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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황/전략] (KB증권) 10월 월간 전략 - 시장 전략 (0) 2024/10/01 PM 03:21

10월 전략: ‘저항선’의 단단함과 그 밑에서 노릴 변화들


10월 주식비중은 ‘소폭확대’이다. 연준 빅 컷이 있었지만, 아직 변한 것은 없다. 변화는 4분기 중반 이후 확인될 것이며, ‘갭 저항’ 돌파의 실마리도 풀릴 것이다. 업종은 탑다운에서 본 반도체 전략을 담았고, ‘밸류업/중국 부양책’ 모멘텀이 있는 ‘금융/소재’를 전략섹터로 제시한다.

 

 

■ Summary


시장 전략: 쉽지 않은 저항선 뚫기와 추가되는 ‘(2025년) 버블 형성’의 증거들


연준의 빅 컷이 있었지만, 아직 변한 것은 없다. 펀더멘탈의 변화는 4분기 중반쯤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금리인하 효과/실적시즌을 주목한다. 그 밖에 미국 대선, 밸류업 프로그램 등의 이슈도 그때쯤 명확해진다. 만만치 않은 저항선이지만, ‘삼세번’이면 저항선도 열린 것이다. ‘실적장세 2국면’ 이후엔 2025년 ‘버블 랠리’를 전망한다. 이는 단지 ‘강한 랠리’란 뜻이 아니라, 말 그대로 ‘버블 (형성/붕괴)’을 의미한다. 근거는 ‘과잉완화’이다. FOMC 이후 언급이 급증한 ‘neutral rate’와 ‘recalibration’이라는 말을 단서로 추가한다. ‘실적장세 2국면’에서 ‘반도체 조정’은 매번 반복되는 것이며, 지금 위치는 과거 바닥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되돌림의 기간은 약 2분기, 폭은 그간 언더퍼폼 폭과 거의 비슷했다.



- KB증권 주식 Strategist 이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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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저항선 뚫기와 추가되는 ‘(2025년) 버블 형성’의 증거들


 

1. 개요: ‘갭 저항선’을 뚫을 재료 대기. 중장기론 2025년 버블 랠리


연준/한국은행 등의 완화정책은 갭 저항선까지 반등 재료


연준의 중립금리 (약 3%)를 향한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되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점차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금리인하 사이클 시작과 글로벌 증시 상승은 코스피가 ‘갭 저항선’인 2,700pt 부근까지 반등하는 것을 도울 것이다.


저항선 뚫기 위해선 펀더멘탈 회복의 증거들이 필요


하지만 코스피가 저항선을 뚫고 추세적 랠리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통화정책만으론 부족하다. 연준의 50bp 금리인하가 단행되었지만, 펀더멘탈 상황이 바뀐 것은 아직 없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약하고, 실적도 일부 기업 (마이크론)을 제외하면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 결국 펀더멘탈 (반도체/IT)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침체가 아니었다는 것이 지표들로 확인되면, 저항선을 뚫을 수 있는 힘이 비축될 것이다.


4분기 중반을 주목


우리는 그 시기를 4분기 중반쯤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 효과가 조금씩 확인되기 시작할 것이며, 대선 불확실성도 해소 국면에 진입할 것이다. 3분기 실적시즌도 기업실적에 대한 막연한 우려를 지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정과 관련 금융상품의 출시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중장기론 ‘과잉완화’가 버블랠리 이끌 것


장기적으로 이번 연준의 완화 사이클은 ‘과잉완화’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5년쯤 나타날 것으로 생각되는 ‘과잉완화’는 증시에 ‘버블랠리’를 만드는 요인이다. ‘버블랠리’는 ‘개별 성장주’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 다만 이런 게 명확해지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따라서 아직까진 ‘실적장세 2국면’의 후반부에 있다. 곧 모습을 드러낼 밸류업 프로그램도 실적장세 2국면 관련주 (금융/내수주)에 마지막 원동력이 될 것이다.


img/24/10/01/19246be63d92255ed.png계속되는 저항선 테스트



2. 주식시장 단기 전략: 4분기, 저항선 돌파의 재료들


4분기, 두 가지 이연수요가 대기 중


9월 ‘ISM제조업지수’ 발표를 보면, 세부항목에서 두 가지 ‘이연수요 (pent-up demand)’가 확인된다. 하나는 ‘금리인하’와 관련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미국 대선’과 관련된 것이다. 두 가지 이연수요는 모두 11월쯤 그 효과가 확인되기 시작할 것이다. 


1) 금리인하의 이연수요, 부동산 중심


먼저 ‘금리인하’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는 주로 ‘부동산 투자’에 있다. 금리인하 후엔 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금리인하를 기다린다는 수요이다.


