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처음 공무원 공부하기 전에는 외래어 표기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가졌습니다.
'어차피 영어를 우리나라 말로 표현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되지 않나? 영어가 원조인데 발음대로 쓰면 되는 것인데
왜 굳이 표기를 일정하게 맞추어야 하는거지?'
실제로 공부하다 보는 외래어 표기들...
비틀즈(x) 비틀스라고 하고
루즈벨트(x)가 아니라 루스벨트
컨텐츠(x)가 아니라 콘텐츠
이런거 보면 의사소통보다 어법이 앞서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국어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바뀌었습니다.
공무원은 공문서를 작성하게 되는 사람인데 통일된 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외래어는 그중에 일부분일 뿐입니다.
극단적인 예이지만 통일된 외국어 표기를 하지 않으면 발음이 비슷한 것은 전혀 다른 뜻을 지니게 됩니다.
칼라, 컬러와 같은 것이죠. 모르시는 분은 그냥 둘다 색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칼라는 collar
컬러는 color로 쓰입니다.
공문서에서 이런거 잘못쓰면 완전 다른 뜻 되는거죠.
그리고 외래어는 국어에 포함된다고 합니다.
본래가 영어였어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인정되는 단어들은 남의 나라 말이 아니고 '우리나라 말'인 것이죠.
이런 것을 생각하면 외래어 표기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새 20대도 국어의 올바른 표기에 관해서 관심이 많아져서
' 안돼,안되, 입학률 이혼율, 낳아, 나아.' 같은 것을 잘 구별하시고 모르는 사람있으면 많이 무시하면서
고쳐주시는 분들 인터넷에서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순우리말, 한자뿐만 아니라, 외래어도 국어이고 '어법의 통일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같은 것인데
유독 외래어 틀리는 분 보시면
" 이런 건 왜 배움? 영어가 한글인지? ㅉㅉ 이러나 저라나 발음은 똑같구만." 하시는 분 보는데 약간 거부감이 느껴지더라구요..
제가 공무원 공부해서 외래어 표기법 몇 글자 더 안다고, 저런 분들 보고 잘난 척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공먼 안 하시는 분 저런거 몰라도 된다고 생각해요. 다만,
국어 어법은 같은 것인데 유독 외래어 표기법을 틀리는 것에 대해서만 자기가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는
'이중성'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낍니다.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