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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황/전략] (KB증권) 2025년 주식 전략 - 업종전략: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가 버블을 이끈다 (0) 2024/11/03 PM 02:28

Executive Summary


업종전략: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가 버블을 이끈다


업종에선 탑다운 시각에서 본 ‘반도체’를 다뤘다. 가장 큰 문제는 삼성전자의 매출이 11년째 정체라는 점이다. 이는 현재 직면한 문제가 ‘HBM 문제’를 훨씬 뛰어넘는다는 것을 알게 한다. 2025년 주도업종으로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를 꼽는다. 지금까지 시장을 이끈 것은 ‘AI 자체’와 ‘실적 급증’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AI 반도체 (엔비디아)’이다. 하지만 ‘버블장세’에선 ‘AI가 접목될 거라 꿈꾸는 산업’이 ‘밸류에이션 확장’ 중심으로 시장을 이끌 것이다. 관련하여 ‘자율주행/로봇/위성’과 ‘바이오/헬스케어’ 그리고 ‘원전 (석탄)’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 KB증권 주식전략 Strategist 이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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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버블장세’ 사례 분석: 2025년 시장과 유사한 모습


버블장세’라고 하면 ‘시장이 강하게 상승한다’라고 받아들이기 쉽지만, 그런 뜻이 아니다. 말 그대로 ‘펀더멘탈’보단 ‘밸류에이션’이 주도주를 만든단 뜻이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① 전체 지수의 강세보단 종목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다

②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③ 이런 버블은 결국 언젠간 붕괴될 수밖에 없다 (긴축이 붕괴의 트리거일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2021년 버블장세’와 유사할 거라 보면 이해하기 쉽다. 2021년 2~3분기에 ‘버블장세’에서 코스피는 거의 상승하지 못했다. ‘반도체’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반도체’ 수익률은 되려 6% 하락하며, 업종들 중 꼴지를 기록했다. 


img/24/11/03/192f071a8752255ed.png2021년 버블장세 때

코스피와 반도체는 거의 상승하지 못했지만,

메타버스 랠리 (중소형 성장주) 초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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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버블장세 업종 수익률



2025년 ‘버블장세’에도 전체 증시보단 ‘종목’에 집중


하지만 2021년 ‘버블장세’ 당시 코스피 지수나 반도체업종 지수 흐름을 정확히 기억하는 투자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메타버스 붐’이 주식시장을 휩쓸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온통 ‘메타버스 관련주’의 급등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반도체 업종 등의 부진으로 주가지수 전체 수익률은 그다지 좋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시장보다는 종목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KB증권은 9월 말부터 ‘실적장세 2국면’에서의 반도체 조정이 마무리됐다고 전망하고 있다 (9/23, 이그전-탑다운 반도체, 이은택). 실적이 비교적 견조한 SK하이닉스 기준으로 봤을 때, 과거 ‘실적장세 2국면’에서 코스피 대비 상대주가가 -30% 이상 언더퍼폼하면, 조정이 마무리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도체 1.5년 선행지표’도 충분히 하락했음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 사례를 보면, 조정 이후 반등 시 ‘SK하이닉스 BM 상대주가 기준’으로 낙폭의 거의 대부분 (90~100%)을 되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낙폭의 대부분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SK하이닉스 상대주가는 낙폭의 약 60%를 이미 되돌린 상태이다. 다만 100%를 되돌리면 탑다운 목표치는 달성한 것이며, 밸류에이션 매력을 제외하면 실적장세 1국면과 같은 추세적인 상승을 보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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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과매도 구간에서

단기 반등이 상당히 의미있게 진행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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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SK하이닉스 기준 마켓퍼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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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코스피 상대강도

-30% 이하에선 항상 바닥국면

이격도 기준으론 80% 이하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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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시대는 저무는가? (1) 삼성전자의 매출액


한국증시가 부진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하반기만 보면 대부분 ‘삼성전자’의 부진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올해 코스피200 상승률은 +7% 정도이며, 1월 초 급락 후엔 +18%나 상승했다. 삼성전자 혼자 코스피를 약 10%p 넘게 끌어내린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남은 2024년 코스피 종가는 삼성전자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과매도 상태이기 때문에, 단기 반등이 나올 것으로 본다.


