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스마트글래스와 인공지능 투자는 새로운 기기 시대를 여는 경쟁자로 부상하게 해
댄 갤러거 기자
2025년 9월 26일 오전 5:30 (미 동부시간)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글래스를 착용한 마크 저커버그 CEO. 그는 스마트글래스를 인공지능 미래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사진: David Paul Morris/블룸버그
실리콘밸리에는 "하드웨어는 어렵다(hardware is hard)"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메타 플랫폼의 경우, 여기에 '엄청나게 비싸다'는 말까지 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는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라고 부르는 사업 부문에서 지난 4년간 누적 영업손실 약 680억 달러(약 94조 원)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알려진 수치일 뿐입니다. 메타는 가상현실(VR) 기기 제조사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에 인수한 지 7년이 지난 2021년에야 하드웨어 중심 사업의 재무 결과를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은 몇 가지 소소한 성공작을 내놓긴 했지만, 적자를 면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4분기 동안 약 280만 대의 레이밴 스마트글래스를 출하했습니다. 상당한 수치이지만, 같은 기간 애플의 수익성 높은 아이폰 추정 출하량의 약 1%에 불과합니다. 지난주 메타가 공개한 새로운 스마트글래스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분석가들은 올해 리얼리티 랩스 부문에서 거의 200억 달러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메타는 매우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장기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메타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소비자 기기 시장을 장악한 애플의 아성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믿는 듯합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AI로 정의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이라는 강화된 AI 비전의 핵심으로 스마트글래스를 꼽고 있습니다.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AI는 초기에 얼굴에 장착하는 카메라에 불과했던 스마트글래스의 기능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메타의 최신 안경인 '레이밴 디스플레이(Ray-Ban Display)'는 시끄러운 방에서 상대방의 말을 텍스트로 보여주는 실시간 자막과 같은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이론적으로, 더 강력한 AI 모델이 탑재될 미래의 스마트글래스는 완전한 상황 인지 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조립되지 않은 가구를 보기만 해도 즉시 단계별 조립 설명서를 얻게 되는 식입니다.
저커버그는 지난주 신제품을 소개하며 "우리는 새로운 기능이 가능해지는 즉시 사용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안경을 설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메타의 안경이 시대를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데이터를 렌즈에 직접 투사하며, 사용자가 손동작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손목 밴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신제품은 특히 애플의 3,500달러짜리 비전 프로 헤드셋보다 훨씬 저렴한 799달러라는 출시 가격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저커버그의 라이브 시연에서 몇 가지 눈에 띄는 결함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메타의 제품은 더 다듬어져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난 3월 인도 뭄바이 테크 위크에 전시된 애플의 비전 프로 가상현실 헤드셋. 사진: Indranil Aditya/블룸버그 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고려할 때 저커버그가 사용자들이 AI와 상호작용할 새로운 방식을 추구하는 것은 옳은 방향입니다. 현재는 스마트폰과 PC가 AI로 가는 주요 관문이지만, 기술이 기존 기기에 적합하지 않은 새로운 기능들을 열어주면서 이러한 구도는 바뀔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가진 것은 메타뿐만이 아닙니다. OpenAI는 전 애플의 유명 디자이너였던 조니 아이브를 인수 고용하여 PC와 스마트폰에 이은 "제3의 핵심 기기"라고 설명하는 'AI 동반자(AI companions)' 라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시장의 이 새로운 도전자들은 애플에 상대가 되지 않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애플은 수십 년간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수익성을 갖춘 하드웨어 제품을 만들어 온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메타 역시 약 35억 명에 달하는 방대한 일일 사용자 기반에 자사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능력 등 몇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메타의 핵심 광고 사업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수익은 많은 도전을 감당할 수 있게 해줍니다. 리얼리티 랩스 부문의 막대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까지 12개월간 메타의 총 영업이익률은 44%로, 같은 기간 애플보다 12%포인트 앞섰습니다.
메타는 저커버그의 열정과 의결권 주식에 대한 완전한 통제력에 힘입어 AI로의 전환에 훨씬 더 과감한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메타는 훨씬 더 큰 기업인 애플을 연구개발(R&D)과 자본 지출 양쪽에서 크게 앞지르고 있으며, 자체 거대 언어 모델인 라마(Llama) 제품군과 같은 더 많은 핵심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서가는 투자 (Working Ahead)
연간 연구개발(R&D) 비용
범례: 메타 플랫폼, 애플
참고: 애플의 회계연도는 9월에 마감. 2025-26년 데이터는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임
자료: 비저블 알파 (Visible Alpha)
모건 스탠리의 브라이언 노왁은 메타의 새 안경이 AI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회사의 "풀스택(full stack) 접근 방식"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메타가 보유한 선도적인 자체 하드웨어, AI 네이티브 통합, 그리고 독점적인 데이터 세트가 이 거대한 기회를 포착하는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페이스북의 소유주가 '얼굴 컴퓨터(face computer)를 만드는 것은 (이름처럼)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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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AI 승부수 - 막대한 적자에도 애플에 도전하는 이유
1. 현상: 막대한 투자와 재무적 손실
메타는 하드웨어 및 VR/AR을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스' 부문에서 지난 4년간 680억 달러(약 94조 원)가 넘는 막대한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주력 제품인 '레이밴 스마트글래스'의 판매량은 애플 아이폰 출하량의 1% 수준에 불과해, 재무적으로는 아직 성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2. 목표: AI 시대를 겨냥한 장기적 비전
이러한 막대한 손실은 단기적 성과가 아닌, AI 시대의 새로운 기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의 일부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스마트폰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기기가 필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핵심 기기로 '스마트글래스'를 지목했습니다. 최종 목표는 스마트글래스를 통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을 구현하고, 이를 통해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의 주도권을 잡는 것입니다.
3. 전략: 메타의 3대 핵심 경쟁력
메타는 하드웨어의 강자인 애플에 맞서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경쟁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 압도적인 자금력: 손실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핵심 사업인 광고 부문이 애플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막대한 현금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과감한 AI 투자: 연구개발(R&D) 비용과 자본 지출에서 애플을 크게 앞지르고 있으며, 자체 거대 언어 모델 '라마(Llama)'와 같은 핵심 AI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습니다.
• 통합(Full Stack) 접근: 하드웨어(스마트글래스), 소프트웨어(AI 모델), 그리고 35억 명에 달하는 방대한 사용자 기반 및 데이터를 통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4. 결론: 미래 플랫폼을 향한 도전
요약하자면, 메타의 하드웨어 사업은 현재의 재무적 성과보다는 미래 AI 플랫폼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입니다. 비록 애플이 기존 하드웨어 시장의 절대 강자이지만, 메타는 막대한 자금력과 선도적인 AI 기술, 그리고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무기로 차세대 AI 기기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는 야심 찬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