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AI 기능은 12월 적용되는 IOS 18.2 버전에 탑재
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 등 가격 인상 전망
“아이폰17부터 슈퍼사이클 촉발할 가능성”
애플이 9일(현지 시각·한국시각 10일 오전 2시)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한다. 이번 모델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되는 애플의 첫 AI 스마트폰이지만, 당장 올해 ‘슈퍼사이클’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슈퍼사이클이란 소비자들의 대규모 교체 수요를 유발해 판매가 급증하는 현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6 시리즈 공개를 앞두고, 당초 예상과 달리 슈퍼사이클을 촉발할 만한 기술 혁신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애플 전문가로 불리는 블룸버그통신의 마크 거먼은 아이폰16 시리즈에서 생성형 AI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됐지만, 주요 기능 도입이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다음달 iOS 18.1 베타 버전으로 처음 제공되며, 완전한 기능은 오는 12월 iOS 18.2 버전에서나 사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 맞춤형 이모지를 생성하는 젠모지(Genmoji) 기능과 iOS 18에 기본 탑재되는 오픈AI의 챗GPT 등은 당장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기능 제공 지연은 소비자들이 바로 아이폰 교체를 결정하지 않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거먼의 설명이다.
또한 거먼은 애플의 AI 기술이 소비자들에게 아직 완벽하게 다가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많은 소비자가 애플 인텔리전스가 왜 필요한지 인식을 못하고 있으며, 애플은 이 기술의 필요성을 증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
거먼은 “이러한 요소들이 소비자들의 아이폰16 시리즈 교체를 자극하기엔 부족하다”면서 “내년에 발표할 아이폰17 시리즈에서 더 많은 AI 기능이 도입되고, 디자인 변화가 일어날 때나 슈퍼사이클이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IDC는 AI 기능이 탑재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5.8% 증가한 12억3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가 슈퍼사이클을 일으키지 못하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이폰16 프로와 프로맥스의 가격 인상도 슈퍼사이클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애플 팬 커뮤니티 ‘애플 허브’에 따르면 미국에서 아이폰16 프로의 가격이 전 모델보다 100달러(한화 약 13만5000원) 오를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아이폰16 프로 모델의 가격은 전작 대비 약 1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아이폰 구매자의 절반가량이 프로 모델을 선택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가격 인상은 구매를 망설이게 할 가능성이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에 AI 기능이 단계적으로 도입되고 가격 인상이 맞물리면 올해 초기 교체 수요가 예상보다 제한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한국이 1차 출시국으로 처음 포함된 만큼 현재로서는 시장의 반응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AI 기능의 실제 활용도를 점차 체감하게 되면, 하반기에는 교체 수요가 기대만큼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공개될 아이폰16 시리즈는 일반 모델인 아이폰16과 플러스, 프로, 프로맥스 등 총 4가지로 출시될 예정이다. 일부 통신사 대리점들은 출시일을 20일로 예상하며, 사전 예약은 13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