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2년 12월 6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TSMC 애리조나 첫 번째 팹(반도체 제조 공장)을 방문해 마크 리우 TSMC 전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대만 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자국 TSMC가 현재로서는 해외에서 2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 생산이 불가하다는 방침에 못을 박았다. TSMC가 미국에서 짓고 있는 팹에 당분간은 2나노급 제조 기술을 사용해 칩을 생산하는 것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IT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는 타이베이타임스 등 대만 현지 언론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TSMC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 첨단 공장을 지을 수 있지만 최첨단 공정 기술이 적용된 칩을 해외에서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장관은 최근 타이베이에서 열린 경제위원회에 출석해 “대만은 자체 기술을 보호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TSMC는 현재 해외에서 2나노 칩을 생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만 법에 따르면 자국 칩 제조업체는 해외 공장에서 자국의 공장보다 최소 한 세대 덜 발전된 칩을 생산하도록 제한한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650억 달러(약 90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3곳을 짓고 있다. 1공장은 2025년 본격 가동될 예정으로 이곳에서는 4나노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2028년에 완공될 2공장에서 TSMC는 2나노와 3나노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의 영향이다. 디지타임스 등 외신은 “트럼프 2기는 TSMC의 2나노 생산을 푸시(압박)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대만 정부가 나서서 이를 제지하고 나선 만큼 2나노 조기 생산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외신은 “이번 언급을 통해 대만 정부는 최신 기술을 국내에 유지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미국과 대만 간의 긴장감이 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