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차티드: 새로운 모험의 시작 (Uncharted: Golden Abyss)
플레이 시기 : 2012년 9월 말 ~ 10월 초 연휴기간
너티독의 언차티드 시리즈는 2009년 2편 이후로 두말할 필요도 없는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의 간판 타이틀이 됐습니다. 그런만큼 PS VITA가 발표될 때 언차티드도 당당히 런칭 타이틀로 예정되었고 그게 이 작품이죠.
PS3판 세편과는 달리 실제 개발은 너티독이 아니라 벤드 스튜디오에서 했고 너티독이 그걸 감수하는 형식이었다고 합니다.
정식발매판 부제는 '새로운 모험의 시작'으로 '지도없는 모험의 시작'인 일본판을 따라가는데, 뭔가 저런 식상한 이름보단 그동안의 우리나라판 부제와도 맥을 맞출겸 영문명인 '황금의 심연'을 그대로 따라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튼, 제 경우 9월에 비타를 사기 전에 이미 타이틀 네 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언차티드였고, 결과적으로 비타 구입후 처음으로 클리어한 게임이 되었네요.
비타엔 기본적으로 스크린샷 기능이 있어서 플레이하는 내내 재미로 이것 저것 찍다 보니 총 277장을 찍었던데, 찍어놓고 나중에 보니 스크린샷 화질이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긴 하네요.
PS3 본 시리즈만큼의 포스가 없는건 어쩔 수 없고, 찍어둔 스크린샷만 보면 영 그저 그렇게 보이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면서 보면 그래픽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언차티드답게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정글에 밀림에 숲속 진지에 동굴에 고대 유적에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게 되는데 하나 하나 모두 보면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플레이하면서 이런건 좀 더 잘 처리할 수 없었나 하고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없는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론 굳이 이 작품이 휴대용이라는걸 감안할 필요도 없이 그 자체로도 훌륭합니다.
그 '이정도는 좀 더 잘 처리할 수 없었나'의 가장 좋은 예는 바로 불인데, 3편에서 정말 보고 있으면 황당한 수준의 엄청난 화염 묘사를 떠올리면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싶더군요-_-; 게다가 불 붙은 지형이 은근히 자주 나오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을래야 눈길이 안갈 수가 없어서 더더욱 거슬립니다.
화면이 작다보니 갓오브워 PSP 시리즈 때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가 너무 표현되서 불편한 상황도 있긴 합니다. 뭐, 나름대로 배경을 보여주고 캐릭터를 압도하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상황이긴 한데...
일단 TPS 전투 파트만 놓고 보면 PS3 시리즈와 별 차이 없이 잘 옮겨왔습니다. 45구경 디펜더, AK, FAL에 M4, SAS, 드래곤 스나이퍼 라이플, 데저트, RPG 등등 PS3 시리즈에 나오던 무기들 대부분이 그대로 나옵니다.
굳이 한마디 덧붙이자면 PSP의 피스워커 같은 작품들의 조작법과 비교해보면 비타에서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이 도입되서 얼마나 다행인지를 몸소 체험해볼 수 있다는게 의미있었달까요.
단, 근접전과 수류탄 투척은 비타의 터치 기능을 이용하게 변경되었습니다. 근접전은 여전히 암살도 존재하고, 총으로 그로기 상태로 만든 뒤 한방에 보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적과 정면으로 근접전을 벌일 경우 서너방을 주고받게 되는데 이 때 1~2회의 터치 액션이 들어가서 모두 성공시켜야만 적을 해치울 수 있습니다.
또한 3편과 마찬가지로 대인 보스전이 상황 액션으로 이루어지는데 이것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터치 조작으로 진행됩니다. 간단히, 아래에서도 언급하겠지만 모든 버튼 액션이 터치 액션으로 대체되었다고 생각하면 편하겠네요.
탐험 파트도 PS3 시리즈와 큰 차이는 없지만 정글도로 나무를 벤다던가 점프해서 절벽에 간신히 매달린다던가 무너지는 구조물에서 급히 손응 옮긴다던가 보트를 타고 노를 젓는다던가 벽이나 문을 밀어서 연다던가 하는 이런저런 상황 액션이 모두 터치로 대체되었습니다.
또한 비타의 기울임 센서도 여러가지로 쓰이는데 카메라를 회전한다거나 보는 방향을 전환한다던가 하는게 가능하며, 마지막 스크린샷처럼 외나무 다리에서 좌우 균형을 맞춰서 떨어지지 않도록 자세를 바로잡는 상황이 자주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듀얼쇼크3의 기울임 센서를 포함해 이 요소 자체를 별로 안좋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균형잡기를 제외하면 안썼습니다. 아예 꺼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되서 눕거나 기대서 플레이할 때 자꾸 카메라가 움직이는게 무척 짜증나더군요. 균형 잡기도 조금 실수하면 바로 한쪽으로 쏠려버려서 떨어져 사망이라 무지 짜증났고요.
퍼즐 역시 전후면 터치 등 비타의 여러가지 기능을 사용합니다. 사진을 찍는다던지 찢어진 지도를 맞춘다던지 석상과 석판을 움직인다던지 금고를 연다던지 탁본을 뜬다던지 녹을 지운다던지 등등 PS3 시리즈에 비해 새로운 요소가 꽤 많이 추가되었는데 내용 자체는 오히려 더 단순해졌습니다.
거의 모든 퍼즐 요소 역시 터치 드래그 조작으로 이루어지지만 카메라를 이용한건지는 몰라도 밝은 빛에 비타를 대고 있으면 숨겨진 글씨가 나타나는 퍼즐은 조금 신기했네요.
그 외에도 메뉴 조작이나 일지 호출, 무기, 보물 획득 등 유저 인터페이스 요소는 대부분 터치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전투나 탐험이나 퍼즐이나 런칭 타이틀답게 비타의 기능을 최대한 다양하게 활용해보려는 시도라는 느낌은 들지만, 솔직히 플레이하는 입장에선 그렇게 좋은 인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요소가 굳이 조작이 필요없다고 느껴지는 상황에 비타의 기능을 쓰려고 억지로 끼워맞췄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불편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카메라 조작같은 경우 실제로 게임에 방해가 되기도 하고 그러면서 퍼즐의 깊이같은건 오히려 떨어지고...
스토리는 특별할 것 없이 딱 언차티드스러운 내용입니다. 네이트가 동료인 단테와 세테 시타데스니 뭐니 하는 스페인 수도사와 관련된 유적을 탐사하다 실종된 고고학자 할아버지 때문에 모험에 뛰어든 체이스와 엮이고, 그러다보니 악당인 혁명군 장군 게로와 엮이고, 단테와 싸우고 게로와 싸우고 단테에게 배신당한 중반 이후론 설리반에게 도움 요청해서 같이 모험하고 황금의 심연을 찾고...
더 설명하거나 누설할 것도 없이 그냥저냥 무난한 스토리입니다. 볼거리라곤 이번작에서도 그렇게 많은 악당을 쏴죽이고 때려죽이는 네이트가 은근히 마음 여린 친구라는 것 정도?
뭐 딱히 기대하지도 않았고 기대할 것도 없지만 그냥 게임 하는 내내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랄까요.
다음 시스템이 어찌나 멍청하게 짜여져 있는건지 옛날 루리웹처럼 어떤게 금칙어다라는것 조차 안잡아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