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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요즘 뜨거운 감자인 강남역 사건과 그에 관련한 내 생각 (13) 2016/05/24 AM 01:50
제목은 거창하나 알맹이는 심히 빈약할 것이라는 경고(?)를 미리 드립니다

저 사건이 일어난 지 벌써 일주일이 다 되어갑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일주일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처음 접한것이 아마 마이피에서 본 것 같은데

웬 정신병자가 여성분을 살해했고 그에 대한 추모의 뜻으로

포스트잇에 추모의 글귀를 적고 있다

이런 식이었던 것 같네요

처음 보고 느낀것은 "아 불쌍한 사람이 또 무차별 살인에 희생되었구나

정신병자에 대한 검진이나 추후 관리 같은 것을 좀 더 강화해야 할 수도 있겠다"

그런 식으로 저는 생각했었습니다

공부하면서 행정법 판례에 이와 약간이나마 유사한 상황에서

대법원 판결이 정 반대로 나온 것도 있고 해서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죠

뭐 지금 생각해보면 제 생각이 짧은 것이겠지만서도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날 수록 여혐이네 남혐이네 하더라구요

인터넷 상의 이슈, 곧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만 생각했으나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소위 진보 논객이라는 어떤 분,

한때는 좋아했었으나 이번 일로 그 마음이 사라진,

진 뭐라는 분의 좆 잡고 반성하라는 그 트윗,

기타 자칭 진보 언론 발 기사들을 보면서 참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저 단순한 공시생 빠가이므로 오늘에서야 나름대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최근 2~3년 간 정치 사회적 이슈에 대해 넷 상에서는 마치 모두가 철학자인듯

"내 생각이 맞고 너희들은 내 생각에 동조하라"는 것 같은 어조의 글과 리플이 올라오고

거기에 조금이나마 어긋나는 글에 대해서는 인신공격까지 불사하는 논박이 펼쳐지는 패턴이

상당히 잦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말이 논박이지 그냥 진흙탕 개싸움이죠

가끔은 수준높은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태반은 개싸움이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꾸준히 방문했던 루리웹에서는 말이죠

제가 보기에는 말도 안되는 개똥철학을 늘어놓고 거기에 조금이나마 그것과 배치되는 그나마 이성적인 지적을

역시나 말도 안되는 궤변으로 반박하고 그걸 지적하면 결국에는

정신승리로 끝내버리는 그런 패턴을 많이 봐왔습니다

그나마 마이피에서는 그런 패턴이 적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이 방어선마저 무너졌지요

잡설이 길었지만 결론은

우선 공교육 12년 동안 정말 제대로 '토론'이라는 것을 해 보지 못한 채로 졸업을 하게 만드는

우리나라의 교육체계에 근본적인 잘못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토론을 자주 해 보았다면 적어도 소위 빼애애액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니까요

둘째로는 일베에서 분탕질을 해서 제대로 된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일베는 신나게 분탕질을 했습니다 포스트잇을 떼고

노 전 대통령 명의로 화환도 보내고 여자인 척 하며 뻘트윗을 날려대고 등등

문제는 그 메갈리안인가요? 거기는 여자 일베라면서요

일베+일베 = 2일베이죠 하나만 해도 골이 아픈데 둘이나 분탕질을 해 대니

인터넷은 폭발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이성적으로 글을 남겨도 뒤틀린 양반들이 크로스 어택을 해 대니

뭐 정상적인 사람들이 버틸 수가 없겠죠

그래서 저처럼 그저 지나가려니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것 같습니다

이미 돌아가신 분만 불쌍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그 포스트잇 붙여논 것들을 빨리 철수시키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좀 더 성숙한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쓰다보니 미친듯이 긴 글이 되어버렸네요

술을 마셔서 그런가봅니다

개똥같은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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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ishMan    친구신청

말씀대로 토론의 부족때문에 이렇게 거친 반응이 자주 나오지 않나 싶습니다.

글 짜임새는 괜찮은데요. 한줄쓰고 엔터보다는 3~4줄로 쓰는 문단 형식으로 쓰면 개똥같은 글이 아닐 것 같습니다.