최근 금리인하 이후 부동산 관련 지표들이 벌써 반응하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2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모기지 재융자도 2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9월 16~20일: +20%WoW, +175%YoY). 이는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가계의 여유자금을 늘려 소비를 활성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도 금리인하로 회복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면서 “매수·매도자들은 시장이 바닥에 이르고 있다고 점점 확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img/24/10/01/19246bee1ee2255ed.png모기지 금리가 2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모기지 재융자도 2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증

 



img/24/10/01/19246bf0ad42255ed.png부동산 경기는 고용에 선행

 



2) 미국 대선의 이연수요


일반적으로 미국 대선 전 2~3개월은 증시가 부진하고, 그 이후엔 상승하는 패턴이 자주 나타난다.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으로 대규모 투자나 대규모 고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대선을 앞두고 경제지표가 예상을 밑도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대선이 끝나고 나면,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이연수요가 나타나며 반등할 수 있다. 특히 경기침체 우려의 방아쇠를 당긴 ‘고용지표’를 주목한다. 단기적으론 계속 예상치를 하회하는 지표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반등하고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반등에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GDP/기업실적이 확장하는데, 고용만 고꾸라지는 상황은 전망하기 어렵다.


img/24/10/01/19246bf5bbd2255ed.png대선이 끝나고 나면,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이연수요의 반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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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시즌의 중요성은 ‘마이크론’의 실적발표가 보여줬다


그 밖에 3분기 실적발표 시즌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아직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미래에 실적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확신이 투자자들에게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실적발표와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 지금의 불확실성을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


9월 25일에 있었던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좋은 사례이다. 마이크론 실적은 컨센서스를 상회했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과거와 비교해 서프라이즈 강도는 미미했다. 그럼에도 실적 우려가 너무 컸기에, 작은 서프라이즈에도 주가는 급등했다. 다만 마이크론이 상승장에 불을 당기기엔 시총이 작다 (S&P 500 40위권). 따라서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중요하다. 한국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리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저항선을 추세적으로 돌파할 수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도 주목

(뒤에 퀀트 분석 참조)


밸류업 프로그램도 수급적으로 양호하다는 의견 정도를 유지한다. 11월쯤 ETF/펀드 등 관련 상품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 ‘퀀트분석’에 담았다.

 

img/24/10/01/19246c0fdc72255ed.png실적 추정치 하향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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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양책, 생각보다 빠르게 저항선을 뚫을 수 있는 재료


9월 말,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


중국의 부양책 발표는 많은 이들이 기대하지 않던 타이밍에 비교적 강한 강도로 발표되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9월 24일 지준율과 정책금리, 미상환 모기지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을 발표했다. 이어서 26일, 역대 경제 현안을 다룬 적 없었던 ‘9월 정치국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시장이 기다리던 ‘재정정책’ 시행을 예고했다.


그간의 정책기조와 달리

내수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 실시


주목할 부분은 중국의 재정정책 기조가 변화한 점이다. 그간 첨단기술 영역 지원에 재정을 집중해온 것과 달리, 직접적인 내수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가계에 직접 보조금 및 소비 쿠폰을 지급하고, 상업은행에 1조 위안의 자본금 확충을 지원할 예정이다. 부동산에 대해서도 ‘더 이상의 가격 하락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해 기존보다 강한 어조를 보여줬다.


중국의 정치국회의는 보통 4월, 7월, 연말에 경제 사안을 다루는데, 9월은 예년보다 이른 시기다. 올해 성장률 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중국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약 5조~10조 위안의 자금 지출이 필요하다.


아직은 중국정부의 부양책이 어떤 의도인지 정확하지 않다. 단순히 ‘올해 경제성장 목표 달성 (5%)과 체제 안정’을 위한 것이라면, 단기 부양에 그칠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무역전쟁 등 패권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면 좀 더 장기적인 성장 전략의 시작일 수 있다.


어쨌든 몇 가지 전략과 주목할 것이 있다.


중국증시 매수는 낙관


1) 중국증시는 일단 매수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 생각한다. 아무런 정책 없이도 CSI 300 기준 20~30% 정도는 반등해왔다. 하물며 강력한 부양책이 나온 지금 시점에서는, 설사 단기 부양책이라고 해도 전고점을 돌파하는 것이 과도한 기대는 아닐 것이다


알리바바의 1차 상장사 전환 주목


2) 중국증시는 밸류에이션이 낮지만, 기업실적도 부진하다. 상당 부분이 ‘공동부유’의 타깃이 되었던 ‘테크 기업’의 부진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9월 말, ‘알리바바’가 홍콩증시에서 ‘1차 상장사’로 전환되어 강구퉁 (중국 본토 자금 투자 가능)에 편입됐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탄압이 집중됐던 것과 비교하면 미묘한 변화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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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24/10/01/19246c251182255ed.png아무런 정책 없이도 CSI 300 기준 

20~30% 정도는 반등해왔다

하물며 강력한 부양책이 나온 지금은?



