지금 금리인하는 결국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본다.
왜 ‘고물가 시대’와 ‘저물가 시대’의 증시 반응은 다른가?
‘고물가 시대’와 ‘저물가 시대’의 주식시장 반응이 이렇게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KB증권은 주식시장의 장기 추세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실업률 & 인플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경제적 고통을 결정하는 것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1) 이 두 지표는 사람들의 경제적 고통을 결정하는 지표로 (고통지수, misery index, 아서 오쿤), 다시 말해서 주식시장에서 ‘위험선호도’를 결정하는 지표이다.
2) 실업률은 ‘실물시장’을 관장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고, ‘인플레이션’은 ‘화폐금융시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연준이 통화정책의 목표를 ‘물가 안정+완전 고용’으로 삼고 있는데, ‘물가와 고용 (인플레 & 실업률)’이 위와 같은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천재 경제학자 케인스가 쓴 ‘일반이론’도 전체 제목은 “금리, 고용 그리고 화폐와 관한 일반이론”이다. 다시 말해서 물가와 실업률이 화폐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따라서 두 개의 지표가 장기 주식시장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저물가 시대엔 ‘인플레’가 사라지고, 실업률만 남는다
그런데 지난 30~40년간의 ‘저물가 시대’엔 인플레가 계속 하락한다. 인플레가 변수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업률’만 남게 되고, 실업률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왕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고물가 시대엔 인플레가 돌아오면서 왕좌를 되찾는다
하지만 ‘고물가 시대’가 되면, 드디어 인플레가 돌아오게 된다. 왕이 돌아온 것이다. 그러면 그동안 왕 노릇하던 실업률이 왕좌에서 내려오고, 인플레가 왕이 된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인플레’로 모이며, 인플레에 울고 웃는다. 그러면 이제 이해가 된다. 왜 실업률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면 증시의 상승장이 시작되는지. 실업률이 상승하면 시차를 두고 인플레가 꺾여 내려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플레 시대엔 ‘매수 타이밍’을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다. 인플레가 정점을 찍은 다음 분기가 GDP의 저점이고, 경기사이클의 저점이며 증시의 저점이다.
업종전략: 2023년, 실적장세 1국면 (반도체/기계) → 2024년, 실적장세 2국면 (금융/소비재) → 2025년, 버블장세 (성장주)
KB증권은 올해를 ‘실적장세 2국면’으로 정의하고 있다.
‘실적장세 2국면 (금융/소비)’은
‘반도체 (1국면 주도주)’에서
자금이 빠져나오면서 진행된다
‘실적장세 2국면’은 ‘1국면’의 주도주였던 ‘반도체’의 아웃퍼폼이 일단락되면서 시작된다. 반도체는 한국증시 전체 시총의 약 30%를 차지하는 초대형 섹터이다. 따라서 반도체에 크게 오버웨잇 되어있던 자금의 일부만 빠져나와도, 다른 업종에는 엄청나게 큰 자금이 된다. 이 과정에서 ‘실적장세 2국면’이 시작된다.
그리고 ‘실적장세 2국면’의 주도주는 ‘저P/E주 (historical low)’ 중에서 나온다. 이번에 이에 해당하는 업종은 ‘금융/소비재’였다. 실제로 작년엔 ‘내수주들’이 대부분 수익률 하위권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금융/소비재 등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연말까지 실적장세 2국면 관련주 강세 기대
4분기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부상한다. 밸류업 정책이 확정되면, 관련 금융상품, ETF, 일부 연기금의 BM 변경 논의, 기업들의 정책 발표 등이 이어지며 ‘금융/ 소비재’의 강세를 좀 더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금융주 12M fwd P/B가 0.7~0.8배를 넘으면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생겨날 것
떨치기 힘든 ‘과잉완화’의 함정, 연준은 그 유혹을 참기 어려울 것이다
내년엔 성장주 강세 전망
내년에 버블 장세와 성장주 랠리 가능성을 보는 이유는 바로 내년에 연준이 ‘과잉완화’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적정 레벨보다 기준금리를 더 낮게 제시하면,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은 ‘밸류에이션 버블’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기의 주도주는 ‘성장주’가 될텐데, ‘실적장세 1국면’에서 AI 관련 반도체/전력기기의 랠리가 “실적”에 기댄 것이었다면, 버블 랠리에서의 성장주는 실적보단 내러티브에 더 강하게 반응할 것이다. 마치 2021년 메타버스 랠리와 같이 말이다.
