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0도 나온지 10년이 된 게임이다보니까 옛날 게임 특유의 플레이어를 대놓고 엿먹이기 위한 요소들이 몇가지 존재합니다.
물론 그중 최고로 악랄한 요소는 말할 필요도 없이 성인들을 얻기 위한 초코보와 번개 피하기지만 그나마 요건 꼭 얻을 필요까진 없는 보너스 요소라고 칠 수 있고, 다크 소환수 중 가장 배치가 더러운 다크 발파레도 아론 OD가 아니면 만날 일이 없는데...
문제는 이런 것들을 다 빼놓고도 적들 중 적의 강함과 상관없이 모르고 싸우면 거의 100% 확률로 게임오버를 띄우게 되는 '모르면 죽어야죠'식 적들이 존재한다는 점.
그 중 기억나는것 셋만 뽑아봤습니다.
3위 - 신의 체내/오메가 유적의 데빌 모노리스.
스토리 진행 중 만나게 되는 일반몬스터 중엔 최고 수준의 강적으로 4만이 넘어가는 HP에 방어력도 높아서 속전속결이 힘든데다 플레이어의 공격에 '파라오의 저주'라는 독+암흑+침묵+커스의 상태이상 종합 선물세트로 반격하는 골치아픈 놈입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짜증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자기 턴이 돌아오면 높은 확률로 사용하는 '브레스'.
아군 전체에 석화 상태이상 공격을 거는 기술인데 전체 대상인데도 불구하고 석화 확률이 70%나 되는 미쳐먹은 기술이기 때문에 방어구에 석화방지 옵션 없이 이 기술을 보면 그대로 게임오버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그나마 파라오의 저주는 침묵을 걸어서 못쓰게 만들 수 있고, 딜레이 버스터가 걸리기 때문에 처음부터 얘한테 턴을 주지 말고 때려잡는게 최선입니다.
신의 체내에선 한 번에 한마리만 나오지만 오메가 유적에선 2마리가 파티를 짜서 나오기 때문에 대책이 없을땐 무조건 도망가는게 상책.
2위 - 오메가 유적의 몰볼 그레이트.
역시 이놈도 신의 체내에서 만날 수 있지만 오메가 유적으로 한정하는 이유는 오메가 유적에서는 항상 이놈이 선제공격으로 먼저 턴을 가져간다는 점.
그리고 그렇게 나온 첫 턴에 독+암흑+침묵+혼란+버서크 등 온갖 상태이상을 거는 역겨운 입김을 무조건 뿌립니다.
몰볼 그레이트 자체도 꽤나 체력이 높아서 쉽게는 안죽는데다, 파판10에서 독 때문에 매턴 들어오는 데미지는 그야말로 살인적이기 때문에 저기서 최소한 혼란과 버서크 대책을 세워두지 않으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대책은 반드시 캐릭 한명에 즉시행동 옵션을 달아줘서 이놈보다 먼저 한턴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그 캐릭으로 도발을 걸어서 역겨운 입김을 못쓰게 만들거나 줄행랑을 치는 것.
그나마 보너스 던젼인 오메가 던젼에서만 주의하면 되기에 스토리만 진행할거면 그렇게 큰 위협은 아닙니다.
1위 - 유우나 레스카.
스토리상 만나게되는 자나르칸드의 보스로 보스전은 총 3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단계부터는 헬 바이터란 기술로 아군 모두를 좀비 상태로 만들어버려서 아군의 회복 수단을 차단하고 자신도 회복마법으로 공격해오기 시작합니다.
회복 공격 외엔 딱히 데미지가 위협적으로 들어오는 것도 없고, 여기까지는 시모어 종이체도 사용하는 패턴이라 방어구로 좀비 대책을 세우거나 회복을 시켜줘서 편하게 싸울 수 있을 것 같지만...
3단계로 넘어가자마자 아군 전체를 100% 확률로 즉사시키는 오버데스를 사용합니다ㅡㅡ;
모르는 상황에선 2단계에서 미처 좀비 상태를 못풀어주고 남겨둔 아군이 있거나 하지 않는 이상 무조건 전멸합니다.
그리고 전멸하고 나면 이벤트 스킵도 안되는 보스전 직전의 긴 이벤트를 다 보고 다시 처음부터 3단계까지 체력을 깎아야하는 불상사를 겪게 되죠.
파판10은 개인적으로 JRPG중 최고로 좋아하는 게임이긴 한데, 확실히 옛날 게임답게 편의성도 떨어지고, 무엇보다도 대놓고 플레이어를 엿먹이려고 만든 요소들이 숨어있는게 그렇게 친절한 게임은 아니었죠.
그나마 파판 시리즈에선 사실상 10을 마지막으로 이런 함정식 요소는 최소한 스토리만 진행하는 플레이 수준에선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