img/24/10/01/19246c29c842255ed.png단기적으로 체제 안정을 위한 부양책이라면 단기 부양에 그칠 수 있다



3. 중장기 전략: ‘과잉완화’가 이끄는 버블 랠리


장기적으론

올해 ‘실적장세 2국면’ 이후

내년엔 ‘버블 랠리’ 전망


단기에는 저항선 돌파를 위해 넘어야 하는 산들이 있지만, 좀 더 중장기로 보면 주식시장은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고 판단한다. 올해 ‘실적장세 2국면’에서 내년엔 ‘버블장세’로 이동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KB증권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1) 유동성 장세 : 2022년 4분기~ / 주도업종- 성장주 (코스닥, 2차전지)

2) 실적장세 1국면: 2023년 2분기~ / 주도업종- 투자주 (반도체, 기계)

3) 실적장세 2국면: 2024년 2분기~ / 주도업종- 소비주 (금융, 소비)


연준의 과잉완화가 근거


원래 그 다음 국면에선 약세장이 찾아오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약세장이 오기 전에 ‘버블장세’로의 이동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버블 장세’를 전망하는 근거는 딱 한 가지인데, 연준의 ‘과잉완화’ 때문이다.


그렇다면 연준이 과잉완화를 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살펴보겠다.


img/24/10/01/19246c3f2f22255ed.png1) 유동성 장세: 2022년 4분기~

2) 실적장세 1국면: 2023년 2분기~

3) 실적장세 2국면: 2024년 2분기~

4) 버블 장세 (?)



‘과잉완화’의 ‘정량적’ 단서들: 데이터에 근거한 추론


연준의 50bp 금리인하는 적절했음


연준의 50bp 금리인하는 2018년 하반기의 ‘과잉긴축’ 때와 같이 너무 늦지 않게, 기민하게 움직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평범해 보이는 금리인하가 먼 훗날엔 ‘과잉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문제로 남아있다. ‘과잉완화’를 우려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연준의 정책 패턴: 2년 주기의 ‘과잉긴축-과잉완화’


첫째, 파월의 연준이 반복해온 통화정책의 패턴상 내년엔 과잉완화 가능성이 있다. 


파월은 2년 주기로 과잉긴축-과잉완화를 반복


파월은 2018년 2월 연준의장에 취임한 이후 2년 주기로 “과잉긴축 (2018~2019년) → 과잉완화 (2020~2021년) → 과잉긴축 (2023~2024년)”을 반복해 왔다. 그러면 이제는 ‘과잉완화’가 나올 차례이다. 물론 이것은 그냥 패턴상 그렇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 높음

적정금리보다 1년씩 늦은 정책 반복


하지만 문제는 정말로 이런 문제가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다. 먼저 적정금리와 실제 연준의 기준금리 추이를 살펴보자. 2022년 불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제시했던 ‘불라드의 테일러 룰 (적정금리)’과 비교하면, 현재 연준 기준금리는 적정 수준을 딱 1년씩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물론 ‘불라드의 테일러 룰’이 실제로 정확히 이상적인 금리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소한 최근 몇 년은 매우 정확한 금리수준을 제시했다고 보인다.


이런 불라드의 테일러 룰이 제시한 것에 비해 연준은 금리인상도 1년 늦었고, 금리인상 중단도 1년 늦었으며, 금리인하도 1년 늦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과잉긴축 정도가 2018년보다는 낫다. 그리고 50bp 인하로 적정금리 수준에 빠르게 접근했다는 점은 과잉완화의 우려를 조금 덜게 한다. 하지만 과잉완화의 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음 페이지의 단서들을 추가로 살펴보자.


img/24/10/01/19246c489ac2255ed.png작년 말부터는 이미 금리인하가 시작됐어야



경기확장에 금리인하 시작

 

이는 과잉완화의 시작


과잉완화’를 우려하는 두 번째 이유는 ‘경기사이클 확장기’에 ‘금리인하 (완화정책) 사이클’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차트를 보면,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통화정책의 목표는

경기사이클 변동성을 줄이는 것


원래 통화정책은 ‘그린스펀-버냉키-옐런’이 연준의장을 하던 시절과 같은 모습으로 차트가 나와야 한다. 다시 말해서 1) 경기사이클이 반등하면 1년 이내에 ‘금리인상’을 하고, 2) 반대로 경기사이클이 꺾이면 1년 이내에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것이다. 경기 확장 때 유동성을 조여서 경기과열을 막고, 반대로 경기 위축 때는 유동성을 풀어서 경기침체를 방어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기본이다. 그래야 경기변동성이 줄어들고 경제는 안정적인 환경 (낮은 물가+실업률 안정)에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파월은 거꾸로 정책


하지만 파월이 연준 의장에 오른 뒤 통화정책은 온통 ‘거꾸로’이다. 좋을 땐 돈을 더 풀고, 나쁠 땐 돈을 더 조인다.