1) 연준 통화정책: 과잉긴축 (2018~19년) → 과잉완화 (2020~2021년) → 과잉긴축 (2023~2024년) → 이번엔 과잉완화 차례?
그렇다면 연준이 과잉완화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증거들을 소개해보겠다
적정금리까지 빠른 금리인하 가능성
첫째, ‘불라드의 테일러 룰’이다. 재작년 (2022년)에 한 연준위원이 ‘기준금리를 7%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다. 바로 이 발언을 한 사람이 전 세이트루이스 연은 총재인 ‘제임스 불라드’이다.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의 근거는 그가 개량한 ‘테일러 룰 (적정금리를 구하는 공식)’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연준은 이미 2021년에 긴축을 시작했어야 했으며, 금리 수준도 7%까지 올려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적정금리 공식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지만, 참고해볼 수는 있다. 불라드의 테일러룰에 의하면 작년 말부터는 이미 금리인하가 시작됐어야 한 것으로 나타나며, 지금까지 (25bp씩) 약 4~5번 (100~125bp)의 금리인하가 이미 단행되어야 했다고 말한다. 좀 더 보수적 (중립금리가 불라드가 적용한 숫자보다 높아졌다고 가정)으로 가정해서 계산해도 ‘적정 금리’는 4%대로 계산된다. 이미 3~4번의 금리인하가 단행됐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연준은 여러 경제지표들을 통해서 현재 금리가 적정수준보다 높다 (과잉긴축)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며, 이 경우 더 큰 폭의 완화정책 가능성이 높다.
2) 주거비 등에 의한 명목 CPI의 착시
현재 CPI는 ‘통계적 노이즈’에 시달리고 있다. CPI는 다른 지표들과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CPI와 소매판매지표는 원래 한 세트이다. 그런데 최근 1년 정도 두 지표 간의 괴리가 1~2%p로 벌어진 채로 평행하게 움직이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문제의 핵심은 주거비 (shelter)이다. 주거비를 뺀 물가 (CPI less shelter)와 소매판매를 비교해보면, 둘 간의 괴리는 사라진다. 그렇다면 직관적으로 잘 맞는다고 해서 주거비를 빼고 보는 것이 맞을까?
논리적으로도 주거비를 빼고 보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주거비는 ‘통계적 노이즈’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CPI-shelter는 매월 조사하는 반면, 실제 계약은 약 1년 단위로 진행된다. 평소엔 이게 큰 문제가 아니지만, 팬데믹 때와 같이 임대료가 불과 6개월 만에 급등했다 급락하는 경우엔 당연히 시차가 벌어진다. 다른 임대료 지수들과 비교해보면 대략 2~3분기 정도 시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임대료 지수들’과 ‘CPI-shelter’ 중 어떤 것이 현재 경제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일까? 당연히 ‘임대료 지수들’이다.
결과적으로 최근 약 1년 간 ‘임대료 (shelter)’는 ‘명목 CPI’를 실제보다 약 1~2%p 정도 더 높아 보이게 만드는 영향을 미쳐왔다.
연준의 오류를 역으로 이용하는 전략
중요한 것은 ‘data dependent’를 따르는 연준은 이런 분석을 한 후 이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지 않고, 단순히 headline CPI를 따라 정책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만약 주거비를 제외하고 물가를 계산했다면 적정금리 (테일러 룰) 수준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낮을 것이다
하지만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투자자들은 이런 연준의 패턴을 역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바로 주거비의 후행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주거비가 늦게 꺾였다면, 그만큼 더 늦게까지 하락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주거비’가 headline CPI를 1%p 이상 높이는 역할 했다면, 내년부터는 오히려 실제 물가보다 headline CPI를 1%p 정도 낮게 보이게 하는 착시를 일으킬 것이다.
이 경우 연준은 적정한 수준보다 금리를 더 크게 인하할 유혹에 빠지게 될 것이다. 만약 적정한 수준보다 더 많은 금리인하가 행해진다면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까? 이는 곧 자산시장 ‘버블’ 가능성이 커짐을 의미한다. 이미 이런 상황을 경험해본 바 있는데, 2021년 과잉완화와 주식시장의 버블 (메타버스 랠리)이다.