다만 2025년에 ‘주도주’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매크로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출 정체’이다. 갤럭시가 전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2013년 이후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사실상 멈춰 있다 (2023년까지 연평균 1.2%, 원화 기준). 2013년은 갤럭시가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해이다. 그 이후 ‘킬러 디바이스’가 없었다는 의미이다. 장기 매출 정체는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 겪는 일이다.


물론 이익은 증가했다. 하지만 성장하는 기업의 특징은 비록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데 있다. 과거 아마존, 테슬라, 메타 등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그와 정반대로 이익은 성장해도 매출이 정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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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하락은 올해 코스피를 약 10%p 끌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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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매출액 정체는 다른 반도체 기업과는 비교되는 것



매출이 얼마나 늘어야 ‘매력적인 주식’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최소 연간 5~10%는 증가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매출이 연간 300조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매출이 매년 매출이 5~10%씩 성장하려면 매년에 20~30조원 이상 매출이 늘어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현재 삼성전자의 부진이 단순히 ‘HBM’ 실패 때문만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HBM을 성공한다고 해도 100조원의 매출을 늘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2024년 SK하이닉스의 예상 매출액이 66조원이다.


2018년에 삼성전자 매출 정체와 관련된 자료를 쓴 적이 있다. 당시 참고한 것이 ‘포춘 500대 기업의 흥망성쇠’를 분석한 매우 흥미로운 논문이었다. 그 논문에 따르면, 매출액이 5~10년 이상 정체된 기업의 약 85~90%는 결국 포춘 500대 기업에서 탈락했다고 한다. 매출 정체는 기업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논문이 재미있었던 점은 논문의 핵심이 ‘탈락’에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논문의 관심은 ‘매출 정체에도 재도약에 성공한 나머지 10~15% 기업’에 있었다. 이들 기업은 어떻게 다시 성장을 이루어 포춘 500대 기업에 남게 되었을까?


결론만 말하자면, ‘M&A’이다. 한 기업이 ‘초기 기술 개발-자본투자-인력-생산-마케팅’까지 다해서 매번 5년마다 ‘매출 100조짜리 사업’을 일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발굴하여, M&A를 통해 거대 기업의 자본력/마케팅을 레버리지 삼으면, 비교적 쉽게 큰 사업을 일굴 수 있다. 내가 낳은 자식만 내 자식이 아니다. 입양한 자식도 나의 소중한 자식으로 키울 수 있다.


다만 2018년 당시에는 유효한 전략이었지만, 지금은 삼성전자의 M&A 대상이 될 만한 기업들이 너무 비싸졌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항상 오르는 주식은 없으며, 싸게 살 기회는 언젠가 또 올 것이다.


물론 매출을 증대시키는 또 다른 길이 있을 것이며, 삼성전자가 그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런 신호가 보이기 전까진 주도주 역할을 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반도체 슈퍼사이클도 성장률 측면에서는 각도가 점차 기울고 있다. 즉, ‘실적장세 1국면’과 같은 반도체의 강한 랠리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img/24/11/03/192f07443842255ed.png10년 이상 매출 정체는 삼성전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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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만 해도

삼성전자의 순현금으로

AMD, 엔비디아, ASML을 대부분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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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은 갤럭시가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한 해이자, 

삼성전자 매출 성장이 마지막으로 급증한 해


당시 WSJ은 삼성전자의 순현금이 지나치게 많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 움직임도 없고,

인수·합병’에도 별다른 의지를 내보이지 않는데다,

주주환원도 소극적인 점에 의문을 제기



img/24/11/03/192f07505182255ed.png삼성전자의 현금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반도체의 시대는 저무는가? (2) 반도체 패권 이동의 역사


DRAM은 (지금도 주력으로 쓰이는 반도체들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반도체이다. 1964년에 발명되어 1968년 정식으로 특허를 받아 생산되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거의 60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렇다면 DRAM은 어떻게 가장 역사가 긴 반도체가 되었을까?


