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에 대한 매수세는 달러 기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대안에 대한 높아지는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정책 금리 기대치의 급격한 변동, 미국 벤치마크 수익률의 큰 변동, 인플레이션 하락, 통화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금 가격은 지난 12개월 동안 상승했다. © Bloomberg
작성자: 모하메드 엘 에리언(Mohamed-El Erian)
저자는 케임브리지 퀸스 칼리지 학장이자 Allianz와 Gramercy의 고문이다
지난 1년 동안 금 가격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기록적인 수준을 연이어 경신하며, 금은 전통적인 역사적 영향 요인인 금리, 인플레이션, 달러와의 연관성을 끊어낸 것처럼 보인다. 더군다나, 금의 상승세는 중대한 지정학적 상황의 변동성과 대조를 이룬다.
금의 ‘전천후’ 특성은 경제, 정치, 그리고 급변하는 지정학적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이는 중국과 ‘중견국’ 국가들, 그리고 그 외 국가들 사이에서 점점 더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행동 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서방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트렌드다.
지난 12개월 동안 국제 시장에서 금 1온스의 가격은 1,947달러에서 2,715달러로 거의 40% 상승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가격 상승은 비교적 직선적인 패턴을 보였으며, 가격이 소폭 하락할 때마다 새로운 매수세가 나타났다. 이는 예상 정책 금리의 급격한 변동, 미국 기준 수익률의 큰 변동, 인플레이션 하락 및 통화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졌다.
일부는 금의 성과를 미국 S&P 지수가 지난 12개월 동안 약 35% 상승한 것처럼 자산 가격 전반의 상승으로 치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관관계 자체가 비정상적이다. 다른 이들은 금 가격 상승의 원인을 군사 충돌의 위험으로 돌릴 수 있다. 이러한 충돌은 많은 무고한 민간인의 생명과 생계를 앗아갔으며, 인프라가 대규모로 파괴되었다. 하지만 금 가격의 추이를 보면 더 많은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외 중앙은행들의 일관된 금 매입이 금 가격 강세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어 왔다. 이러한 매입은 많은 국가들이 상당한 달러 지배력에서 서서히 벗어나려고 하는 욕구와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80년간 국제 금융 구조의 핵심이 되어온 달러 기반 결제 시스템의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관심과도 관련이 있다.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지 물으면, 일반적으로 미국의 글로벌 질서 관리에 대한 신뢰 상실과 두 가지 구체적인 전개를 언급하는 답변을 듣게 된다.
첫째, 미국이 무역 관세와 투자 제재를 무기화하고 있으며, 80년 전 미국이 주도적으로 설계한 규칙 기반 협력 다자 체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둘째, 2022년에 일부 러시아 은행들이 SWIFT에서 퇴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무역을 지속하고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다른 몇몇 국가들과 함께 비효율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무역 및 결제 대체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달러를 우회하고 핵심적인 국제 경제 및 금융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중동 분쟁과 관련하여 미국이 근본적인 인권과 국제법 적용에서 일관성이 없다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국제 사회에서 널리 비난받는 행동을 하는 주요 동맹국(이스라엘)을 미국이 보호해온 방식이 이러한 인식을 더욱 강화시켰다.
여기서 문제는 달러의 지배적 역할의 약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스템 운영 방식의 점진적인 변화다. 달러를 대체할 준비가 된 다른 통화나 결제 시스템은 없으며, 준비금 다변화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 핵심을 우회하는 여러 작은 관들이 점점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국가들도 증가하고 있다.
금 가격에 대한 최근 움직임은 전통적인 경제적, 금융적 영향 요인들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이는 순전히 지정학적 요인을 넘어 더 광범위한 현상을 반영하며, 이 현상은 점점 더 지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더 깊이 자리 잡으면, 이는 글로벌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분열시키고, 달러와 미국 금융 시스템의 국제적 영향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이는 미국이 결과를 주도하고 영향을 미치는 능력에 타격을 주며, 국가 안보를 약화시킬 수 있다. 서방 정부가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현상이며,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일부가 바라는 것만큼 많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