모든 경제/물가 지표보다 1년이나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조만간 물가가 다시 크게 하락할 것을 예고
잭슨홀 심포지엄: ‘과잉완화’의 유혹에 한쪽 발을 담그다
이런 생각에 호응이라도 하듯, 잭슨홀에서 파월은 ‘과잉완화’로 한발 더 다가갔다. 그의 연설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정리해보겠다. 두 개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1)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강한 노동시장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할 것이다 (We will do everything we can to support a strong labor market.)
2) 현재의 높은 기준금리 (5.25~5.50%)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다가왔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버퍼 (ample room)’가 있음을 뜻한다
첫 번째 발언은 2021년 4월 ‘노숙자 텐트촌 발언’을 매우 닮았다
첫 번째 발언부터 살펴보자. 이 발언은 매우 강력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이 2012년 드라기의 ‘무엇이든 하겠다 (whatever it take)’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그보다 더 유사한 발언은 2021년 봄에 파월이 했던 ‘노숙자 텐트촌’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금융시장은 연준 긴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파월은 2021년 4월 8일 IMF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매일 집밖을 나설 때마다 ‘노숙자 텐트촌’을 지나가며 일자리를 잃은 수백만 명을 본다. 코로나로 실업자가 수백만 명이나 늘었다. 우리는 이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며, 나는 이 상황이 끝날 때까지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다”
그리고 노숙자 텐트촌과 강한 노동시장을 위해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는 그의 연설은 그 후 1주일 동안 무려 3번이나 반복되었다. 이런 모습에서 파월의 매우 인간적이며 인류애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돕고싶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엄청난 돈을 풀고 노숙자와 경제를 도왔으나, 결과는 빈부격차의 확대였다.
어쨌든 파월은 2021년과 비슷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봄, 파월의 당시 발언 이후 주춤하던 증시는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으며, ‘메타버스 랠리’로 대변되는 성장주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그의 정책은 오히려 빈부격차를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다
두 번째 발언은 2018년 10월 ‘중립금리까지 아직 멀었다’ 발언과 매우 닮았다
이번엔 파월 연설의 두 번째 키포인트에 대해 알아보자.
2) 현재의 높은 기준금리는 다가올 어떤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버퍼 (ample room)’가 있다는 걸 뜻한다
파월은 현재 기준금리인 5.5%는 중립금리 추정치인 약 3.0% (뒷 페이지 참조)에 비하면 많이 높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따라서 3%까지 약 250bp (10번 인하)를 하더라도 단지 중립 수준일 뿐이란 얘기이다. 따라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상황이 더 악화되더라도 금리인하로 경기를 살릴 ‘충분한 버퍼 (ample room)’가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 말이 왜 중요한지는 잭슨홀에서 파월 연설의 마지막 부분과 연결 지으면 이해할 수 있다. 파월은 연설의 결론 부분에서, 5년마다 연준이 ‘장기 목표/통화정책 전략’을 검증하는 보고서인 “Statement on Longer-Run Goals and Monetary Policy Strategy”를 언급한다. 이를 위해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며, 올해 말부터 논의가 시작될 것이란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그렇다면 “Statement on Longer-Run Goals and Monetary Policy Strategy”는 어떤 것일까?
이 보고서는 5년마다 나오는데, 지난 번엔 2020년에 발간되었다. 2020년 당시 보고서에서 도입된 통화정책 프레임은 ‘평균물가목표제 (AIT, Average Inflation Targeting)’였다. AIT에 대해 공식 성명서에는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2%를 밑도는 상황 이후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2%를 웃돌아도 내버려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적혀 있다. 다시 말해서 ‘이동평균 (average inflation)’이 target인 2%를 넘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지, 잠깐 2%를 넘는 건 문제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2020년부터 도입한 ‘AIT’는 이후 ‘자산시장 버블/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해보라. ‘Data dependent’도 후행적인데, 여기에 ‘이동평균’까지 고려해서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니… ‘과잉완화/과잉긴축’을 피할 수 없다.
