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의 샘 (주식전략)
■ 기업 실적 관점에서 마이크론은 긍정적이지만 엔비디아 매출액 증가율 내려온다는 점 고려
■ 베버리지 곡선 상에서 향후 기업 실적에 마찰을 일으킬 요인이 존재하고 있다는 부분 주의
■ 지금은 방어적 포트폴리오 강화할 시점. 배당주 중 수익성이 양호하면서 저평가된 종목 관심
지난주 목요일 새벽에는 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있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이 매우 긍정적으로 발표됐던 것이다. 이후 해당 주가가 급등했다. 그 온기가 한국 반도체 기업에도 미치며 관련주들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의 반등까지 나타났다. 전략적인 관점에서 일련의 현상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야 한다.
자주 언급하는 말이기도 한데, 성장주는 성장률로 주가 흐름을 진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때 유용한 것이 매출액 증가율이다. 이론적으로는 성장률을 추정할 때 EPS를 통하여 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성장률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매출액 증가율이다. 재무제표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수록 그 본질이 훼손될 수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손익계산서의 첫 줄에 있는 매출액 증가율은 성장주의 향배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번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은 주가 반등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동기비 기준으로 93%YoY를 기록하며 성장률 자체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숙고해야 할 점이 있다. 실적 관점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엔비디아에 후행한다. 특히 요즘에는 엔비디아의 매출액 증가율이 내려오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컨센서스를 보더라도 엔비디아의 매출액 증가율은 추가 하향되리라 예상된다[도표1].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비롯하여 한국 반도체 관련주 및 주식시장의 반등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거시경제 차원에서 보더라도 미국 실업률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부분이 위험 요인으로 도사리고 있다. 미국의 베버리지 곡선(구인율과 실업률의 관계를 도식화한 것)은 어느덧 정상 궤적에 진입했다. 이제는 구인율의 하락에 실업률이 상승하는 베버리지 곡선 본래의 성질을 나타낼 여지가 있다. 여기서 미국 구인율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최근까지 미국의 구인자수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그 어떤 시기보다 높다. 지금은 세계화가 아니므로 미국에서 이 많은 일자리가 채워져 산출물이 나올 때 그것을 판매할 곳이 마땅하지 않다. 따라서 미국 구인자수는 더 떨어져야 한다[도표2]. 그리고 이제부터의 미국 구인율 하락이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분이 펀더멘탈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도표3]. 이 역시도 일련의 경로를 통하여 주식시장의 반등에 한계를 지울 부분이다.
전략적으로는 다음을 추천한다. 통상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는 그 주가지수가 50일 이동평균선 위에 간헐적으로 올라서기도 한다. 이는 저명한 투자자 윌리엄 오닐이 주식시장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남겼던바 있다. 이러한 순간이 바로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는 최적 시점이다. KOSPI로 보면 바로 지금이다[도표4]. 상대 수익률 측면에서는 배당주 내에서 수익성이 양호하면서도 저평가된 종목을 선별하여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 수익성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밸류에이션이 낮아서 이번 밸류업지수에 탈락한 종목 중 향후 편입 가능성이 높은 것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요령이다.
- DB금융투자 주식 Strategist 강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