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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 괴담] 끔찍하게 무서웠던 나의 기숙사 이야기 6 (1) 2012/11/06 PM 10:14
나는 쑥이를 따라나섰고
우리는 학교 도서관앞 벤치에 앉아 음료수를 마셨음

나는 쑥이쪽으로 돌아 앉아 낮에 가위눌렸던 얘길해줬고


아까 그 언니가 밤마다 쿵쿵거리지 말라한게

혹시 단발이가 쿵쿵뛰어다닌 것 때문이 아닐까

라고 말하면서도

쑥이가 제발 아닐꺼라고 말해주길 바랬음


줄곧 굳은 표정이던 쑥이는

후리..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방에 뭔가 있는것같다..

라고 말을 시작하며 내 작은 희망마저 말끔히 없애주었음

움하라하하하하하ㅏㅏㅏ하하하ㅏ



그녀의 말은 이러했음

"니랑 첨에 가위 눌리고 단발이를 처음본뒤
자꾸 그런쪽으로 받아들여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이상한게 보인다


가위 자꾸눌린다고 오빠한테 말했었는데
오빠가 가위잘눌리는 친구한테 물어봤나봐.

그 오빠가 가위는 대부분 꿈이고..

진짜 귀신이 그러는건 극히 드물다고.

근데 우린 좀 다른 것 같애
가위 눌리는 것도 한두번이지.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전엔 가위 눌려본적도 없잖아

그리고 사실 그때 이후로 두번 더봤어 단발이.

가위눌릴때 본거 말고..

깨어있을때.

저번에 니가 비오니까 김치전해먹자면서 부엌쪽에 있을때
부엌 창문에서 한번

며칠전에 니 진명선배한테 족보받는다고 잠시 나갔을때
니옷장앞에서 한번.

이런소리하면 진짜 미친년같을꺼 같기도 하고

진짜 눈깜짝할사이 보이고 없어지고

헛거같기도 했고, 말꺼내는 것조차 무섭더라고..



글고 며칠전에 나 엄마한테 전화해서

너무 가위심하다고 말했었잖아

엄마가 어제 아침일찍 점집갔었나보대
매년 신년운세보러 가는덴데 뭐 쫌 잘맞긴하거든.

엄마가 내방사진좀 찍어보내래서 보냈었는데

그아줌마가 딸래미 방 사진보여달라 했었는건가보대.

사진보더니 혀를 쯧쯧 차면서

"안되 여긴안되 하면서 나와야해 몸상해 안돼" 이랬다더라!

근데 지금 당장 나오면 안된다고

너나 나한테 따라붙을 수도 있다고.

이런 원귀들은 떼어내기 힘들기도 하지만

지 스스로 놓아야 우리가 앞으로 편하다면서
뭐 그런말 계속하고..

뭐 또 물가나 음침한곳은 가지말래

우리가 지금 음기가 잔뜩 묻어있고

기운이 약해져 있어서 물에가면 물귀신 붙고

음기 강한데가면 다른 귀신들도 우리 잡아먹을라 할꺼래

그러면서 방안에서는 가위눌리거나

아무리 무서운일이 있어도 반응말고

단발이 얘긴 절대 꺼내지도 말래

나중에 숙사 나올때 진짜 중요한거 아니면 다 버리거나

태우고 나오고 뭐..이휴

어쨋든 엄마가 부적 써왔다고 하니까

시험끝나고 내려가면 가지고 와야겠다

아 진짜 소름끼친다..

우리 계속 긴가민가했는데 우리방에 진짜 뭐 있나보다

누가 죽었었나..?

옷장쪽에 유독 머무는 것도 이상하고

니옷장에 습기차서 콤콤한 냄새나는것도 이상하다 ㅜㅜ샹..

(내가 사용하는 옷장2번에 계속 곰팡이 피고 냄새나서

룸메옷장을 같이 쓰고 부피큰옷들만 큰가방에 넣어

내옷장 곰팡이 안피는쪽에 나뒀었음)


오늘 엄마한테 얘기듣고 니 올때까지 밖에서 기다릴랬는데

너무 잠와서 잠깐 잤는데 완전 또 악몽꾸고..

요즘 계속 머리아프다ㅜㅜ "





우리는 시험이 끝나면 집에 다녀오기로 했고

최대한빨리 숙사에서 벗어나기로 마음을 먹었음


이미 여러분 아시다시피 난 미농귀!!!!!