DRAM이 살아남은 핵심 비법은 ‘무어의 법칙’이다. 18~24개월마다 반도체 집적도가 2배로 늘어난다는 법칙인데, 이는 곧 가격이 18~24개월마다 반값이 된다는 말이다. 중간중간 인텔 등에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하기도 했지만, 2년마다 반값으로 떨어지는 엄청난 가격 경쟁력을 가진 DRAM을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신제품이 DRAM을 대체하긴커녕 소리 한번 못 내고 사라졌다.


비록 DRAM은 수십년의 역사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반도체 패권은 계속 바뀌어왔다. 반도체 패권의 역사를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Borrus), ① 1단계는 ‘1950~1970년대 초반-미국 주도’, ② 2단계는 ‘1970년대 중반~1980년대 중반-일본 주도’, ③ 3단계는 ‘1980년대 중반~지금-한국 주도’이다. 


그런데 이같이 패권이 넘어가던 시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무어의 법칙’이 작동을 멈춘 ‘반도체 호황기’라는 것이다.


① 1970년 들어 ‘PC가 보급’되면서 ‘국방/우주’에 국한되어 쓰이던 반도체의 수요가 폭증했다. 문제는 당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대부분 소규모여서 급증하는 수요를 대응하기 부족했다는 점이다. 반면 일본 반도체 기업은 재벌 중심이었는데, 이들은 계열사의 자금을 동원해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감행했다. 그 결과 반도체 패권은 빠르게 일본으로 이동했다.


② 1986년엔 글로벌 경제 호황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찾아왔다. 하지만 이때도 공급 문제가 발생했는데, 바로 ‘미일 반도체 협정 (1986)’ 때문이었다. 일본에 반도체 패권이 넘어가는 것을 ‘국가 안보 문제’로 받아들인 미국은 일본 정부와의 협정을 통해 일본의 반도체 생산량/수출량을 제한했다. 수요는 폭증하는 데 반해 반도체의 공급이 제한되자, 그때까지 후발주자로 적자에 허덕이던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게 기회가 왔다. 이후 한국업체들이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를 감당하면서 패권은 점차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했다. 


img/24/11/03/192f075c1812255ed.png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멈췄을 때

단기적으론 기업이익률이 높아지지만,

후발주자에게 기회를 주게 된다



역사의 교훈은 ‘가격 반등’이 후발주자에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해줬다는 것이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후발주자들에게 따라잡을 수 있는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격 하락기’는 패권국가가 후발주자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과거 반도체 시장의 치킨게임을 살펴보자. 삼성반도체 등 패권을 가진 기업들은 ‘가격 하락기 (불황기)’에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무자비한 치킨게임을 펼쳐서 경쟁자를 ‘파산’으로 몰았다. 즉, 후발주자에게 ‘가격 상승’은 ‘기회’이고, ‘가격 하락’은 ‘지옥’이다.


그런데 최근 반도체 공정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무어의 법칙’이 깨졌다. 2017년 이후 ‘반도체 가격 하락’은 사실상 멈췄다. 물론 그 덕분에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률 40~50%를 달성할 수도 있었지만, 결코 장기적인 호재로 볼 수 없다. 역사는 ‘반도체의 패권 이동’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2018년 트럼프가 ‘중국 반도체’에 제재를 가하면서 후발주자의 추격에 장애물이 생겼다. 그런데 최근 들어 중국 반도체의 발전에 대한 얘기가 많이 들린다. 미세화가 물리적 한계에 봉착함에 따라 ‘레거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업체들이 추격할 여지가 마련됐다. 물론 HBM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HBM에서 독과점 구조를 또다시 만들었지만, 투자가 여기로 집중되는 사이 레거시 반도체에는 중국 업체들이 치고 들어올 시간과 기술적 여유를 주게 되었다. 실제로 중저가 레거시 반도체의 가격이 유독 두드러지게 하락하는 모습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데, 일부에선 중국 반도체업체들의 공급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보고 있다.


