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플3으로 라스트 리벨리온 3D 대충 만들어서 냈다가 대차게 말아먹은 니혼이치.
바닐라웨어만 생각하고 구입했는데 얘네 로고가 떠서 놀랐네요.
오딘 스피어는 게임 플레이 자체에 있어선 불만스러운 점이 많았지만 그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오딘 스피어 덕분에 바닐라웨어에 관심이 생겨서 기종 문제로 플레이가 불가능한 Wii의 오보로 무라마사를 제외한 나머지 두개, PSP의 프린세스 크라운과 PS2의 그림 그리모어를 구입해서 플레이 중입니다.
일단 먼저 끝장을 본 건 이 그림 그리모어네요.
스토리모드를 노멀로 한번 클리어하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11시간 정도...
스토리 진행 외에도 프리 트라이얼 25개가 더 준비되어 있긴 한데, 이걸 합쳐도 그다지 큰 볼륨은 아니로군요.
처음 선택이 가능한 난이도는 세 개(스윗, 이지, 노멀). 상위 난이도로 클리어하면 하위 난이도도 클리어한 것으로 기록이 됩니다.
노멀 기준으로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에요. 플레이하면서 게임오버를 딱 두번 봤군요.
게임 진행은 일러스트와 풀보이스 대화로 진행되는 어드벤쳐 파트와...
직접 전투를 플레이하는 프랙티스 파트로 나뉩니다.
주인공은 마법사가 되기 위해 '은빛 별의 탑'의 마법 학교에 찾아온 소녀 릴레 브라우.
릴레가 탑에 들어와 어떤 사건으로 마왕이 부활해버리거나 악마가 강림해버릴 때 까지의 5일 간을 계속해서 루프하며 각 루프에서 실마리를 찾고 마지막에 모든걸 해결하는 것이 이 게임의 스토리지요.
옆의 노인은 학교의 교장으로 정령술을 사용하는 간멜 드라스크입니다.
강력한 악마 '김레트'를 자신에게 봉인하고 있어서 매 루프마다 고생하는 캐릭터.
릴레의 방 청소 담당인 엘프 가브와 릴레 또래의 마녀인 마르가리타 프로즌.
마녀로 몰려서 화형을 당할 뻔 한 것을 간멜이 구해왔는데, 마르가리타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지요.
연금술을 사용하는 샤르틀뤼즈 선생과 교령술을 사용하는 오파넬라 선생.
샤르틀뤼즈는 원래는 멀쩡한 미남이었는데 어떤 저주로 저런 모습을 하게 됐다고 하고, 오파넬라는 그 샤르틀뤼즈를 짝사랑하는 히스테릭한 마녀지요.
흑마술을 사용하는 악마 아드보카트 선생. 진짜 이름은 메피스토펠리스.
간멜과 계약을 맺고 탑에서 교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스토리 상 아군도 적도 아닌 상당히 중립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샤르틀뤼즈 선생의 아래에서 공부 중인 바디트 발렌타인.
세번 째 루프에선 릴레와 나름대로 잘 되는듯 싶었는데...
샤르틀뤼즈가 천사의 영혼을 불어넣어 만든 궁극의 호문클루스 아마레트. '사랑'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루프에선 바디트가 릴레를 위해 희생도 하는 모습이 있어서 걔랑 잘 될줄 알았는데, 바로 다음 루프에서 아마레트를 가져가고 바디트에겐 관심하나 안주더군요.
하이람. 오파넬라의 아래에서 공부하면서 오파넬라를 좋아하는 남학생.
탑에 살고 있는 마녀의 혼령 루제.
프랙티스 파트는 콘솔 게임치곤 굉장히 특이하게 전략시뮬레이션의 형태를 띱니다.
건물의 역할을 하는 마법진에서 패밀리어를 소환해서 마나를 채집하고, 그 마나를 모아서 전투용 패밀리어를 소환해 적들과 싸우면 됩니다.
나름대로 많은 종류의 마법진과 여러가지 고유 능력을 가진 유닛들이 등장합니다만...
실제로 게임에 필요한 유닛은 각 종류별 일꾼, 보조유닛인 호문클루스와 그리말킨(고양이), 그리고 주력인 드래곤 뿐입니다.
특히 드래곤의 경우, 이동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은 있지만 체력과 공격력이 워낙 압도적이라 이 게임을 쉽게 클리어하려면 정말 드래곤으로 시작해서 드래곤으로 끝나는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아무리 많은 수의 유닛을 조합해서 보내도 드래곤 세마리보다 공격 효율이 떨어지며 방어물을 아무리 많이 지어도 드래곤 2마리보다 방어 효율이 떨어집니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놀고 싶어도 적에게 드래곤이 있다면 정면 대결로는 드래곤 없이는 어떤 수를 써도 공격도, 방어도 불가능에 가깝지요.
드래곤의 능력치를 조금만 낮췄다면 조금 더 밸런스 있고 재미있게 플레이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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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자체가 조금 짧은 감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꽤나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거짓말 안보태고 일러스트 하나에 낚여서 구입한 게임인데, 이 정도면 만족스럽네요.
다음 플레이 목표는 프린세스 크라운입니다. 바닐라웨어로 아주 끝장을 볼 생각이에요.
아무래도 횡스크롤이라 깊이있는 전략을 기대하긴 힘들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