하아..

그전까진 그래도 가위눌릴때와 눌리고나서만

세상에있는 겁을 나혼자 다 쳐묵쳐묵했을 뿐

아닐때는 '기숙사 뭔가 음침해.수맥흐르나. 느낌별로야.

가위눌리는방이야. 혼자있기무서워' 정도 였었음



나는 그때까지도

가위는 램수면 상태에서
내가 단발이를 상상해서 보이는걸꺼라 생각했음

쑥이한테 단발이 모습을 들었었으니까.

그걸 내 무의식이 형상화시켜

내가 가위눌릴때 마다 보이는것이라 생각했음

난 쑥이처럼 직접본적도 없고 가위만 눌려왔었으니깐.






어찌됐든 나는 그때 이후로

미친 공포감에 빠졌음.

물가는 커녕 학교본부에 있는 인공 수조는 말할것도 없고

비와서 길 중간중간 물고인 곳도 멀리 떨어져 다녔음


하..상어도 무서운데 물귀신도 피해야함

나는 평생 물놀이는 못할듯

비키니땜이 물놀이 안하는 거 아님 ㅋㅋㅋㅋ
ㅋㅋㅋㅋ절대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뒤로 난 숙사에 들어갈때 마다 오금을 저렸음

요실금 성인용 기저귀라도 영구장착해야할 판이었음

숙사에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한없는 공포감에 나는 자꾸 무섭고

자꾸 있는소름 없는소름 다끼치고

내뒤에 내옆에 내위에 뭔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음

문도 조금만 열어놓으면
문뒤에 뭐가 서있을 것 같아서 활짝열고

그 이후로 화장실 문을 열어두고 씻곤 했는데

그 문이 갑자기 쾅하고 닫힐 것 같고

(열어 놓으면 닫힐까봐 걱정

닫아놓으면 잠길까봐 걱정

그냥 난 뭘해도 걱정투성이였음ㅜㅜㅜㅜ)

뭔가 소름끼쳐서 밖으로 후다닥 나갈려하다가

저문이 안열려 내가 갇히면 어쩌나 겁먹고

옷 꺼내 입을려고 옷장문 열면서 안에 뭐가 있으면 어쩌나

싱크대옆 작은 창문으로 단발이가 날 지켜보고 있는 것 같고

책상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홱 뒤돌아 보기 일수였고

가위 눌릴때 책장넘기는 소리 싫어서
모든책은 다 책꽂이에 꽂고

책상은 항상 말끔히 치워놓았고

잠자는 방향도 이리저리 바꾸며

정면으로 자고 옆으로자고 엎드려자고 안대도 써보고

별 짓을 다했던것 같음



또 그와 동시에 내가 무서워하고 있다는 걸

티내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음



우리는 남은 시험기간 동안

같은 기숙사 과동기(앞으로 "아지"라 칭함)방에서
엄청난 민폐를 끼쳤음

그전까진 일주일에 한번?

많으면 이틀정도 놀러가서 가서 자곤 했었는데

그 일 이후론 일주일에 5번은 거기 갔음ㅜ



그래도 착한 아지와 그룸메(앞으로 “겨미”이라 칭함)는
우릴 배려해주었고

우리도 최대한 피해안주기 위해 노력했음

그러면서 나중에 결국

우리 넷은 신사의품격 돋는 의리쩌는 우정을 쌓아갔음




과에서 친한 친구들 중엔 자취하는 애가 없었고

자취하는 애들은 대부분 남자이거나

여자친구가 있더라도

한두번 정도 신세지는게 맥시멈이었음ㅜ






또 쑥이와 나는 방안에서 쓰는 암호를 만들어

가위를 눌렸거나 이유없이 한기들때엔

암호로 의사소통 했음!!!!!!