이런 모습은 중국증시에서도 나타난다. 9월 말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으로 중국증시는 급등했다. 부양책은 가계 보조금, 부동산 등에 집중되었지만, 증시에서 선두를 차지한 업종은 소비주가 아니라 IT였다. IT는 상승장에서도 주도주였는데, 국경절 이후 하락장에서도 BM을 아웃퍼폼하는 성과를 거뒀다. 일반적으로 상승장에서 주도한 업종이 하락장에서도 버티면 ‘주도주’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증시의 주도주는 IT가 될 가능성이 높다. IT 중에서도 가장 수익이 높은 주도주는 (불행히도) ‘반도체’이다. 뭔가 돌파구가 마련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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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24/11/03/192f0763eb52255ed.png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때 패권이 교체되고 하락기 때 치킨게임이 나타남


초격차란 단순히 열심히 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무자비한 경쟁자 압박도 포함된다



img/24/11/03/192f076afc92255ed.png반도체 가격 ‘상승기’에

한국 반도체 업계의 순위가 상승했다



img/24/11/03/192f076dd312255ed.png기술 난이도가 낮은 메모리 반도체 중

일부는 중국 현지 반도체 업체들이 진입에 성공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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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펀드매니저’의 탄생: 삼성전자가 쉴 때, 스타는 탄생한다


KB증권은 2017년, “스타 펀드매니저의 시대”라는 인뎁스 자료를 통해 ‘삼성전자와 주도주’ 관계에 대해 분석한 적이 있다. ‘주도주’는 반도체가 쉬어 갈 때 탄생한다. 따라서 2025년에 삼성전자와 반도체가 ‘주도주인가?’라는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분석의 결과는 주도주일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엔 2021년과 유사한 ‘버블장세’를 보고 있다. 당시에도 봄부터 ‘메타버스 관련주’의 랠리가 시작됐는데, 메타버스 랠리가 시작된 시점은 반도체 (삼성전자)의 랠리가 꺾였던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반등을 전망하고 있으나, 내년 초 이후엔 힘이 약화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자금은 또 다시 이동할 것인데, 그곳이 어디일지 지금부터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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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버블장세에서

‘메타버스 관련주’ 등의 개별주 장세가

나타났던 이유 중 하나도 ‘반도체’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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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장세의 주도주는 누구일까? 두 가지 주도주의 조건 – AI 그리고 숫자


그렇다면 버블장세를 주도할 주도주는 무엇일까? 이것을 현 시점에서 상상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2021년 버블장세에서 주도주였던 ‘메타버스 관련주’를 생각해보면, 몇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첫째, AI 관련 산업을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메타버스’가 그랬기 때문이다. 2021년에 왜 메타버스가 주목을 받았을까? 그것은 그 이전인 2020년에 팬데믹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되고 온라인 상에서 많은 일들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이때 경험으로 인간이 온라인 속에서 생활이 가능하단 것을 깨달았고, 이런 경험이 확대되어 ‘메타버스’를 상상할 수 있게 했다.


지금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면, 완전히 생뚱맞은 산업에서 주도주가 나올 가능성보다는 바로 직전에 사람들에게 새로운 충격을 주었던 것에서 주도주가 파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바로 AI이다. 2023년에도 AI가 주목을 받았으나, 이때 주목받은 것은 ‘엔비디아, ChatGPT’ 등 AI 그 자체였다. 아직 AI가 어떤 산업으로 접목되어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는 아직 구제화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에 관심이 있는 것은 AI와 접목될 산업이다. 과연 어떤 산업에 AI와 가장 먼저 결합하게 될까?


