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해졌나봐 옷장 구석에
가벼운 자켓 꺼내 입고 나왔어
하늘은 점점 환해져
무심코,
집어넣은 자켓 주머니 속에는
오래된 영화 표,나를 보고 찡그려
구겨진 멜로 이야기
몇 걸음 걸어갔을까 신발 끈이 풀렸나봐
묶어야 하는데 눈앞에 뿌얘져
나 여기에서 바보같이 울기 싫은데
멜로 영화 속 해피엔딩
꾸며낸 거짓말이야
난 나도 모르게 울고만 있는데
나 여기에서 바보같이 울기 싫은데
멜로 영화 속 해피엔딩
우린 아닌가 봐
너무 아름다워 슬퍼진 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나 봐 / 아무것도 할 수 없었나 봐
별일 아니라고 웃어넘겼는데
내가 너무 초라해질 것 같아서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버스는 자꾸 지나가
오늘 할 일이 생각 안 나
갑자기 왜 이래 이 기분 싫은데
나 여기에서 바보같이 울기 싫은데
바람 따라 돌아오는 계절이
없었으면 좋겠어
꽃잎들은 춤을 추며 떨어지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