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의 샘 (주식전략)
■ 매크로 환경 상 미국 유동성이 2024년에는 증가했지만, 2025년에는 감소할 수 있어
■ 미국 주식시장은 그간 확대된 유동성으로 왜곡된 부분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존재
■ 엔비디아 주가의 헤드앤숄더 패턴 형성 여부를 관찰하며 리스크 관리하는 것 바람직
헤드앤숄더는 기술적 분석의 용어로 주가의 상승이 마무리될 때 상단에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패턴이다.만약, 주도주에서 해드앤숄더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경계해야 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최근 엔비디아 주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엔비디아 주가의 해드앤숄더를 논하기에 앞서 요즘 불거진 미국 연준의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를 언급해 보겠다. 두 현상이 무관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피셔의 화폐 교환 방정식(M·V=P·Q)에 따르면 물가(P)를 자극하는 요인은 화폐유통속도(V)와 유동성(M)이다[도표1].
✓ 미국 화폐유통속도가 2020년부터 반등했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요한 요소다[도표2].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 동안 미국 화폐유통속도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다수의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해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 미국 화폐유통속도가 반등하는 시점부터 유동성을 확대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이러한 환경 아래에서 2024년 4월부터 미국 유동성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했다[도표3]. 투자자 모두가 주지하듯이 2024년 2분기는 미국 금리 인하가 이뤄지기 전이며 양적 긴축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유동성 증가율은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영향을 받아서 반등했다. 현재 미국 GDP 대비 재정적자는 -7.9%인데 이는 금융위기(-13.8%)와 팬데믹(-26%)을 제외하면, 과거 이름난 위기 국면에서의 재정적자 수준에 육박한다.
즉, 미국 화폐유통속도의 반등 환경에서 그들의 유동성 증가율이 올라갔으므로 연준이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를 피력하는 것은 합당하다. 물론 이러한 걱정은 연준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 정책을 책임지는 유관 기관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필자의 판단으로 트럼프 2기가 들어서는 초반인 2025년에는 미국 정부지출 확대가 쉽사리 이뤄지기 어려워 보인다. 한마디로 말해서 미국 내 유동성이 2024년에는 증가했지만 2025년에는 감소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주식시장은 그간 확대된 유동성으로 왜곡된 부분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현재까지 미국 주식시장의 왜곡된 부분을 탑다운과 바텀업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탑다운 측면에서 이상 현상은, 미국 GDP 증가율이 내려오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시장이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PER을 기록하며 올랐다는 점이다[도표4].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의 PER이 최고 수준에 있을 때 GDP 증가율이 내려오며 모멘텀이 약화될 경우 더 이상 높은 밸류에이션이 유지되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을 보면 미국 GDP 증가율이 2024년 2분기 3%YoY에서 3분기 2.7%YoY로 내려오고 향후 컨센서스조차 하향되지만 미국 주식시장의 PER은 추가 상승했다
✓바텀업 측면에서 이상 현상은, 주도주인 엔비디아의 매출액 증가율이 내려오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주가는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도표5]. 통상 엔비디아와 같은 성장주는 성장률의 대용치인 매출액 증가율에 반응하며 움직인다. 2024년 동안 엔비디아 매출액 증가율은 그들의 회계 기준으로 1분기 262%YoY, 2분기 122%YoY, 3분기 93%YoY를 기록하며 내려왔고 향후 예상치는 4분기 73%YoY로 추가 하향이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주가가 최고 수준에서 버티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러한 이상 현상은 유동성이 줄어드는 것과 함께 달라질 여지가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미세하게나마 변화의 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부분이다. 엔비디아 주가가 헤드앤숄더 패턴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관찰된다. 헤드앤숄더는 왼쪽 어깨, 머리, 오른쪽 어깨로 대변되는 세 개의 봉우리를 형성한다[도표6]. 왼쪽 어깨보다 머리 부분이 높지만 다시 주가가 낮아지며 오른쪽 어깨가 만들어진다. 주가 상승에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다. 해당 모양을 만들 때 거래량은 하락세를 보인다. 그 주식에 대한 대중 투자자의 관심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러한 헤드앤숄더가 완성될 경우 주가는 하락으로 전환한다. 엔비디아 주가를 보면 왼쪽 어깨는 2024년 6월에 형성됐으며, 머리는 11월에 만들어졌고, 아직 오른쪽 어깨가 갖춰지지는 않았다 [도표7]. 해당 모양이 형성되는 기간 엔비디아 주식의 거래량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 주가는 혹시 해드앤숄더를 만드는 중인가? 펀데멘탈과 엮어서 볼 때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가정이 현실화될 경우 엔비디아를 필두로 미국 주식시장의 하락에 의한 한국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 여지가 존재한다. 아직은 경계감을 놓을 수 없는 때다.
- DB금융투자 주식 Strategist 강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