둘째, 데이터로 확인되는 산업이다. 메타버스가 결국 버블로 끝났지만, 이는 ‘버블장세’의 주도주로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찾는 주식은 실제로 이익이 급증하는 주식이 아니라, ‘이익이 빈약한’ 성장주, 즉 꿈을 먹으며 오르는 ‘버블’ 주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내러티브’만으로는 ‘주도주’로 불릴 만큼 강력한 랠리를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실적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숫자로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메타버스 랠리’가 당장 기업 실적으로 증면된 것은 아니었지만, 몇몇 데이터가 내러티브를 뒷받침해줬다. 예를 들어 ‘제페토’ 가입자나 ‘UNITY’의 신규 엔진과 이 엔진을 적용하는 기업의 증가, ‘로블록스’ 사용시간 등이 그것이었다.


따라서 AI 접목이 가장 빠를 것으로 여겨지는 산업과, 데이터 등으로 내러티브를 증명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볼 생각이다. 다시 말하지만, ‘버블장세’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산업은 절대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실제 이익이 현실화되는 것은 수년이 남은 산업들이다. 하지만 ‘강력한 내러티브’가 존재하고, 일부 가능성이 데이터로 보여지는 산업을 찾는다. 물론 이들은 ‘밸류에이션 버블’로 상승할 것이며,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붕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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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I와 접목되는 ‘로보택시/위성/배터리’: 자율주행 선점 경쟁 시작


AI와 접목될 수 있는 산업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자율주행과 로보택시’이다.


‘웨이모’는 미국에서 로보택시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웨이모는 ‘레벨4 자율주행’에 해당한다. 주된 영업 지역은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주인데, 그중 캘리포니아는 자율주행 규제에 가장 엄격한 주로 꼽힌다. 그런데 지난 6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시에서 전면 상용화가 허가되었다. 2024년 하반기부터는 더욱 확장 조짐이 드러났다. 모회사 구글은 50억 달러 추가 투자를 발표했으며, 플랫폼 강자 ‘우버’도 협업을 시작했다.


다만 웨이모에는 하드웨어 문제가 존재한다. 웨이모는 대량으로 차량을 생산할 여력이 없고, 운행 중인 차량도 노후화되었다. 신규 테스트에 사용 중인 차는 중국의 Zeerk 브랜드인데, 중국 기업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 10월에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기능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 내년 중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며, 2026년부턴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연간 200만 대 이상).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내년 상반기면 인간 운전자의 성능을 뛰어넘을 거라 전망했다. 미국의 일반 차량은 70만 마일당 1건의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데, 테슬라는 이미 평균 700만 마일당 1건 수준에 불과하다. ‘저렴한 차량’과 ‘자율주행’을 동시에 소화한다면 자율주행차는 빠르게 보급될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를 지지한다. 트럼프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는 IRA 폐지다. 전기차 캐즘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높은 가격’이 꼽히는데, 보조금이 없으면 이미 경쟁력을 갖춘 테슬라는 여타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격차를 벌릴 수 있다. 둘째, ‘규제 완화’다. 자율주행 기술은 주행거리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테슬라가 로보택시를 빨리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연방 차원에서의 자율주행차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는 주별로 규제가 상이하기 때문에, 각 주마다의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또한 테슬라 ‘사이버캡’에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데, 이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미 도로교통안전국 (NHTSA)의 허가도 필요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운전대가 없는 자율주행차의 주행을 승인한 사례는 2020년 한 건 밖에 없다. 그것도 낮은 속도로 ‘물건’을 운반하는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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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머스크의 밀월이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자율주행’과 같은 사람의 목숨과 직결되는 기술은 “규제”가 중요하다는 점은 확실하다. 과거 내연기관 자동차 보급 역사를 통해 “왜 기술력보다 규제”가 자동차 보급의 핵심인지 알아보자.


내연기관이 처음 발명된 곳은 미국이 아니라 영국/독일 등 유럽이었다. 그런데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은 미국에서 꽃을 피우게 됐을까? 여기엔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미국 정부의 “규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18세기 중반 영국에선 이미 증기엔진 자동차가 운행 중이었다. 하지만 영국정부는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후퇴시킬 정책을 1865년에 발표한다. 바로 “Red flag act”이다.


