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에 받고 열흘 정도 느긋하게 플레이한 끝에 오늘 플레이타임 26시간으로 엔딩을 봤습니다.
모든 스킬 다배우고, 최강 무기 다 만들고, 모든 퀘스트 다 끝내고... 스킬 레벨 노가다 빼면 할 수 있는건 다 해봤네요.
며칠 전 초반부만 플레이해보고 올렸던 소감을 오늘 완성해봅니다.'
1. 그래픽은 잘봐줘도 보통, 엄밀히 말해 보통에서 살짝 밑도는 수준.
브랜디쉬DR도 발매 스샷을 공개하면서 지저분한 3D 그래픽으로 엄청나게 욕먹다가, 막상 직접 PSP로 플레이해보니 괜찮은 수준이어서 7도 안심했지만...
이스7의 경우 조금 더 인체비율이 자세해진 캐릭터, 브랜디쉬 DR보다 훨씬 보여줄게 많은 마을과 필드 등의 문제로 그래픽이 굉장히 거슬립니다.
특히 캐릭터의 표현에 대해선 오히려 오리진까지의 그래픽보다 훨씬 못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
단, 아예 대충만든건 절대로 아니고, 몇몇 마을과 필드에선 나름대로 '멋지다'고 느껴질 정도의 괜찮은 연출을 보여주긴 합니다. 하지만 클로즈업만 됐다 하면 나타나는 계단은 정말...
어쨌든, 그래픽쪽은 팔콤빠로서도 딱히 옹호해주고 싶은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나중에 PC로 이식된다면 적어도 쯔바이2 수준의 '화려하진 못해도 깔끔한' 그래픽으로 리뉴얼해주었으면 좋겠어요.
2. BGM은 한마디로, '멋집니다'.
개인적으로, 이스6 이후의 리메이크, 리뉴얼이 아닌 '신작'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영전6 시리즈와는 조금 길이 다르니 이쪽과의 비교는 생략합니다.)
메인 테마부터 필드, 보스전, 이벤트 등 모든 BGM이 굉장한 수준입니다.
정말 오랫만에 팔콤 '신작'에서 BGM으로 만족해보는 것 같네요.
3. 역시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전투.
3-1. 파티 시스템은 나름대로 괜찮았습니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캐릭터가 싸우는 동안 나머지 캐릭터들도 알아서 잘 싸우고, 잘 피해다닙니다.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되더군요.
스킬의 경우 플레이어가 스킬을 사용하면 비슷한 SP를 소비하는 스킬을 다른캐릭터도 따라서 씁니다.
또, 플레이어가 조종하지 않는 캐릭터에겐 피격 판정이 굉장히 관대해서 보스전 때도 거의 대미지를 입지 않습니다.
3-2. 점프가 사라지고 대신 회피가 생겼습니다.
마을 바깥 필드는 물론 안에서도 사용 가능해서 필드를 돌아다니는게 좀더 스피디해졌습니다.
일반 전투 때 치고 빠지면서도 많이 사용하지만 보스전 땐 정말로 승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성이 큽니다. 6,F,O에서의 점프 컨트롤 만큼이나 적절한 회피가 중요한 수준.
시스템 자체는 괜찮은데 점프가 사라져버린 이상 아무래도 '진보'라긴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3-3. 파티 시스템에 맞물려 공격에 상성이 생겼습니다.
공격 속성은 세가지로 캐릭터별로 정해져 있으며, 아돌의 경우는 무기에 따라 세가지 속성을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속성에 비슷한 대미지를 입는 적도 있지만, 속성에 따라 대미지가 많고 적게 들어가거나 아예 안들어가는 경우도 있으므로 파티 구성에 공격 속성을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보스는 속성과 상관없이 대미지가 들어갑니다.
3-4. 스킬 시스템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무기마다 고유의 스킬을 달고 있어서 그 무기를 장비하면 그 무기에 달린 스킬도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스킬을 반복해서 사용하면 그 스킬을 배워서 그 무기 없이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스킬엔 레벨도 있어서 계속해서 사용하다보면 그 스킬이 강화됩니다.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종류는 네개, 그리고 따로 게이지를 필요로하는 버스트 비슷한 개념의 엑스트라 스킬이 따로 있습니다.
스킬 사용엔 SP라는게 필요한데, 이건 통상 공격, 차지 공격을 쓰다보면 금방모여서 중반 이후로는 꽤나 화려하게 놀 수 있을것 같습니다.
또한 적들에게(보스 포함) 스턴 게이지가 생겼는데 스킬 공격으로 크게 채울 수 있으며 스턴 상태의 적을 공격하면 SP 게이지가 빠르게 차오릅니다.
3-5. 보스전은 정말 잘만들었습니다. 이스 시리즈 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없을 정도.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도 있겠다,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워서 정확히 어떻다고 하기가 힘든데, 어쨌든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보스전이 진행됩니다.
무엇보다도 전투를 새로 생긴 회피 시스템과 연계해서 굉장히 잘 만들어 놓은 덕분에 보스전이 훨씬 재미있어졌습니다.
체감 난이도는 일단 6보단 어렵고, 페르가나보단 쉬운 수준. 오리진과 비슷하네요.
4. 필드에서 아이템을 '채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보물 상자에서 아이템을 얻는 것과는 다르게, 필드의 광석이나 샘에서 합성에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재료 아이템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후반의 합성엔 꽤나 다양하고 많은 재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쪽도 꽤나 신경써야합니다. 특히 최강무기의 경우엔 어느정도 노가다를 필요로 하고요.
5. 스토리는 나름대로 괜찮았습니다.
누설 없다고 제목에 썼기에 따로 언급하진 않겠지만, 영전4,5,쯔바이2를 섞어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6. 퀘스트가 생겼습니다.
갯수는 총 20개로 여러 마을의 NPC로부터 받을 수 있으며 아이템을 가져다주는 것이 대부분. 그 외에 보스급 몬스터의 퇴치, 합성 퀘스트도 있습니다.
숫자도 적고, 내용도 그다지 다양하지 않아서 어설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나중에 PC판이 나오면 이부분을 좀 많이 추가해줬으면 좋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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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7... 오랜 기다린 끝에 10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서 구입했지만 후회가 없을 정도로 괜찮은 게임이었습니다.
2010년 이후로 팔콤에서 본격적으로 멀티를 뛰는걸 고려하고 있다니, 이스7도 나중에 PC판으로 좀더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다시 나오길 기대해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