글에 자신감을 가지시길!

overmars15    친구신청

으으 개똥같은 글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마이피로 글 쓸 때는 글의 행을 나누기가 이상하게 어렵더라구요 ㅠㅠ 쓰는 화면에서는 잘 나누어서 쓴 것 같은데 결과물을 보면 혐오스럽게 되는데 좀 더 연습을 해야 하겠습니다 ㅎ

2tle    친구신청

성숙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점과 과열된 양상이 지나치다는 점에서 공감합니다.
다만 그냥 지나가기 보다는, misogyny_여성혐오로 번역되는 이 개념에 대해서 확실한 정의를 내리거나 좀 더 와 닿는 말로 대체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지향함이 옳지않나 생각합니다.

overmars15    친구신청

그렇죠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일단은 자주 쓰이는 단어라서 별 생각 없이 썼는데 역시나 아직은 빠가라서 ㅠㅠ 기회가 된다면 심리학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그랬더라면 좀 더 와닿게 표현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ㅎㅎ

프로즌파우더    친구신청

오늘 시간내서 한번 갔다와봤습니다만.. 거기 붙어있던 포스트잇은 다여성가족재단있는곳으로 이전했고, 추모공간은 시청역 지하쪽으로 옮겼더라구요.. 하지만 여전히 사람은 많구요..

overmars15    친구신청

음 이미 포스트잇 마구 붙여대는 것부터 저는 좀 이상했습니다 너무 가벼워 보이기도 하고 내용들도 그렇고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분의 표현이 참 와닿더군요 "천하제일 추모대회"라는 표현이요 ㅠ

프로즌파우더    친구신청

뭐 추모하는방식이야 사람마다 다르다치고.. 그 앞에서 피켓시위나 발언하는 사람들은 좀 맘에 안들더라구요.. 저걸 꼭 이때 저위치에서 해야하는가 싶어서요..

overmars15    친구신청

그렇죠 사람을 추모하는 곳에서 피케팅하거나 자유발언 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 기념화하는 곳이라면 모를까 아직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애서 그런 식으로 이슈화 시키는 것은 결국 고인의 지인분들에 대한 실례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FowardMarch    친구신청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논점을 잃지 않는 토론의 자세는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가져야할 기본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는 하루 아침에 가질수 있는게 아니기에 상대방을 존중할수 있는 인성과 감정때문에 논점을 잃어 버리지 않는 논리력의 함양이 가장 우선적으로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게 전무하다는게 참 아쉽지요.

매번 무언가 사건이 터지면 쉽게 선동되고 감정에 좌우되어 앞뒤를 못가리는게 남녀노소 불문하고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다보니 사회 전반의 시스템이 부조리로 넘쳐 나는 이유도 설명이 된다고 생각하면 씁쓸할 뿐입니다.

overmars15    친구신청

대학에서라도 토론을 자주 한다면 좋을 텐데 요새 대학강의는 토론보다는 발표, 과제, 강의로 점철되다 보니 어설프게라도 토론이라는 것을 하지 못하고 졸업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시간이 지날 수록 짜임새가 느슨한 주장을 하는 사람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overmars15    친구신청

물론 저도 제대로 된 토론이라기 보다는 토론의 흉내만 내 본것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나름대로 애써서 준비한 논지가 간파당하고 반박조차 제대로 못 해본 경험을 해 본 사람과 못해본 사람의 차이도 없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karuki    친구신청

동감하는 글이네요. 애초에 나이 한살 혹은 태어난 그 몇달 차이로
위아래 구분하는 수직적 인간관계를 지향하고
주입식 교육을 가르치며 부모나 선생이나 의문을 갖고 물어보면
잡생각하지 말고 시키는 거나 해라는 소리가 종종 보이는 우리나라에서,
토론이라는 건 보기에 예를 범하고 없던 문제를 일으키고
할 거없이 유유자적할 때나 하는 것이고 괜히 서로 불편하게 만드는 그런 등등의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꽤 많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자기가 생각하기에 도저히 답이 안나오고 끝이 보일 그런 게 아님이 분명한데
해답이나 결론이나 화합이나 합의를 이끌어내지도 못하는 토론같은 거 뭐하러 하고
지금 이게 토론에서 해결될 문제냐는 분들도 있고요.
그런 상태의 사람들이 토론이란 걸 잘할 수가 없을 뿐더러
잘나가다가도 자기 논리가 막히거나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여
자기가 불리해지거나 한수 접고 들어가야하거나 수긍해야하는 등의 경우에
빼애액하고 아집이나 부리고 욕하고 집어던지고
나이타령 직위타령 등등으로 상대의 말을 막는 그런 행태를 보이는 거라고 생각도 하구요.
저도 가끔 그럴 때 괜히 아집부리고 수긍을 안하고
화제를 딴데 돌리고 화를 내고 혹은 막 그러고 싶은 때가 있었는데,
돌아보면 진짜 내가 왜 그랬지 라는 생각이 막 들곤 했어요. =ㅁ =......

overmars15    친구신청

결국 겸손의 덕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조금만 더 겸손하게 생각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면 열불날 일이 없죠 게임에서나 현실에서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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