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달 역대 실적 경신 중
3분기 매출, 전년比 39%↑... 첨단 공정 공급 부족
월가 “TSMC 시총 1조달러 안착 시간문제”
모건스탠리 “TSMC, 엔비디아 넘어선 승자될 것”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올해 들어 매달 역대 최대 실적(동월 기준)을 갈아 치우고 있다. 파죽지세 성장에 힘입어 TSMC 주가는 지난 1년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98% 급등했다. 월가에서는 TSMC가 시가총액 1조달러 고지에 안착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TSMC는 지난 7월 엔비디아에 이어 반도체 기업 중 두번째로 시가총액 1조달러 선을 넘은 적이 있다.
TSMC는 지난 9월 한 달간 올린 매출이 2518억7000만대만달러(약 10조5400억원)를 기록했다고 9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6%, 전월 대비 0.4% 증가한 수치다. TSMC는 매월 매출을 공개하는데, 올 1월부터 9월까지 월 매출이 어김없이 동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올 1~9월 누적 매출은 전년보다 31.9% 늘어난 2조5800억대만달러(약 107조9700억원)다.
특히 TSMC의 3분기(7~9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한 7597억대만달러(약 31조8000억원)로, 시장 예상치(7480억대만달러)와 자체 가이던스(7590억대만달러)를 모두 상회했다. TSMC는 오는 17일 영업이익을 포함한 3분기 전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증권가에서는 TSMC의 3분기 매출총이익률(매출에서 제조 비용을 뺀 이익률)이 올 상반기에 이어 53%를 넘어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위인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올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키운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TSMC는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비롯해 애플, 퀄컴, 미디어텍의 고성능 칩을 일괄 수주하며 AI 열풍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주력인 3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와 5나노 및 첨단 패키징 공정 설비는 100% 가동되고 있는데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2분기 TSMC 매출의 절반이 3·5나노 공정에서 나온 가운데, 업계에선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수요로 TSMC 첨단 공정 제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TSMC는 3분기 두 공정의 주문 가격을 8%가량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승승장구하면서 TSMC의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들어 TSMC 주가는 대만 증시에서 72%, 뉴욕 증시에서 84.3% 올랐다. 9일 뉴욕 증시 기준 TSMC 주가는 187.14달러로, 시총 9705억2000만달러(약 1310조원)를 기록했다. 월가는 TSMC의 목표 주가를 207달러로 보고 있다. 앞으로 10%가량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TSMC는 3개월 전 처음으로 장중 시총 1조달러를 터치한 데 이어 다시 1조달러를 넘어서는 첫 아시아 기업이 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TSMC 경영진은 향후 5년간 회사의 연평균 성장률이 15~2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반도체 공급망에서도 TSMC의 성장세는 감지된다”며 “TSMC가 엔비디아를 넘어 AI 산업의 장기 승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AI 사이클에서 소외된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25.6% 하락하며 2022년 말 수준으로 회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