1) 2018년, 경기사이클이 꺾일 때는 금리인상을 연속으로 단행하여 돈을 흡수했다. 그 결과 경제는 경기침체 직전까지 몰렸었다.

2) 2020년, 경기사이클 확장 때는 완화정책을 통해 돈을 더 풀었다. 그 결과 시장에는 온통 버블로 넘쳤고, 물가는 급등했다.

3) 2022년, 이번엔 경기사이클이 꺾였는데 물가를 잡기 위해 강력한 금리인상을 펼쳤다. KB증권을 이 시기를 ‘사실상의 경기침체’로 보고 있다. 이 시기엔 ‘화폐환상’으로 실업률만 견조했을 뿐, 사실상 모든 데이터가 경기침체였다.


img/24/10/01/19246c533ce2255ed.png파월의 2년 주기 ‘과잉완화-과잉긴축’

그 이유는

경기 확장 때 금리인하

경기 위축 때 금리인상을 반복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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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준이 거꾸로된 통화정책을 반복하는 이유


그렇다면 학식이 높고 똑똑하다고 여겨지는 파월과 연준위원들이 이처럼 뒷북 통화정책을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데이터 디펜던트+AIT의 후행성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이유는 ‘데이터 디펜던트 정책 기조’ 때문이다. 파월은 2018년 2월 연준의장에 오른 후 버냉키-옐런 의장 시절의 통화정책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버리고 ‘데이터 디펜던트’로 전환했다. 문제는 ‘경제지표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한다’는 게 겉으로 볼 땐 그럴 듯해 보이지만, 이렇게 하면 통화정책 결정이 후행적일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다. ‘기업 실적’을 다 확인한 후에 투자 결정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 투자는 성공할 수가 없다.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어도, ‘전망’에 의거해서 투자하는 것이 성공을 가져온다.


게다가 연준은 2020년에 ‘AIT (average inflation targeting)’를 도입했는데, 이것이 후행성을 더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AIT’는 팬데믹 때와 같이 급격한 물가/경기 변동에 일일이 다 대응하지 않고, 평균치를 참고해서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동평균 값 (moving average)을 쓰면 ‘잡음’은 제거할 수 있을지 모르나, 통화정책 결정은 더욱 더 느려진다.


img/24/10/01/19246c5a9912255ed.png평균을 감안해 통화정책을 하면,

단기 급등락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을진 몰라도

더 후행적인 정책 결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평균을 보는 게 아니라,

급등락이 단기적인 현상인지 아닌지를 분석해서

분석 결과에 의거해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2) 인플레를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기 때문


연준이 후행적인 통화정책을 반복하는 결정적 이유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고물가 시대에 인플레이션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면, 후행적인 통화정책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도 잡을 수 없다.


‘고물가 시대’엔 인플레가 왕


KB증권은 2~3년 전부터 ‘고물가 시대’와 ‘저물가 시대’의 자산가격 매커니즘이 완전히 반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저물가 기대’에는 ‘실업률 (고용)’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돌아가지만, ‘고물가 시대’엔 모든 자산이 ‘인플레’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게 왜 그런 것인지 설명하기엔 지면과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단 ‘고물가 시대’엔 사람들이 ‘인플레에 집중하며, 인플레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것만 기억하자.


고물가 시대엔 ‘경기사이클과 물가’가 역의 상관관계


저물가/고물가 시대’에 따라 자산시장과 경기의 사이클이 모두 바뀌기 때문에, 통화정책도 마찬가지로 이런 ‘저물가/고물가 매커니즘 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따라서 ‘고물가 시대’엔 ‘인플레이션’을 보고 통화정책을 펼치면 안 된다. 왜냐하면 ‘고물가 시대’에는 ‘경기사이클과 물가’가 “역의 상관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인지는 아래 그래프를 참고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저물가 시대”엔 경기와 물가가 동행 (CPI 약간 후행)한다. 이게 우리가 경제학 교과서에 배운 것과 일치한다. 경기호황으로 수요가 늘어나면 물가가 상승한다. 반대로 경기위축으로 수요가 감소하면 물가가 하락한다.


따라서 물가를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면

과잉긴축/과잉완화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고물가 시대”엔 정반대라는 것이 문제이다. 차트에서 나타나듯, 경기사이클과 물가는 역의 관계이다. “저물가 시대”와는 완전히 반대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그 답은 위에서 이미 언급했다. ‘고물가 시대’에 시장의 위험선호도를 결정하는 변수는 ‘실업률’에서 ‘인플레’로 이동한다. 인플레가 모든 사람들의 행태를 가른다. 물가가 오르면 경기가 위축되고, 물가가 꺾이면 확장된다.


img/24/10/01/19246c645952255ed.png저물가 시대’와 ‘고물가 시대’의

경기사이클과 물가의 관계는 완전히 뒤바뀐다



(3) 1970년대 ‘아서 번즈’가 주식 투자자에게 주는 기회


1970년대 ‘아서 번즈’ 의장의 실수


“고물가 시대”의 통화정책 실수는 1970년대에도 반복됐던 것이다. 파월은 1970년대 연준의장이었던 ‘아서 번즈’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지만,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가 ‘멍청하거나 정권의 시녀’였기 때문이 아니라

물가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했기 때문


당시 ‘아서 번즈’의 통화정책이 실패했던 것은, 단순히 그가 덜 똑똑했기 때문이 아니다. 더 핵심적인 것은 물가를 보고 통화정책을 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1960~70년대에도 연준 기준금리와 경기사이클은 역의 관계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 계속됐다.