대표적으로


(너무)덥다 → (너무)소름끼친다

가지뭐하지? → 가위눌렸어

스벅가자 → 무서워

제모해야게따 → 단발이가 머리채잡았어

허리아프다 → 단발이가 얼굴들이댔다

쇼핑가자 → 할말있어

커피먹자 → 일단 방에서 나가자


기타등등




예제))
"더워서 제모해야겠다 가지 뭐하지?
스벅가서 커피머시고 쇼핑가자 "





"소름끼친다 단발이가 머리채잡는 가위눌려따
무서우니까 일단방에서 나가자 할말있어"


라고 되는거임



간혹 암호만으로 표현이 부족할때나

불가피하게 방에 혼자있을땐 문자로 상황을 알렸음

하지만 대체로 "스벅가자(무서워)"

한마디면 충분했고

남은 시험기간을 무사히 보냈음


그리고 그 주 주말에 우리는 각자 여섯시내고향으로 떠났음
헐 ㅡㅡ 즈질 드립 ㅋㅋㅋㅋㅋㅋ




한달반쯤만에 집에 가는 것이라 오랫만에 가족을 보니

너무 행복했고 힘이 불끈불끈남

울 오몬이는 5kg이나 빠진 나를 보고

학교에서 잘 안챙겨먹냐며

섣부른 오해를 하시고 밥을잔뜩 먹이심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이어트에 좋은 우리방♡)


이것이 바로!!!

살이 빠진 이유는 밥을 못먹어서이기 때문일 거라는

성급한 일반화의 폐해임



바로 다음날

나는 엄마손잡고 명의가 계시다는 한의원에 가서

약을 지었음


나는 그제서야 엄마에게 가위가 자주 눌리는데~

어쩌고저쩌고

룸메 어머니께서 점집에 갔는데~ 쌸라쌸라 말하니

엄마는 왜 그걸 이제 말하냐고 성화였음 ..



귀신한테 혼나고 엄마한테 혼나고 토커님들한테 혼나고..

뭐 난 혼쭐나는 팔자인가ㅜㅜ아오 샴발라,,




기가 허해져서 그럴 수도 있으니

일단 보약먹고 기운 차려보고

계속 그러면 다음번에 내려올때

엄마와 같이 점집? 당집? 이라도 가보자고 하심



난 알겠다고 걱정말라고 듬직하게 말한뒤 다시 학교로

올라왔음.



쑥이와 나와 아지와 겸이는 그날 처음으로 함께 술을 먹음
시험끝난 기념으로ㅋㅋㅋㅋㅋ

(보약먹을 때 술먹으면 안됨
저만 됩니다 여러분
저에겐 술이 보약이니까요)

*아지;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란 뜻에서 유래/
모가지→목아지→아지로 변형
팔다리가 내장형이라 전체기장이 짧은 나(158)완 달리
아지는 쭉쭉 뻗은(173) 몸임.
나랑 걸어가면 애들이 키가 참 잘어울린다고함-_- *

*겸이; 얼굴이 동골동골 기여워서
우리가 붙여준게 아니고 지스스로 붙임


우리는 술을 먹으며 여태 있었던 가위얘기를 제대로 해주었음

가위시리즈 폭탄을 맞은 아지와 겨미는 적잖이 놀랬고
(가위 눌리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정도인 줄은 모르고 있었음)

고맙게도 더욱더 자주 자기들 방에 와서 자고가라고 해주었으며

그렇게 우리 넷의 우정은 무르익어갔음 wow~



현관문 위에

룸메가 어머니께 받아 온 부적을 붙여 두었지만

그방은 여전히

우리에게 두렵고 무섭고 공포스러운 공간이었음



그러나 우린

점쟁이의 말씀대로 우린 무서워도 무섭지 않은 척

가위에 눌려도 눌렸단 사실조차 모르는 듯

그냥 무심한척 행동했고


아지와 겨미가 있었기에 그럭저럭 그방에서 지낼 수 있었음


대부분의 잠은 아지와 겨미 방에서 잤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두번 쯤은 쑥이와 난
우리방에서 잠을 청했고


그런날이면 언제나 단발녀는 찾아왔음


그날도 어김없이 내 책상 뒤지는 소리가 났고
식은땀이 나려했지만

'그래...맘껏 가져다 써라' 하며

난 가위를 풀 의지도 없이 그냥 계속 잠이나 자야겠단

생각으로 가만히 있었음

한참을 내 서랍속을 뒤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 발이 또 저릿저릿 한걸 보고

내 발을 또 즈려 밟으셨구나 했고(김소월 낫네-_-)

내왼쪽 팔에 바람을 불때도 더웠는데 잘됐다 생각하려고

애써 애써 노력하고 있었음

사실은 언제나 눌려도 언제나 무서움

참 일관성 하나는 끝내줌 하아...