1869년 8월, 영국에선 증기엔진을 이용한 자동차가 주행 중 사망사고를 일으켰다. 사망자는 당시 천문학자로 이름을 떨쳤던 ‘메리 워드’였다. ‘메리 워드’가 탑승한 버스가 아일랜드 시골 길을 달리던 중 구덩이에 빠지며 문제가 발생했다. 구덩이에 빠진 자동차는 크게 흔들리며 넘어졌고, 버스에 타고 있던 메리 워드는 밖으로 튕긴 후 버스의 철제 바퀴에 깔려 사망했다. 이전부터도 증기엔진 자동차는 말을 놀래켜서 마차를 전복시키는 등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켰는데, 이 사건은 그것의 결정타가 되었다. 이에 빅토리아 여왕은 ‘Red flag act’를 발표한다.


이 법의 대략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영국 내 모든 차량은 운행시 3명의 운전인력을 운용한다. 한 명은 운전을 담당하고, 다른 한 명은 화부 (화로에 석탄을 넣는 사람),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기수 (깃발을 든 사람)이다. 이 기수는 붉은 깃발이나 랜턴을 손에 들고 있다. 그리고 자동차 전방 50야드 (약 55m) 내에 자동차나 마차가 지나가는지 살펴보고, 자동차의 접근을 예고하는 일을 했다. 근처에 말이 끄는 마차가 나타나면, 말이 놀라지 않게 수신호를 보냈으며, 그럼 주변의 자동차는 운행을 멈추고 정지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 내 모든 자동차에 대한 규정 속도로 발표했는데, 교외에서는 시속 4마일 (약 6km), 시내에서는 시속 2마일 (3km)로 제한했다.


img/24/11/03/192f07ae89d2255ed.pngRed flag act는 혁신을 가로막은 대표적 규제 중 하나였음



사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자동차 사고를 완전히 막아낼 수는 없다. 현대에도 도처에서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게 이런 문제를 극복했을까?


미국 자동차 산업이 이를 극복 방법은 ‘기술 발전’이 아니라 ‘규제’였다. ‘교통규칙/법규’와 ‘자동차 보험’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먼저 ‘교통규칙과 법규’를 제정해서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 사고가 누구의 책임이 더 큰 지를 가를 수 있게 했다. 최초의 신호등은 1868년 런던 국회의사당 근처 교차로에 세워졌다. 하지만 현대식 신호등이 개발되고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미국이었다. ‘가렛 모건’이 만든 신호등은 1914년 클리블랜드의 한 교차로에 설치되었고, 그로 인해 교통사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는 사고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시 누구 책임이 더 큰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해 줬다.


법적으로 사고의 책임을 가렸다면, 그 다음엔 ‘책임’을 지도록 했다. (대인/대물) 손해에 대해 책임이 있는 사람이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자동차 보험’을 만든 것이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보험’은 1887년 트레블러스 보험회사가 미국 코네티컷에 사는 ‘길버트 루미스’에게 발급한 것이다. 자동차 보험은 처음에는 ‘마차’에 적용하는 ‘배상책임보험증권’을 자동차에 확대 적용하는 형태였다. 그 후 재산보험으로서 자동차 보험은 1892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랠프 에머리가 자신의 자동차에 화재위험 담보를 요청한 게 최초였다. 당시 보험 회사는 해상보험증권을 응용하여 자동차 보험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자율주행도 마찬가지이다. 완벽하게 사고가 없는 자율주행이나, 사회적 딜레마 (운전자와 보행자 중 누가 죽을 것인가)를 해결할 수 있는 자율주행은 없다. 다만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 사고가 더 적고 교통체증을 덜 유발하며 사회적 비용이 더 적다면, 그것은 ‘규제’로 극복해야할 문제이지, 기술의 완벽도는 그 다음 문제가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고가 누구의 귀책인지에 대한 판단이 명확해야 한다. 아마도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에게 귀책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기업의 부담이 커지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동차 보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운전자 개인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내고 있지만, 기업에 책임이 주어진다면 자동차 보험 가입자도 기업이 될 것이다. 그리고 보험료는 ‘자율주행 사료’에 포함될 것이다. 대신 ‘자율주행’을 사용하는 운전자는 개인 자동차 보험료를 안내도 된다. 그리고 ‘자율주행 사용료’에 부과되는 보험료는 인간이 운전할 때 보험료보다 훨씬 적다는 것을 기업들은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 발전’보다 ‘정부의 규제와 역할’이다. 