이런 ‘죽음의 춤사위’를 끊어버린 사람이 바로 ‘폴 볼커’이다. 그는 통화정책의 중심을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시켜 스태그플레이션을 끊어버렸다.


폴 볼커는 (의도했든 안 했든)

통화정책의 중심을 ‘물가’에서 ‘경기’로 옮겨서 성공함


흔히 볼커를 ‘피도 눈물도 없는’ 긴축론자처럼 묘사하는 글이 많지만,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 볼커는 경기가 위축되면 금리인상만큼이나 과감한 금리인하를 밀어 부쳤다. 예를 들어 1980년엔 단번에 500bp가 넘는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1981~1982년 경기위축기에는 1,000bp가 넘는 금리인하를 진행했다. 다시 말해서 통화정책의 중심을 ‘물가’에서 ‘경기’로 돌린 것이다. 경기가 위축되면 6개월 이내에 금리인하를, 확장되면 6개월 이내에 금리인상을 반복하며 물가를 잡았다. 그것을 의도했든 안 했든 말이다.


파월이나 번즈는 억울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그 이전 ‘저물가 시대’에는 경기와 물가가 동행했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할 때 물가와 경기 중 어떤 것을 선택해서 통화정책을 하든 같은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정책 결정이 한결 수월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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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후행적인 통화정책이 실물시장에 미칠 영향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1970년과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 (대공황),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인간이 경제적으로 겪을 수 있는 최대의 고통을 의미한다. 


다만 투자자는 이런 상황을 이용하면 그만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사항을 알았다면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그만이다.


경기확장+금리인하=모든 자산 매수

경기위축+금리인상=모든 자산 매도


경기 확장기에 금리인하를 하면, 자산가격은 당연히 좋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시차를 두고 인플레를 자극할 것이란 점이다. 시간이 흐르고 인플레가 다시 반등하기 시작하면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정점을 찍고 위축되기 시작한다.


경기 위축기에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연준은 금리를 인상한다. 그러면 증시는 다시 하락한다. 그리고 고통의 시간이 찾아온다. 하지만 고통의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긴축과 경기 둔화로 물가가 정점을 찍으면, 약 1분기 후에 경기 저점, GDP 저점, 주가 저점이 나온다. 따라서 ‘고물가 시대’에 약세장이 찾아오면, 투자자들은 물가가 꺾이는 시점만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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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완화’의 ‘정성적’ 단서들: 파월과 연준, 과잉완화의 유혹에 홀리다


실제로 연준이 이번에도 ‘물가’에 따라 결정을 할까?


지금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준의 과잉완화 가능성을 분석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전망이지, 연준이 실제로 그렇게 계속 움직일지는 알 수 없다.


그런 증거들 다수


그런데 최근 파월과 연준위원들의 발언을 보면, 실제로 과잉완화의 유혹에 이끌리고 있는 모습이 강하게 보인다. 파월은 통화정책을 통해 ‘경제적 약자들 (실업자)’을 돕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고, 파월과 연준위원들은 현재 물가에 대응하는 ‘중립금리 (neutral rate)’로의 '재조정 (recalibration)’을 시사한다.

 

1)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의 발언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연설의 두 가지 핵심 문장


8월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의 파월 연설을 보면, 그가 이미 과잉완화의 유혹에 이끌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 있었다. 그 중 두 문장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1) 경제적 약자를 위한 따뜻한 마음이 과잉완화를 만드는 아이러니


(1)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강한 노동시장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할 것이다 (We will do everything we can to support a strong labor market.)


이 발언은 매우 익숙한데, 파월은 2021년 4월 8일 IMF 연설에서도 거의 똑같은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연설에서 그 유명한 ‘노숙자 텐트촌’ 발언이 처음 나왔다.


