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벚꽃나무 가로등아래서 누나 사진을 찍어두던 모습이 생각나 급 갬성으로 그때 이미지가 이렇게 떠오르네요
굳이 따진다면
누나와 내가 서로 만났으니
제목은 相입니다.
雨를 생각해 보면 떨어지는 모습이 눈물 같고 발음 소리 또한 뉴뉴할 때 우는 거 같아 왠지 모르게 슬펐었다. 그러나 그 날 相만났을 때 떨어지는 비는 相대적 그 자체였다.
작은 가로등 하나가 외롭게 비추어 생긴 타원 형 모양의 빛 그림자 영역은 바라보면 초라해 보였다. 좁아서 그랬고 또, 벚꽃들을 비추는 불빛도 “떨어짐”을 강조하는 느낌이어서 그랬고
비춰지는 영역에 퍼진 벚꽃도 눈물의 개수를 표시한 거 같아 더욱 그랬다.
그러나 임이 들어서자 그가 만든 따뜻한 그림자가 홀로 외로이 내리는 불빛에 친구를 만들어 주었다. 이 명암의 만남 현장에 아름드리 퍼진 벚꽃 또한 더욱 밝게 보여 눈물의 모습은 온데 간데없고 아름다움 그 자체만이 남아 있었다.
그러자 현장에 있는 비 또한 이를 축복하기 위함인지 따뜻하게 변하는 느낌이었다. 샤워실의 온수 물처럼 내 이마에 떨어진다. 따뜻한 느낌에 하늘을 우러러보니 댕댕이 신이 신나서 왈왈 짖으며 침을 떨구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게 아닌가?
‘아... 오늘은 댕댕이 신을 영접하는 날이라 공원에 멍멍이가 하나도 없던 것인가?’를 생각하는 찰나 이 빛과 그림자의 만남의 현장에 있는 그가 서 있는 곳이 성역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성역에서 신을 맞이하는 그와 그를 축복하기 위해 하늘에서 따뜻한 침을 튀기는 댕댕이 신 그리고 그 옆에서 정신 못 차리고 있는 나. 이 세 명이 서로 엮인 것이다.
비는 빛과 그림자를 어울리게 하고 이 현장을 따뜻하게 느끼게 하는 사자로써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봄날에 꽃이 지는 게 슬퍼할 일이 아닐 수 있구나. 왜 송순은 그 모습에 傷春歌를 지었을까
나는 이 성역의 영역에서 서로 만남에 노래를 부른다. 나의 노래는 相春歌.
봄에 우리는 서로를 바라 봄 비가 짧게 오고 그치듯이 만남도 짧지만
how you like that? 난 그 비를 바라빔 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