img/24/11/03/192f07b96962255ed.png‘가렛 모건의 신호등’은 1914년 클리블랜드에

설치되었고, 그로 인해 교통사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전국으로 보급되었다



2. AI와 접목되는 ‘바이오/헬스케어’: 노벨화학상이 빛나는 ‘알파 폴드’


의학의 역사는 여러 방법으로 분류되지만, ‘3단계’로 나누는 방법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


1단계 의학은 경험/직관적 접근이다. 예를 들어 ‘눈이 나쁘면 생선 눈을 먹는다’든가, ‘약초를 먹었더니 병이 나았다’는 등의 경험이나 직관에 의존하는 것이다.


2단계 의학은 근거 중심의 접근이다. 현대 의학이 바로 이 단계인데, 병의 원인이 되는 것을 찾아서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암이 발생하면 암 세포 부위를 도려내는 등의 방법이다. 이때부터 의학은 힘을 발휘했다. 1800년대 말 천연두 백신 보급은 영아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췄고, 마취제와 세균이론의 정립으로 수술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인간의 수명은 획기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다. 다만 ‘임상/근거 추론’ 등은 자연과학보단 사회과학에 더 가깝다. 따라서 2단계 의학을 완전한 ‘기초과학’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존재한다.


3단계 의학은 바이오 테크놀로지이다. DNA/RNA 혹은 단백질 구조 등을 분석해서 병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부분을 찾고 그 부분을 없애거나 아예 사전에 건강한 재료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 단계는 의학이 좀 더 ‘공학 (자연과학)’ 분야로 들어감을 뜻한다.


그런데 ‘3단계 의학’으로의 이행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듯하다. 1900년 전후 ‘현대의학’의 발전이 있었다는 것은 ‘인간 수명’의 폭발적 확장으로 증명된다. 하지만 기술의 시대가 끝나고 세계화의 시대가 시작된 1960년대 이후부턴 ‘인간 수명’의 확장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최근 ‘바이오테크’를 기반으로 한 의약품들이 속속 선보여지고 있지만, 아직은 일반적으로 ‘테크’에서 나타나는 속성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흔히 신약개발 분야를 설명할 때 ‘이룸의 법칙’을 언급한다. 반도체에서의 ‘무어의 법칙’을 거꾸로 읽은 말로, 신약개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이다. 테크는 어떤 근본적인 ‘기술 발전’이 시작되면 연관 산업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속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바이오테크’는 그런 테크의 속성이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상용화가 진행될수록 가능성이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이 더 준다. 그렇다면 3단계 의학은 어떤 계기로 1900년대 전후와 같은 ‘폭발적인 기술발전’을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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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다운 분석으로 바이오테크의 상세한 내용에 접근하긴 매우 어렵다. 다만 최근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포착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정도에서 분석을 진행하려 한다.


주목하는 것은 2024 노벨 화학상이 빛나는 ‘알파폴드’와 기타 AI 기반 의학 기술들이다. ‘알파폴드’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된 것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알파고 (‘고’는 일본어로 바둑)’의 동생 격이다. ‘폴드’는 ‘접다/주름’이란 뜻으로 단백질이 접혀있는 주름 구조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설계하는 AI 모델이다.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다른 ‘테크’ 분야와는 달리 ‘이룸법칙 (무어법칙의 반대 개념)’이 적용되는 이유는 신약개발에 보통 ‘10~15년의 시간’과 ‘1~3조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자율주행’과 같이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기 때문에 ‘오류’가 허락되지 않으며, 그만큼 검증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알파폴드의 성공 이후, 신약개발에 AI를 도입하면 이러한 시간과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 평가된다.