“나는 매일 집밖을 나설 때마다 ‘노숙자 텐트촌’을 지나가며 일자리를 잃은 수백만 명을 본다. 코로나로 실업자가 수백만 명이나 늘었다. 우리는 이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며, 나는 이 상황이 끝날 때까지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다”


이런 걸 보면, 경제적 약자들을 돕고 싶어하는 파월의 따뜻한 심성을 엿볼 수 있다. 그걸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문제는 돈을 푼다고 어려운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며, 잘못된 정책으로 시장 버블이 형성될 경우 부자들만 더 부자가 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2021년 경험을 통해 우리는 알고 있다. 어쨌든 그의 의지는 다시 불타고 있다. 게다가 파월의 임기는 내년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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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립금리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과잉완화/과잉긴축을 만드는 아이러니


(2) 현재의 높은 기준금리 (5.25~5.50%)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다가왔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버퍼 (ample room)’가 있음을 뜻한다


파월은 현재 기준금리인 5.5%는 중립금리 추정치인 약 3.0%에 비하면 많이 높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따라서 3%까지 약 250bp (10번 인하)를 하더라도 완화까진 가지도 못하고 단지 중립 수준일 뿐이란 얘기이다. 따라서 예상 못한 리스크로 경제가 악화되더라도 250bp 이상의 금리인하로 경기를 살릴 ‘충분한 버퍼 (ample room)’가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런 중립금리 발언은 과거에 파월이 한 적 있다. 바로 2018년 10월 애틀랜틱 페스티벌의 연설이다. 당시 미중 무역분쟁으로 아시아증시는 하락 중이었고, 미국증시만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10월 3일에 있었던 파월의 이 발언으로 미국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무너져 내렸다.


이 자리에서 파월은 과잉긴축을 우려하는 시장에 이렇게 말했다. “아직 중립금리에서 한참 멀었다.” 이 한 마디로 투자자들은 절망에 빠졌고, 글로벌 증시는 폭락했다.


초심자일수록 ‘이론’에 현혹되지만, 경험 많은 투자자일수록 ‘심리, 수급 등’ 인간 행태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경제학에 정통한 ‘버냉키’는 사람들의 심리를 활용한 “양적완화 (QE)” 정책으로 세상을 구했다. 하지만 변호사이자 정치학 학사인 파월은 ‘이론적인 것’에 집착한다. 사실 중립금리라는 것은 매우 추상적인 개념이며, 경제상황에 따라 매우 유동적인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추임새를 달긴 하지만) 중립금리가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버블과 인플레가 잉태되어도

중립금리보다 위에 있다 (긴축)는 발언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상상해볼 수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성공해서 경제가 되살아나고,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 몇몇은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자산 버블과 인플레 재발 위험을 고려하면 너무 완화적인 것 아닙니까?” 그러면 파월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중립금리가 3%인 것을 모릅니까? 3% 이상은 긴축 영역입니다. 인플레 걱정은 너무 나간 것입니다.” 그러면 주식시장은 2018년 10월과 반대 방향으로 튈 것이다.

 


img/24/10/01/19246c850852255ed.png2018년 10월 파월의 ‘중립금리’ 발언으로

글로벌증시는 급락이 연출되었다



2) FOMC 발언: 두 핵심 단어 - ‘중립금리 (neutral rate)’와 ‘재조정 (recalibration)’


FOMC와 그 이후 발언에서도 

과잉완화에 현혹됐다는 증거가 보인다


FOMC 기자회견에서의 ‘핵심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 ‘재조정 (recalibration)’을 꼽을 수 있다. 이 단어는 무려 10번이나 등장했는데, 그 이전 FOMC에서는 1~2차례, 그리고 작년 FOMC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단어이다. 이 단어는 두 가지 용도로 언급되었다.


(1) 50bp 금리인하의 이유가 바로 ‘재조정 (recalibration)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강한 긴축으로 인한 노동시장 위축을 해소하기 위해서이다.


(2) ‘중립금리 (neutral rate)’로 회귀하는 과정을 ‘재조정 (recalibration)’이라고 표현했다. 


파월, 연준위원, 옐런은

‘중립금리 (neutral rate)’를 향해

‘재조정 (recalibration)’이 필요하다고 강조


이 두 문장을 이어서 보면,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 50bp 금리인하가 가능했던 이유는 물가가 이미 연준의 타깃인 2% 근처 (8월 PCE inflation, 2.2%)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연준 타깃인 2% 물가에 어울리는 금리 수준은 ‘중립금리’이다. 아직 중립금리가 얼마인지 연준 내부로도 확실히 정의되지 않았지만 (올해 말부터 논의를 시작해 내년엔 결론을 낼 예정), 지역연은의 보고서나 기타 연구기관들의 분석을 참고하면 대략 3%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2% 물가 (연준 타깃)’에 어울리는

금리는 ‘중립금리 (약 3%)’라는 이론에 입각한 발언


2% 물가에 어울리는 기준금리가 3% (중립금리)라면, 현재의 금리 (9월 FOMC 당시 5.5%)는 너무 높다. 게다가 과잉긴축 때문에 노동시장이 약화되는 것이라면, 연준은 빠르게 중립금리 수준까지 빠르게 ‘재조정 (recalibration)’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위에 (1)의 의미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50bp 인하 뒤에도 연준의 기준금리 5.0%는 중립금리에서 여전히 멀다. 따라서 ‘물가가 추가적인 안정을 보인다면, 금리인하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파월의 말은 3.0% 부근까지 기준금리를 ‘재조정 (recalibration)’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2026년까지 3%로 금리를 낮추겠다고 표시했다. 