2020년에 수정했으니, 다음 차례는 2025년이다. 따라서 내년 말까지 ‘장기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결정하기 위해 올해 말부턴 재검토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매년 1월 연례회의에서 검토하고,
대략 5년마다 철저한 공개 검토를 실시할 계획 (2025년 해당)
그렇다면 이번에 논의될 주제는 무엇일까?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인플레이션 급등 이후 지속적으로 논의되었음에도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중립금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립금리’란 현재 경제의 구조를 반영한 장기적인 적정 금리 수준으로, 안정적인 물가와 잠재 GDP (=경제가 가진 모든 자원을 활용할 때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 생산량)가 달성되는 상황에서, 경제를 더 자극하거나 위축시키지 않을 가상의 금리 수준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기준금리 ‘몇 %’가 “neutral이냐”라는 것이다. 자산배분 같은 걸 해보면 알겠지만, 얼마가 neutral이냐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장기의 적정금리 수준 (≒중립금리)은 FOMC의 점도표에 나타난다. 성장률과 고용,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수렴할 것을 가정하는 ‘Longer run’의 기준금리 전망치는 ‘(명목) 중립금리’에 가깝고, 이 값에서 Longer run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뺀 값이 위원들이 생각하는 ‘실질 중립금리’ 수준일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5/28, 권희진 https://bit.ly/4aHGpvM).
점도표의 ‘Longer run’ 금리는 올해 3월, 6월 모두 상승
‘Longer run’ 금리 전망은 올해 3월 SEP에서 0.1%p 상승했고, 6월 SEP에서 2.8%로 상승했다. 마지막 SEP가 발표된 지난 6월 FOMC 이후에도, 연준 위원들의 중립금리 발언이 몇 차례 있었다. 중립금리가 얼마인가는 이제 논의가 시작 단계이지만, 연준위원들은 대체로 3.0% 전후, 민간 기관에서는 이보다 약간 더 높게 전망하는 경향이 있다.
- 중립금리는 팬데믹 이전보다 지금이 더 높을 것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6/18)
- 중립금리가 0.5%보다는 높을 것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6/18)
- 중립금리는 단기적으로 상승 (파월 의장, 7/10)
- 중립금리는 2.5~3.0% (보스틱 애틀란대 연은 총재)
2023년 8월, 1차 중립금리 논쟁으로 장기금리 가파른 상승세
‘중립금리’가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마법의 공식은 아니다. 세상은 이론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법이다. 문제는 파월이 이것을 철썩 같이 믿는다는 것이다. 2018년 10월, 파월은 “아직 중립금리에서 한참 멀었다”는 한마디로 글로벌 증시의 폭락을 만들었다. 초보일수록 ‘이론’에 현혹되지만, 경험 많은 투자자일수록 ‘이론’에 더해 심리, 수급, 기술적 분석 등 더 많은 ‘비이론적’인 것에 관심을 갖는다. 경제학에 정통한 ‘버냉키’는 사람들의 심리를 활용한 “양적완화 (QE)”라는 정책으로 세상을 구했지만, 변호사이자 정치학 학사이며 경제학은 정식으로 공부해본 적 없는 파월은 ‘이론적인 것’에 현혹되고 있다. 세상의 아이러니이다.
결론적으로 내년 매크로 상황은 ‘과잉완화’로 기울 수 있는 함정들이 많다. 주거비, 적정금리 수준, 그 밖에 여러 지표들이 이를 지지한다.
게다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의 연설을 보면 연준은 ‘과잉완화’의 유혹에 점점 현혹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년에 ‘중립금리’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파월은 3% 부근까지 금리인하를 하고도 시장의 ‘과잉완화’ 우려를 ‘이제 중립적은 수준에 겨우 도달했다’며 일축할 것이다. 2018년 10월과는 정확히 반대이다.
과잉완화를 2021년에 경험한 바 있는데 자산시장의 버블과 성장주 랠리가 특징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산시장에 버블과 증시에서의 ‘성장주’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 파월이 노숙자 텐트촌 발언을 하며 ‘과잉완화’로 기울었던 2021년에 우리가 목격했던 것과 비슷한 것이다.
1998년 금리인하 사례도 참고할 수 있다
또 비슷했던 사례가 1998년 10월 러시아 모라토리엄과 LTCM 파산으로 인한 연준의 금리인하이다. ‘7월 전략, 8월 전략’에서 많이 다뤘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자료를 참고할 수 있다. 당시에도 대장주였던 시스코가 고점대비 37%나 폭락했지만, 위험의 확산을 막기 위한 연준 금리인하가 마지막 버블의 불꽃 랠리를 이끌었다. 금리인하 이후 NASDAQ 100은 1.5년 동안 4배 급등했다.
