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한 이후 1년 동안 이스라엘 엘리트들이 자국을 떠나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이스라엘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현지 시각)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기술 부문, 학교와 병원을 건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민이 늘고 있다. 가디언은 “이스라엘의 성장 기관차는 혁신”이라며 “10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이스라엘이 수만 명에 불과한 소수의 사람에 주도되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이 자국을 떠나면서 일으키는 문제는 이민자의 수에 비해 엄청나다”고 했다.
미국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1주년을 앞둔 6일(현지 시각) 친이스라엘 지지자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고 있다. / 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인이 자국을 떠나기 시작한 것은 오늘내일의 일이 아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하기 이전부터 인구통계학적, 정치적 변화로 인해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이스라엘인이 자국의 미래에 의문을 품고 고향을 떠났다. 종교적 전통을 주장하는 이들이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이민으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남은 자들 중엔 수학이나 과학을 공부하지 않거나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 전문직에 적합하지 않은 극단적인 정통파 젊은이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떠난 인구 규모가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다만 이스라엘 현지 하레츠신문에 따르면 2023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내각이 사법 개혁을 추진할 당시 이스라엘 내부에 혼란이 빚어지는 동안에만 3만~4만 명이 자국을 떠났다.
벤구리온 네게브 대학의 사회학 및 인류학 교수인 우리 람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파하는 이들이 이스라엘을 점차 떠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5년 기준 이스라엘 유대인 인구 중 소수만이 자신을 자유주의적이고 세속적이라고 정의했지만(45%) 종교적이고 극단적으로 정통적인 유대인 가족이 평균적으로 더 많은 자녀를 낳으면서 이 비율은 줄어들고 있다.
여기다 하마스는 물론 레바논 헤즈볼라 등과의 군사적 대립은 이민을 가속하고 있다. 하마스가 1년 전 이스라엘 남부를 공습해 민간인 1200명을 사망하게 했고, 가자지구에는 아직 이스라엘 인질이 억류돼 있다.
가디언은 “군사적 위험이 줄어들지 않고, 이스라엘 자체가 대중주의적 독재주의 국가로 변한다면 이스라엘 국민의 이탈 문제는 더 커질 것”이라며 “유대인들은 해외 유학, 전문직에서 좋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기에 중산층은 젊은이들을 해외로 보낼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