 

img/24/10/01/19246c8e47e2255ed.png2026년까지 3%로 기준 금리 인하 계획



결론적으로 연준은 ‘물가 (2% 타깃)’에 집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연준은 50bp 금리인하를 한 이유도 “물가” 때문이고, 향후 금리의 경로 역시 “물가”가 낮아짐에 따라, 중립금리 수준까지 ‘재조정 (recalibration)’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즉 “물가”를 보고 통화정책을 시행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우리는 몇 가지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 


연준이 과잉완화를 피하긴 쉽지 않음


1) 과잉완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 경제가 아주 강해져서 ‘경기과열’이 data dependent를 통해 명백히 나타나기 전까지는 “낮은 물가 (2%)” 때문에 연준이 ‘중립금리를 향한 재조정’을 위한 점진적 금리인하를 계속할 것이란 점을 추론할 수 있다.


그런데 경기가 명백한 경기과열이 데이터로 확인되는 것은 언제쯤일까? 아무리 빨리 봐도 최소한 1년은 더 걸릴 것이다. 게다가 내년 (하반기 추정)엔 ‘주거비’ 착시로 ‘실제 물가’보다 발표되는 ‘명목물가’가 약 1%p까지 낮게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data dependent’를 믿는 연준은 명목물가에 따라 완화정책을 계속할 것이다.


여기서 과잉완화 정책의 단서가 나온다. ‘고물가 시대’에 ‘물가’를 보고 통화정책을 하는 것도 과잉완화를 이끄는 불안요소인데, 내년 하반기엔 주거비 착시까지 더해지면서 연준의 과잉완화를 부추길 수 있다


필요하다면 50bp 추가 인하도 가능

(KB증권 기본전망은 25bp씩 인하)


2) 추가 50bp 인하 가능성: KB증권의 기본전망은 올해 남은 2번의 FOMC에서 각각 25bp씩 50bp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고용 등 경제지표들이 생각보다 부진할 경우 50bp 금리인하가 또 나오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은 어차피 중립금리 (3%)까지 인하하는 과정 (recalibration)에 있다고 연준위원들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준은 경제지표가 생각보다 부진할 경우 50bp 금리인하를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img/24/10/01/19246c950c52255ed.png주거비의 패턴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모든 경제/물가 지표보다 1년이나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연준이 ‘물가안정+고용극대화’를 만들 수 있나?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이 있다. 최근 파월과 연준위원, 그리고 옐런이 연준이 통화정책을 통해 ‘dual mandate (물가 안정+고용 극대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발언을 부쩍 자주하고 있다. 


도울 순 있지만, 만들 순 없다


분명 연준은 ‘물가 안정+고용 극대화’를 달성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연준은 이를 만드는 주체가 아니라, 대응하는 주체이다. 다시 말해서 ① 경기확장 때는 경기 과열 때문에 물가가 급등하지 않도록 긴축을 하고, ② 경기위축 때는 경기침체 때문에 실업률이 급등하지 않도록 완화를 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2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낮은 물가+낮은 실업률’을 달성한 연준은 통화정책의 능력을 너무 과신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연준은 그것을 도울 수는 있지만, 만들 순 없다.


낮은 물가+낮은 실업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미시경제학 교과서를 찾아보면, 아주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바로 공급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는 경우이다. 보통 총수요가 증가 or 감소하면 가격과 산출물은 ‘곡선상’에서 움직인다. 하지만 공급충격으로 공급곡선이 우측 이동하게 되면 ‘산출물 (고용)’은 늘어나는데, ‘가격 (물가)’은 하락하는 일이 벌어진다.


공급곡선을 우측이동 시키는 것은 생산성 혁신 (기술개발)이다


그렇다면 공급곡선이 ‘우측 이동’은 어떻게 가능할까? 바로 ‘생산성 혁명’이다. 낮은 비용의 자본/노동력이 투입되거나, 기술이 발전하는 경우 공급곡선이 우측 이동한다. 2000년대는 중국의 개혁개방과 공장의 이전 등 (낮은 비용의 자본/노동력)이 공급곡선을 이동시켰고, 2010년대 이후로는 기술 개발 (4차 산업혁명)이 공급곡선을 이동시켰다. 그 결과 장기간 낮은 물가와 낮은 실업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좀 더 시계열을 확장해서 살펴보면, 낮은 물가와 낮은 실업률을 달성한 시기는 모두 산업혁명이 있었던 시기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1920년대, 1950년대, 1990년대, 그리고 2010년대).


