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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황/전략] (DB금융투자) 합리성이 낳은 비합리성 (0) 2024/09/08 PM 11:54

■ 미국의 펀더멘탈 하락 불구 그들 주식시장 상승 연장으로 두 변수 괴리 기간이 1년을 넘어

■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여지를 계기로 그간 간과되어 온 펀더멘탈 하락을 인식하기 시작

■ 절대 수익률 관점엔 주식시장 자체를 경계, 상대 수익률 관점엔 은행 제외한 배당주



합리적인 생각이 모여서 비합리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이토록 황당무계한 일이 세상 어디에 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 생생한 증거가 바로 주식시장이다. 이와 같은 사고의 틀은 현재의 주식시장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필자가 평소 고민했던 주식시장에 대한 관념 모형을 설명해 보겠다. 이는 네 가지 흐름으로 구성된다


첫째, 주식시장이 상승하기 시작할 때는 투자자가 펀더멘탈을 면밀히 살피며 매수를 진행한다. 직전까지 주식시장 하락에 따라 비관론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주식의 매수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따라서 펀더멘탈에 대한 조사 역시 철저해질 수밖에 없다. [도표1.A]


둘째, 주식시장이 상승의 초반을 넘어 중반으로 가며 지속하여 오르면 투자자는 고민보다 실행을 우선순위에 둔다. 이때는 펀더멘탈을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분석에 치중하는 동안 주식시장이 더 오르며 이익을 누릴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펀더멘탈도 추세성이 있어서 얼마 전 시작된 상승이 즉각 하락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법은 펀더멘탈에 대한 분석의 시간을 줄이고 주식의 매수를 실행하는 것이다. [도표1. B]


셋째, 펀더멘탈이 하락하기 시작할 때 주식시장은 한동안 상승을 이어갈 수 있다. 앞서의 단계에서 살펴봤듯이,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의하여 일정 시점부터 펀더멘탈이 의도적으로 간과되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은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있으므로, 투자자는 펀더멘탈 하락에 당장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 이익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합리성이 비합리성을 잉태하는 것이다. [도표1. C]


넷째, 펀더멘탈 하락이 유의미하게 진행되어 그 증거가 쏟아지면 결국 주식시장은 그동안 간과된 부분을 수정한다. 투자자가 펀더멘탈 하락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공신력이 있는 곳이 경기를 우려할 때다. 주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그 계기를 만든다. 펀더멘탈과 주식시장의 괴리를 후행적으로 인식했으므로 투자자는 늦었다는 생각에 이를 신속히 고쳐 나간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 상승 속도보다 하락 속도가 더욱 빠른 것이다. [도표1. D]



과거 사례를 살펴보자.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 시기에는 미국의 펀더멘탈(경기선행지수 기준) 하락 신호가 2000년 4월부터 나타났다. 당시 미국 주식시장은 2000년 3월부터 8월까지 등락을 반복하다가 연말부터 조금씩 내려왔다. 그러던 것이 2001년 1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6.5%에서 5.5%로 인하한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본격적으로 하락했다. 펀더멘탈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상승을 이어가지만,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이뤄진 다음부터 주식시장이 내려왔던 것이다. [도표2. A]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당시에는 미국의 펀더멘탈(경기선행지수 기준) 하락 신호가 2006년 3월부터 시작됐다. 이때 미국 주식시장은 2007년 3분기까지 상승을 이어갔다. 2007년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5.25%에서 4.75%로 인하한 다음부터 미국 주식시장은 하락을 진행했다. 이 시기도 역시 펀더멘탈 하락과 주식시장 상승으로 두 변수 간의 괴리가 확대된 이후,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계기로 주식시장이 하락했다. [도표2. B]


현재도 이와 같은 테두리에 있다. 미국의 펀더멘탈과 주식시장이 괴리를 나타낸 기간이 1년을 훌쩍 넘어선다. 그리고 연준이 올해 9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컨센서스가 굳어지면서부터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됐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계기로 그간 간과되어 온 펀더멘탈 하락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합리성이 낳은 비합리성이 수정되는 중이다. [도표2. C]


투자전략은 다음을 추천한다.


절대 수익률 관점에서는, “주식시장 자체에 대하여 경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 주식시장은 하락의 구도를 갖췄다. 금리 인하 시기 동안 주식시장도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상대 수익률 관점에서는, “은행 업종을 제외한 배당주를 추천”한다. 금리가 인하되면 채권과 경쟁 관계에 있는 배당주의 상대 수익률이 양호해진다. 배당주 중에서 은행 업종을 제외하는 이유는 업황 때문이다. 금리가 내려오면 은행의 본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 해당 전략은 상대 수익률 관점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에 한하여, “숏 포지션을 구축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한국보다 미국 주식시장을 추천”한다. 이는 주도주의 속성 때문이다. 주도주는 오를 때 가장 많이 오르고, 내릴 때 가장 많이 내린다. 이번 주도주인 AI 산업의 발원지는 미국이었다. 이에 따라 해당 주식의 내림세와 더불어 미국 주식시장의 하락 폭이 한국 주식시장보다 더 클 수 있다. 숏 포지션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에 한정하여 추천한다는 말 역시 강조하고 싶다. 매도의 기술이 매수의 기술보다 3~5배 더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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