생명의 대부분의 기능은 단백질이 담당하고, 단백질의 기능은 고유한 3D 구조 모양새에 따라 다르다. 이러한 ‘단백질 구조 예측’은 지난 50년 생물학의 숙원 과제였다. 기술 발전을 위해 1994년부터 매 2년마다 ‘CASP (단백질 구조 예측 대회)’가 열릴 정도이다. 2020년에 공개된 ‘알파폴드 2’는 CASP에서 정확도 90% 이상의 높은 성능을 보였다. 또한 지금까지 학계에서 확인된 2억 개의 단백질 구조를 거의 대부분 예측해냈다. 생물학의 숙원 과제를 단숨에 돌파한 것이다.


2024년에 공개된 ‘알파폴드 3’는 훨씬 발전했다. 이제는 단백질 구조 예측을 넘어, 생명체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생체 분자 구조를 예측할 수 있다. 예측의 정확도는 이전 모델보다 1.5~2배가량 높아졌다고 한다.


AI 신약개발의 대표 사례는 ‘인실리코 메디슨’이 개발중인 만성 폐질환 치료제이다. 해당 후보물질 ‘INS018-055’는 2023년 3월 임상 2상에 돌입했다. 이르면 2025년 1분기 임상 2a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AI 신약개발 기업들에 대한 투자 열기가 커질 수 있다. 이런 것들이 투자자들에게 AI가 만들어내는 ‘3세대 의학’을 꿈꾸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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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 밖의 산업: 원전/화석연료의 부상과 ESG의 후퇴


AI 투자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전력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B증권은 이런 수요를 담당할 에너지로 ‘친환경 에너지’보다는 ‘원전 (석탄)’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친환경 에너지’는 ‘세계화시대 에너지’인 반면, ‘원전 (석탄)’은 ‘탈세계화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게임이론: 공공재 딜레마’를 생각해보자. ‘환경’은 공공재이다. ‘공공재’는 비배제성, 비경합성을 가진 자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노력을 통해 형성된 공공재를 누릴 수 있다. 이른바 무임승차 (free rider) 문제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1) 합의 (패널티)와 2) 인센티브 (보조금)를 활용해 무임승차를 줄일 수 있다.


1) 합의 (패널티): 1995년 이후 매년 ‘UN기후총회 (COP)’를 열어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감축 목표를 발표해왔다. ‘세계화 시대’엔 이런 국가간 협력이 용이했다.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공동의 처벌을 통해 행동을 제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탈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탄소배출을 강제하는 게 가능하겠는가?


2) 인센티브 (보조금): 각국 정부의 ‘친환경 인센티브’도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금융위기, 팬데믹을 거치면서 각국 정부의 부채는 급증했다. 선진국의 노령화는 정부부채 문제를 더 키울 것이다. 게다가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정부가 지불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을 위한 보조금을 대량으로 지급하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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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승차를 막기 위해선

처벌과 혜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국제 공조가 필요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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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이후 ‘친환경 정책’이 뒤로 밀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명백하게 발견되고 있다. 2023년 12월에 열린 COP28 (28차 UN기후협약)에서는 합의문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삭제되었다. 대신 “단계적 전환”이라는 모호한 문구로 대체되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석탄발전은 다시 급증세로 전환했다. 선진국에서는 친환경 보조금을 줄이거나 화석연료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다만 뉴스에선 이런 소식을 접하기 어려워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럴 수밖에 없다. 상대방을 배신하고 무임승차하는 것을 어느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진행할 수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전력 공급원 확대를 위한 투자에서 ‘친환경 에너지’보다는 ‘원전 (석탄)’이 우월한 위치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도 ‘원전 (SMR)’ 발전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밝히고 있고, EU에서는 10월 15일 ‘원전’을 ‘저탄소 기술’에 포함시키는 것에 처음으로 동의했다. 트럼프가 당선되어 친환경 보조금을 줄이고 원전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면, SMR 등 원전보급은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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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친환경 정책은 암암리에 후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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