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그, 바이슨, 베가, 고우키, 아쿠마.
스트리트 파이터의 열렬한 팬 분들이나 게임에 어지간히 관심이 많은 분이 아니라면 한번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게 스트리트 파이터의 캐릭터 이름이죠.
몇몇 캐릭터의 명칭이 일본판, 해외판이 다르기 때문에, 웹 상에서 이야기를 나눌때 가끔씩 서로 이야기가 엇나가는 경우도 자주 보입니다.
스파2 붐이 일던 시절부터 오락실을 다니신 분들은 해외판쪽이 익숙하시고, 비교적 최근에 스파를 접하신 유저분들은 일본판의 이름에 익숙한 분들이 좀 더 우세한 상황...
정말 가끔씩 이것때문에 싸우는 분들도 보이긴 합니다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둘다 정식 명칭이기 때문에 의견 교환이 되는 범위 안에서 어느쪽을 따라가셔도 상관 없습니다.
간단히 - 일본판/해외판 순서로 정리하자면
복서 - 마이크 바이슨 / 발로그
스페인 닌자 - 발로그 / 베가
샤돌루 수장 - 베가 / (마스터) 바이슨
권의 극에 달한 자 - 고우키 / 아쿠마
...가 되겠습니다만, 직접 스샷으로 보여드리는게 가장 잘 와닿겠지요.
스트리트 파이터 2
일본판
해외판
스트리트 파이터 4
일본어 설정
해외 설정
이런 일이 발생한 원인은 모두들 잘 아시다시피
스파2의 복서 마이크 바이슨과
실제 복서 마이크 타이슨의 초상권 문제 때문이죠.
아무리 옛날이라지만, 외모와 흑인 핵주먹 복서 컨셉만 해도 마이크 타이슨이 분명한데, 이름까지 대놓고 가져왔으니 참으로 용감하단 생각이 들어요.
덕분에 해외 수출판에선 1의 보스였던 사가트를 제외한 세명의 이름을 뒤섞어야 했죠.
최종보스의 베가(Vega)라는 이름은 스페인 닌자에게 돌아갔는데...
베가는 우리말로 직녀성이란 뜻도 있지만, 위키피디아(http://en.wikipedia.org/wiki/Vega_(surname))를 찾아보니 실제로 쓰이는 스페인계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들판에 사는 사람이란 의미라나요? 개인적으로 발로그란 무지막지한 이름보단 베가쪽이 나르시스트 스페인 닌자에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마이크 바이슨 - M.Bison의 경우 샤돌루의 총수에게 돌아갔습니다만, 약간의 미묘한 변경점이 있는데요.
일본판 흑인 복서의 이름은 여전히 Mike 바이슨이지만, 해외판의 경우 (초기엔 어땠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M이 Master를 나타내어 마스터 바이슨이 됩니다.
실제로 CVS2 같은 경우를 보면, 이녀석의 이름이 앞의 M을 빼고 바이슨이라고만 표기되어 있죠.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X에서 처음 등장한 고우키의 경우 조금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게임 내에서 일본판 한정으로 '권의 극에 달한 자'라고 등장하긴 했지만, 스파 제로때까지는 이름이 없었던 캐릭터죠.
이 캐릭터의 이름이 왜 고우키와 아쿠마로 갈렸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만...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PC판으로 이식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터보에서 이 캐릭터의 데이터의 명칭이 AKUMA로 쓰였는데, 그게 굳어졌다는 이야기...였죠.
실제로 이미지파일 구해서 설치하고 확인한 결과...
정말로 이런게 보이더군요.
일판에서 쓰이는 '고우키=호귀'라는 이름도 말그대로 '악마=아쿠마'를 나타내는 만큼, 고우키가 아쿠마에서 파생된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이게 신빙성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SSF2X가 처음 나온 년도가 1994년이고, 아쿠마=고우키란 이름이 처음 등장한 스파제로가 나온 년도는 1995년, 이 이식판이 나온 년도도 1995년이기 때문에...
정확히 상관관계가 어떻게되는지는 알 수 가 없군요.
뭐 일단은 고우키의 발음이 동양인 비하 은어와 비슷해서 바뀌었다는게 일반적인 설이라고 합니다.
덤으로 스파 제로의 내쉬 / 찰리
일본판 스파 '제로'에서의 이름은 내쉬이고, 해외판 스파 '알파'에서의 이름은 찰리입니다.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찰리란 이름은 반담의 스파2 영화에서 굳어진 이름이라고들은 기억이 있습니다-_-;
현 시점에서 캐릭터의 풀 네임은 찰리 내쉬.
마지막으로 고우켄과 셍 롱.
셍 롱의 유레는 바로 스파2의 류의 승리대사.
넌 승룡권을 극복해야만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야.
란 뜻이지만, 승룡권의 표기가 소류켄이 아닌 저렇게 표기가 되는 바람에 많은 해외 유저들이 헷갈려 했죠.
스파 신작의 발매 당시 고우켄 등장 루머에서도 해외판에선 고우켄이 아닌 셍롱이란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스파4도 해외판은 셍 롱으로 표기되어 등장할거란 말이 많았는데, 다행히 그냥 고우켄으로 등장해 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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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정도입니다.
스파4가 나온지도 한참 지난 마당에, 뒷북 치는것 같은 느낌이 굉장히 강하긴 합니다만...
고우키에 대한 자료를 이제야 구했고, 한번 올려보고 싶었던 글이었기에 지금이라도 정리해서 써 봅니다.
앞으로 관련 질문이 올라오면 매번 새로 설명할 필요없이 링크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됐군요.
P.S. 마지막으로 하나 알아두셔야 할게 있는데, 이 이름의 구분은 일본판 / 북미판이 아니라 일본판 / '해외판'입니다.
왜 정발 버젼이 북미판을 따라가야하냐고 이상하게 여기시는 분들도 있던데, 일본판이 아닌 모든 해외판은 바뀐 이름을 따라갑니다.
옛날에 플레이할 수 있었던 대부분의 오락실 기판이 해외판의 이름을 따라간다는걸 생각하시면 이해할 수 있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