(가위눌린 얘기 다하려면 20편까지 써야되고
그러면 여러분의 애와 간장이 가출할 것 같아
자체 편집함)




5월 축제 기간이었음

학생회부원이었던 나는 축제준비로 바빴고

쑥이와 아지와 겨미는 그 축제를 즐기기에 바빴음



축제 두쨋날,

학생회 부원들은 모두 이틀간 주막에서 밤을 샜고

그들 중 나와 절친한 2명은 통학을 했음

그땐 날이 채 밝기도 전이라 버스와 지하철이 다니지 않았고

모두 너무 피곤했기에 쉴 곳이 필요했음

친구들은 내가 그 방에서 가위가 눌리는 걸 알고있었지만

이틀이나 밤을 샌 내 친구들에겐

크게 문제되지 않았는지

잠깐 눈만 붙이고 갈 것이라며 괜찮다고 했음

나는 친구 2명과 함께 기숙사로 들어왔고

우리는 씻지도 않고 잠이 들었음
(내가 없었기에 쑥이는 당연히 아지방에 가있었음)


그리고 나는 한동안 눌리지 않던 가위를
몰아 눌렸음-_- 귀신도 꼴에 벼락치기 하냐.
가지가지한다 증말


평소와 비슷한 패턴으로 연속 두번의 가위에 눌린직후

세번째 가위가 나를 찾아왔음


이번에도 나는 눈을 감고 있었는데 방이 보였고

단발이는 현관 옆 벽에서 고개만 옆으로 빼꼼히 내민채로

나를 보고 있었음

약간의 살기가 느껴지는 듯했고

순식간에 단발이는 내 머리위로 와있었음

충분히 무서웠지만ㅜㅜ

나는 어금니 꽉깨물고 견뎌내고 있었음

한참을 그렇게 나를 들여다 보던 단발이는

천천히 현관 쪽으로 가더니.

현관에서 미친듯이

왔다갔다 거렸고

그에 맞추듯이 .

현관 센서등 또한 미친듯이 깜빡거렸음

지가 무슨 싸이키 조명인냥.


지금 생각하니
그 모습이 너무 기괴해서 소름이 돋음
ㅜㅜㅜㅜㅜ


이럴때 틈새개그 마구마구 날려줘야되는건데...

공포물에 집중안되실까봐 나의 본능을 꾹꾹 누르고 있음

아하하하하하하ㅏㅏ하하하하ㅏ하하하하하하하

있다가 나혼자 신나게 드립쳐야지 훗



그러다 나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가위에서 풀려났고
잠에서 일어난 친구 중 한명이 말했음


"나 가위눌린것 같은데..
아닌것 같기도 하구
그니까 눌리다 만것 같아;;;
한참 자는데
갑자기 몸이 안움직여지는 느낌에
잠에서 깻거든?
무슨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뭐라뭐라 말소리도 들렸던 것 같구
이제뭐지?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풀렸어
그래서 그냥 잤어. 너도 이렇게 눌려?"



나는 나가서 얘기 하자고 했고
친구들을 이따위 방에서 재웠다는 죄책감을 안고
밖으로 나갔음


방을 나가 학교로 가면서

그날 새벽 내가 눌린 가위얘길 해줬더니

아이들은 또 한번 기겁했고

어떻게 사냐며 나를 걱정해 주었음!!!!!

자기네 집에서 하숙하라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만 들어도 고맙다 예쁜것들ㅜㅜㅜㅜㅜㅜ




그때 나와 쑥이는 학교근처 원룸을 알아보고 있었기에

조금만 더 있으면 나가서 산다며

친구들을 안심 시켰고 축제는 끝이 났음



쑥이와 나는 여전히 암호나 문자로

단발이를 희롱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여전히 단발이는 우리를 눌러댔음



그러던 어느날

날씨가 점점 더워져 창문을 열고 쑥이와 내가 둘이 자던날 밤

그날 단발이의 타겟은 쑥이였음


단발이는 우리가 자신의 뒷담화를 열나게 해댄다는 것을

눈치 챘는지 (역시 눈치하난 귀신같군-ㅁ-)

우리가 간만에 방에서 자던 날

나는 내버려두고 쑥이를 눌러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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