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지낼 줄 알았지만 역시나 그러지 못했다.
영원한 만남은 바라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빨리 결심을 해야 할줄은 몰랐다.
행복하다고 생각한 그 순간들이 이제는 덫이 되었다.
무엇을 해도 그 기억만 살아나고 마음은 항상 그 곳에 머무르고 있었다.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이는 절대 나의 길로 오지 않을 것을 모르는건 아니지만 바라보다 보면
만나는 길이 있을거라고 실낱 같은 희망을 가졌던 것 같다.
그때부터 나는 나 자신을 온전히 조정할 수 없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있어도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고 인지한 순간에 그만두었어야 하는데
볼 수 있다고 가질 수 있는게 아닌데..... 왜 나는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매달려 왔던걸까.
나에게 행복한 그 순간이 누구에게는 그냥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걸 깨달은게 너무 가슴 아프지만.
정말 아프지만 내가 가야할 길도 아직 멀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는 정말 포기해야 한다.
내 길이 아닌 곳에서 방황하지 말자.
아! 생각해보니 그때 떨어지는 벚꽃 정말 예쁘던데 왠지 마음이 시리더라니,
흩날리는 벚꽃의 일시적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보지 못했던 , 난잡하게 흩어져버린 꽃잎들이 지금에서야 눈에 보인다.
사람과의 만남이 주는 순간적 행복감이 동시에, 흩어진 내 마음처럼 좌절감과 슬픔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자연물이 가르쳐 주는 것 같다.
예전에 한 친구가 흩날리는 벚꽃보다 흩어진 벚꽃이 더 아름다워 보이지 않냐고 했었는데
그 말 뜻을 지금에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견뎌내어,
나도 먼 훗날 이 시절 추억하며 흩어진 벚꽃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아울러 1000일 축하드려요... (좀 생뚱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