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nsights (24.09.26)
기준금리 인하폭과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고 난 다음에 시장을 이끌어 갈 요인은 결국 ‘기술’
— 공기처럼 저렴해지는 지능.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열린 행사에서 ‘지능’ (intelligence)이 공기처럼 흔해지면서 모든 사람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 피차이 CEO는, 지능을 제공하는 대형언어모형 (LLM)의 사용 가격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줌. 주력 LLM의 100만 토큰당 비용을 살펴보면, 18개월 전에 당시 구글의 최신 LLM인 PaLM 2 Bison은 4달러였지만 최근에 나온 Gemini 1.5 Flash는 15센트라고 설명 (프롬프트 길이가 12.8만 토큰을 초과하는 경우). Gemini 1.5 중에서도 저렴한 Gemini 1.5 Flash를 예로 들었기 때문에, 가격 하락률이 과장된 건 사실. 그러나 8월에 Gemini 1.5 Flash의 입력 100만 토큰당 가격을 35센트에서 7.5센트로 (프롬프트 길이가 12.8만 토큰 이내인 경우) 대폭 낮췄던 구글은 엊그제 Gemini 1.5 Pro의 새 버전을 공개하면서 입력 100만 토큰당 가격을 기존 7달러에서 3.5달러로 인하 (프롬프트 길이가 12.8만 토큰 이내인 경우). 이와 같이 가격 인하 추세는 계속되고 있는데, 피차이 CEO는 ‘지능도 공기처럼 계량하기 어려울 정도로 저렴해질 것’이라고 함. 인터넷이 처음에 확산될 때는 종량제였지만 지금은 정액제여서 사용량에 대한 큰 걱정 없이 자유롭게 쓰고 있는 것처럼, LLM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지능’ 역시 가격이 크게 낮아지면서 업무와 일상에서 더 폭넓게 활용될 전망
— 시장 성장 속도에 대한 전망을 반영하는 가격 인하 속도. 상품과 서비스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침투하는 경우, 침투율은 대체로 S자 모양을 그림. S자 곡선은 두 개의 변곡점을 가짐. 첫 번째 변곡점은 얼리어답터들이 주로 사용하던 시기에 침투율이 서서히 높아지는 시기를 거친 후에 침투율이 급상승하는 지점이고, 두 번째 변곡점은 대중으로 확산된 이후에 침투율 증가세가 둔화되는 지점. 그 중 첫 번째 변곡점을 만드는 다양한 요인이 있는데,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요소가 ‘가격 인하’. 시장 내에 있는 사업자들이 가격을 인하해서라도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는 결론에 도달해 가격을 낮출 때 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거라는 기대가 있어야 이런 과정을 거치기 마련인데, 최근 지능의 가격 (LLM의 사용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인공지능 (AI) 시장이 급성장할 거라는 기대가 높다는 걸 반영. AI 시장 성장에 의구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과소투자 위험이 과잉투자 위험보다 크다’고 했던 피차이 CEO의 이전 발언처럼, AI 시장의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들의 AI 시장 성장 기대는 매우 높다는 증거
— 지능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높아지는 혁신 기대. 최근 AI에 대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지만 기사를 요약하고 회의록을 정리하는 용도로만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시장 일부에서 걱정. 그러나 스마트폰도 보급 초기에는 ‘캔디크러쉬’처럼 단순한 게임을 하는 어른들의 게임기였지만, 지금은 훨씬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서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 이와 비슷하게, ‘지능’의 가격이 낮아지면 AI의 활용도는 더욱 넓어질 것. ‘지능’을 활용하는 데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면, 굳이 ‘지능’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서도 LLM을 활용하려는 수요까지도 생길 수 있기 때문. 업무와 일상 곳곳에서 이 ‘지능’을 활용하게 될 것
— 성장주의 강세 흐름은 계속될 전망. AI 시장 성장의 의구심이 잠시 높아지기도 했지만,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시장의 기대는 점차 강해질 전망. LLM의 사용 가격은 낮아지지만, LLM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기기 (edge devices)나 클라우드가 필요. 따라서 이전에 비해 대규모의 계산이 가능해서 ‘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사용자 기기의 수요와 클라우드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 하드웨어 제조/판매 기업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퍼스케일러, 그리고 반도체 기업 등 미국 주식시장에서 성장성을 담당하고 있는 주식의 강세 흐름은 이어질 전망.
- 크로스에셋/해외주식 Strategist 김일혁, CFA, FR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