통화정책은 공급/수요곡선 상에서의 움직임을 제어할 뿐이다


통화정책’은 공급/수요곡선 상에서 움직임을 제어할 힘은 있지만, 공급곡선을 이동시키는 능력은 없다. 경제학 그 어디에도 그런 분석을 제시하는 부분은 없다. 따라서 지금 연준의 자신감은 지나친 과신이며, 나쁜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


img/24/10/01/19246c9d3f72255ed.png공급곡선을 우측이동 시키는 것은 생산성 혁신이다

2000년대는 중국 개혁개방 (낮은 비용 노동/자본)

2010년대는 기술 개발 (4차 산업혁명)



4. 업종전략: 반도체와 그 밖의 순환매에서 기회


1) 반도체 업종: 바닥을 만들어가는 과정


‘실적장세 2국면’에서 반도체 조정은 바닥국면에 진입 판단


반도체 업종’에 대한 탑다운 의견을 먼저 정리하자면 이렇다. ‘실적장세 2국면’에서의 반도체 업종 조정은 대부분 진행됐으며, 향후 바닥을 다지는 과정을 전망한다. 그리고 3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다면, 내년 초까지 대체로 완만한 아웃퍼폼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사실 ‘실적장세 2국면’에서 반도체의 언더퍼폼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매번 반복되는 일이었다. 이번에도 ‘실적장세 2국면 (올해 봄~)’이 시작된 이후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SK하이닉스는 3분기부터 코스피 대비 언더퍼폼이 시작되었다. 


실적장세 2국면에서 언더퍼폼 폭은

삼성전자 -20%, SK하이닉스 -30%

(코스피 대비 상대주가)


하지만 ‘실적장세 2국면’에서 항상 반복되는 조정인 만큼, 조정 폭도 어느 정도 비슷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실적장세 2국면’에서 코스피 대비 반도체의 언더퍼폼 폭을 보면, 삼성전자는 약 -20% 내외, SK하이닉스는 약 -30% 내외에서 바닥이 나오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에도 9월 추석연휴 이후 급락으로 반도체 업종과 관련 기업의 주가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이다. 이격도도 과거 바닥수준까지 내려왔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매도’해도 실익이 별로 없다는 판단이며, 향후 6개월 정도를 보면 되돌림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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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외사를 중심으로 반도체 매도 리포트가 연이어 나오면서 분위기가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외사 리포트와 이그전은 묘한 인연이 있다. 이그전에서 ‘실적장세 2국면’에서 반도체의 조정도 후반부에 진입했다는 보고서를 쓰면, 매번 연이어 매도 리포트가 나왔다는 것이다. 물론 우연이겠지만, 매도 리포트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2021년: “이그전-반도체 조정 후반부 진입 (8/10)” → 외사매도 (8/11, Winter is coming)

2024년: “이그전-반도체, 조정의 7~8부 능선 (9/6)” → 외사매도 (9/15, Winter looms)


탑다운 전략 입장에서 바텀업에서의 기업분석 내용이 어느 정도 타당한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미 -20% 이상 언더퍼폼 (SK하이닉스는 -30%)이 나온 상황이라, 되려 과매도 구간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만약 반도체 주가가 반등해서 되돌림이 나온다면, 얼마나 반등할 수 있을까? 이번에도 과거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물론 과거가 미래를 말해주진 않지만, 좋은 참고 자료는 된다.


실적장세 2국면에서 조정 이후
되돌림 폭은 언더퍼폼 폭과 유사
되돌림 기간은 약 2분기


일반적으로 되돌림 폭은 ‘코스피 상대주가 기준’으로 낙폭의 대부분을 되돌렸다 (절대주가는 코스피 장세에 따라 크게 차이). 이후엔 하락장으로 돌입했다 (실적장세 2국면 이후 하락장이 온 경우가 많아서). 그리고 되돌림 기간은 일반적으로 2분기 내외였다.


반도체 실적과 가이던스가 중요

이번에도 이런 반등이 나오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부문 실적과 가이던스가 나쁘지 않아야 한다. 마이크론 실적이 양호했지만, 아직 의심의 눈초리는 남아있다. 따라서 펀더멘탈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증명되어야 되돌림이 나올 것이다. 11월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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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과 중국 부양책은 일단 단기적 관점에서 긍정적 접근


2) 기타 업종: 밸류업 프로그램과 중국 부양책은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밸류업은 11월쯤 상품이 출시되면 수급이 유입되면서 어느 정도 주가의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밸류업에 대해선 뒤에 퀀트 분석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중국 부양책은 아직 얼마나 강할지 알기 어렵지만,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중국증시가 단기적 반등은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중국증시와 연동성이 강한 ‘화학/비철금속’ 등 소재기업들은 단기 관심을 가질 만하다. 3Q24 석유화학 실적은 운임상승 및 유가/환율 하락에 부진하겠으나, 10월부터 중국 소비가 회복될 경우, 10~12월 화학 제품 마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9/27, 석유화학-중국몽을 함께 하겠다, 전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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