다만 2025년 ‘성장주 랠리’는 2023년 ‘실적장세 1국면’에서의 ‘성장주 (반도체/기계)’ 강세와는 차이가 있다. 2023년의 성장주 강세는 어디까지나 실적에 기반한 ‘실적장세 랠리’였다. 하지만 2025년에 보게 될 성장주 랠리는 낮은 금리가 만든 것이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상승이 주도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2021년 ‘메타버스 랠리’처럼 실적은 빈약해도 ‘미래의 꿈’을 먹고 달리는 성장주가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도 있다. 1) 이런 시장의 반응이 있으려면, 단순히 스토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트리거’가 필요하다. 그것이 무엇일지는 아직 모르겠다. Open AI/Space X 등의 상장일 수도 있고, 현재 AI의 한계를 뛰어넘는 디바이스의 출시일 수도 있다. 2) 성장주가 랠리한다고 해도 그것이 어떤 종목과 테마일지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바이오, 우주, 배터리 등 수많은 성장주가 후보가 될 뿐이다.
증시 버블과 성장주 랠리를 가져왔다
금리인상이 단발성에 그치면서 상승 지속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은
통화정책 완화 요인이었기 때문에
충격은 컸지만, 닷컴버블을 붕괴시키지 못함
2배 넘게 오른 ‘시스코’조차
순위권에 끼지도 못한다
1999년 1위 퀄컴의 매출액 증가 속도는 비슷
퀄컴은 매출액 성장률은 시스코와 비슷할 정도로 강했지만 이익이 빈약했음
주가도 1999년까지 철저히 소외됨
탑다운 반도체 (업데이트): 4분기엔 언더퍼폼 진정 가능성
마지막으로 탑다운 반도체 관련 차트를 업데이트하여 첨부한다.
직관적으로 차트를 참고한다면, ‘반도체 언더퍼폼’은 4분기쯤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내년에 성장주 장세가 온다면, 반도체도 다시 강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펀더멘탈 때문이 아니라 밸류에이션이 이끄는 상승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은 편이다.
코스피 12Mfwd EPS 신고가는 코스피 주가 신고가를 불러왔다
반도체의 12Mfwd EPS의 상승 추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이는 반도체 자체보단 주식시장 전체에 의미가 있는데, 지금까지 코스피의 12Mfwd EPS가 신고가를 기록했을 때, 코스피가 신고가를 돌파하지 못한 적은 없다. 원화 강세가 추세적으로만 나타나준다면, 내년에는 신고가 돌파가 마냥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코스피 12Mfwd EPS 신고가는 코스피 주가 신고가를 불러왔다
‘내수주 vs. 수출주’에 대한 시장의 의견도 나뉘고 있다.
단기엔 내수주가 강할 수 있음
다만 장기 추세는 환율보단 펀더멘탈이 더 중요
‘원달러’는 중장기적으로 추가적인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내년쯤 과잉완화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BOJ도 생각보단 긴축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화 강세가 장기적으로 증시에 ‘내수주 vs. 수출주’ 구도를 만든 경우는 생각보다 흔치 않다. 물론 1985~1990년이나 2002~2007년과 같이 달러가 추세적으로 장기 약세를 보인다면, 내수주를 사는 것이 맞다. 하지만 원달러가 50~100원 정도 하락했다고, 이런 식의 스타일 전략이 통하진 않는다.
급락/급반등 때 모두 아웃퍼폼 했던
업종이 강세를 이어가는 경우 많아
다만 단기적으론 내수주나 배터리와 같이 수급적으로 빈 종목들이 좀 더 강세를 이어갈 순 있다. 이는 매크로 환경이 그렇게 변해서라기보단, 반도체에서 빠져나온 자금들이 각자 소견에 옳은 데로 흘러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것이 장기화될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금융주, 내수주 (건설/유틸), 성장주
(바이오/배터리/게임)
단기 전략에 참고할 수 있는 차트를 하나 제시한다. 증시에 급락이 나타났을 때 한정해서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주목해야 할 업종은 ‘1) 증시 급락 때 잘 버텼는데 + 2) 증시 급반등 때도 아웃퍼폼 하는 업종들’이다. 이들 업종/종목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팔고 싶지 않은) 업종이며, 에너지가 강한 주식들이다. 그런 업종을 아래와 같이 첨부한다. 금융주, 내수주 (건설/유틸), 성장주 (바이오/배터리/게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