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할 줄 모르겠는
날들이 흘러간다
돌이키기엔 너무 늦고
잊기에는 강렬해
새벽을 넘고 아침을 건너
날이 가면 꽃이 떨어진다
마른 꽃잎을 주워 모으면
바스락대며 사라질까
이불을 덮고 시간을 삼켜
하얀 공백을 찾아 나선다
눈을 아무리 감아보아도
채워진 검정색뿐이지만
어찌할 줄 모르겠던
날들이 지나간다
조금은 담담해졌고
다시 난 살고 있어
새벽을 넘고 아침을 건너
날이 가면 꽃이 떨어진다
이젠 향기도 나지 않지만
앙상한 가지는 여전해
방문을 열고 빛을 맞으며
기억을 덮고 또 덮는다
검게만 보이던 이 세계에
푸른 빛이라도 스미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