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서 '슬픔'을 느낀 병사, 더 소로우.
영능력자로서 전장에서 죽은 병사들의 혼과 교감하여 여러가지 정보를 알아내곤 했다고 합니다.
메기솔3에서 가장 재미있는 보스전이 디 엔드전이었다면, 가장 인상깊은 보스전은 더 소로우전이었습니다.
음산한 강가를 더 소로우가 불러낸 영혼들, 스네이크에게 살해당한 영혼들 사이를 헤쳐서 더 소로우의 시체가 있는 곳까지 도달해야하죠.
학살 플레이로 나갔다간 여기서 굉장히 오랫동안 걸어다녀야 합니다. 그야말로 인과응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보스전-_-;
클리어 방법이 상당히 난해해서 많은 게이머들이 헤매기도 했죠.
구사일생으로 살아낸 스네이크는 제로 소령에게 더 소로우에 대해 물어보죠.
그리고 더 소로우는 동료였던 더 보스의 손에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더 자세한 내막은 더 보스와의 최종 보스전 직전, 더 보스에게서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더 보스와 더 소로우는 무려 서로 연인 사이... 심지어는 둘 사이에 아들까지 얻은 사이였지만 더 보스의 조국은 미국, 더 소로우의 조국은 소련이었던 탓에...
결국 임무 중 적으로 만나서 싸워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더 소로우가 더 보스를 위해 희생했죠.
자신의 코드 네임인 '더 소로우'와 어울리는 슬픈 결말이네요.
더 소로우는 유령의 모습으로 메기솔3의 처음부터 더 보스의 곁에 있었습니다. 더 보스는 5명이 다시 뭉쳤다고 했지만 사실은 6명이 다시 뭉친 셈이죠.
그리고 이건 좀 과대해석이 될 것 같긴 한데-_-;
다른 코브라 부대원 네명과 달리 더 소로우는 처음부터 더 보스의 사정을 알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뭐야 저거 무서워' 소리가 절로 나오는 더 소로우의 코믹한 R1씬도 조금 진지하게 생각하면, 곁에서 계속해서 스네이크를 지켜보며 스네이크를 도와주고 있었다는걸로 볼 수도 있습니다.
더 소로우와의 보스전 역시 더 소로우가 직접 공격도 하고 유령들의 몸에 닿으면 스테미너가 깎이기도 합니다만...
끝까지 걸어가 더 소로우를 만나든, 도중에 쓰러지든, 아니면 포기하고 강물에 코박아서 뻗든(...) 사실상 '절대로' 게임오버가 될 수 없는 보스전입니다.
더 소로우는 스네이크를 끝장낼 생각이 없었다는 뜻이죠.
강의 끝까지 걸어가서 더 소로우의 유골에 닿으면 더 소로우는 '다시 돌아가라'고 말하며 스네이크를 직접 원래의 세계로 돌려보냅니다.
더 소로우의 목표는 보스전이 시작되기 전에 말했던 대로, 스네이크에게 자신에게 죽어간 이들의 슬픔을 깨우쳐주는 것이지, 스네이크를 죽이는게 아니었습니다.
이 역시 (조금 뜬금없긴 하지만) 스네이크를 도와주는 일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모르겠네요.
여러가지로 봐서 더 소로우는, 스네이크를 성장시키고 모든 장애물을 넘어 결국은 자신을 쓰러뜨리게 하려 했던 더 보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은 스네이크에게 쓰러진 더 보스를 맞이하는 더 소로우.
이렇게나마 더 소로우의 '슬픔'이 겨우 진정될 수 있었을 것 같네요.
3편을 영화로 만들면 딱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