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6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Getty Images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승리가 확정된 직후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에서 근처 웨스트팜비치의 컨벤션 센터로 이동, 약 30분 동안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수천 명의 지지자들과 만났다. 트럼프는 “역사상 전례 없는 위대한 정치적 승리”라며 “47대 대통령에 당선돼 영광이다. 미국을 치유하고 이 나라의 모든 문제를 고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은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미국인들이 나라의 통제권을 다시 되찾은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가 무대에 오르기에 앞서 친(親)트럼프 가수인 리 그린우드의 노래 ‘갓 블레스 더 USA’가 현장에 울려퍼졌고, 새벽 2시30분이 넘은 시간이었지만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이름과 함께 “USA”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무대에는 멜라니아 여사와 아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배런, 러닝 메이트인 J 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 둘째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의장 등 트럼프 일가가 올라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의 얼굴도 보였는데, 트럼프는 “일론은 우리의 새로운 스타” “이 나라에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 “나는 그를 사랑하고 이런 천재는 나라가 보호해야 한다”며 머스크를 칭찬하는 데 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트럼프는 또 멜라니아를 ‘퍼스트 레이디’라 호명하며 포옹했고, 멜라니아가 대선 직전 발간한 저서를 언급하며 “우리 와이프가 베스트셀러 작가라니 믿겨지냐”라고 했다. 또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4년 만에 탈환하고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 것을 언급하며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 대해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치하했다. 러닝메이트인 밴스에 대해서는 “초반에 논란이 있었지만 매우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또 CNN, MSNBC 등 진보 성향 방송사들을 ‘적의 캠프(enemy camp)’라 칭하며 밴스가 여기에 출연해 자신의 캠페인을 적극 방어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밴스는 “당신의 여정에 함께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경제적 위대함을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국경을 굳게 닫을 것이고, 사람들이 미국에 올 수는 있지만 반드시 합법적인 방식으로 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분열로 점철된 지난 4년을 뒤로 하고 미국을 다시 강하게, 번영하게 만들 시간”이라며 “이 고귀하고 정의로운 여정에 여러분이 모두 동참해주길 바란다. 국민 여러분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대선 기간 내내 캠프의 살림꾼 역할을 한 ‘1등 공신’ 수지 와일스와 크리스 라시비타에 대해서는 “엄청난 경의를 표한다”며 무대 위로 올렸다. 두 사람은 차기 정부 백악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속 출마를 했지만 자신을 지지하고 대선 레이스 완주를 포기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에 대해서는 “바비(애칭)가 이 나라를 더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2017~2021년 45대 대통령을 지낸 트럼프는 22·24대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 이후 131년 만에 처음 ‘징검다리로’ 당선된 미국 대통령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