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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킹덤하츠 영어판 마스터 제아노트를 연기한 세 명의 배우들 (0) 2020/01/29 AM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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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하츠 시리즈에서 마스터 제아노트가 처음 등장한 작품은 2010년 발매된 버스 바이 슬립이었습니다.


사실상 이 시점에서 이미 시리즈의 최종보스가 될 것이라고 다들 예상하던 캐릭터였고, 2019년 발매된 킹덤하츠 3에서 정말로 최종보스로 등장해 어둠의 탐구자 편의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이 캐릭터가 처음 등장하고도 10년동안 시리즈가 전개되면서 영어판과 일어판 모두 캐릭터를 담당했던 배우들이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영어판쪽은 두번이나요. 결국 일본판 2명, 영어판 3명 해서 총 5명의 배우가 마스터 제아노트를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이 중 제가 게임을 하며 직접 접한건 영어쪽이기 때문에 이 글에선 영어쪽 성우들에 대해서만 다루겠습니다.






영어판에서 처음 마스터 제아노트 역을 맡은 배우는 레너드 니모이(Leonard Nimoy)로, 버스 바이 슬립(2010)과 드림 드랍 디스턴스(2012) 두 작품을 담당했습니다.


이 배우가 연기한 가장 유명한 캐릭터는 미국의 대표적인 SF 드라마인 스타 트렉 시리즈의 스팍이라는 캐릭터입니다. 스타 트렉 시리즈가 50년이 넘게 이어져온 장수 드라마인만큼 레너드 니모이도 1966년부터 2013년까지 이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레너드 니모이의 제아노트 연기는 굉장히 탁하고 사악하게 들리면서도 한편으론 굉장히 깊은 느낌입니다.


후임들은 물론이고 다른 악역 성우들과 비교해도 굉장히 독특한 목소리였다 싶은데, 듣기 불편하면서도 뭔가 중독성있고, 평소엔 고집센 노인네처럼 들리다가도 테라를 꼬실 땐 저 깊은 느낌 덕분에 진정성이 느껴지고, 마지막에 정체를 밝히고 나선 사악함이 폭발하는 등 제아노트의 캐릭터에 굉장히 잘 들어맞는 연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배우의 연기도 훌륭했고, 시리즈 팬들이 처음 접한 것도 이 제아노트인데다, 스토리 상 보여준 캐릭터의 모습도 첫 작품인 BBS가 가장 인상깊었던 만큼 대부분의 팬들이 레너드 니모이의 제아노트를 최고로 칩니다.


하지만 레너드 니모이는 시리즈의 마지막을 못보고 2015년에 83세로 세상을 떠나면서 3편에선 성우가 바뀌게 되죠.






킹덤하츠 3(2019)의 마스터 제아노트는 루트거 하우어(Rutger Hauer)가 담당했습니다.


이 배우의 대표적인 배역은 SF 고전 명작 블레이드 러너에서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주인공 릭 데커드와 대립하는 안드로이드 로이 베티입니다.


캐릭터의 명언이자 유언인 '빗속의 눈물처럼'을 직접 썼고 모두가 감탄했다는 유명한 일화의 주인공이죠.


개인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SF 영화라서 이 배우가 제아노트를 연기했다는 걸 알게 되니 뭔가 반갑고 좋더군요ㅋㅋ





근데 루트거 하우어의 제아노트 연기는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


왜냐하면 전임자인 레너드 니모이의 제아노트 연기 스타일과 조금도 닮지 않았거든요. 정말 비슷하게 연기하려는 최소한의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싶을 정도로요ㅋㅋㅋ


루트거 하우어의 제아노트는 굉장히 침착하고 잔잔한 느낌입니다. 목소리만 놓고 보면 레너드 니모이의 연기에 비해 훨씬 듣기 편하죠ㅋㅋ 다만 레너드 니모이의 연기쪽 평가가 워낙 좋았는데 그 스타일을 완전히 버려버렸고, 연기 자체도 독특한 맛이 사라지고 뭔가 좀 평이한 느낌이 되어서 좋아하지 않는 팬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아노트의 캐릭터도 3에 와서 뭔가 '덜 사악해진' 느낌이라 3의 제아노트만 놓고 보면 그럭저럭 잘 어울린다 싶은데, 일본판 쪽의 오오츠카 아키오가 전임자이자 아버지인 오오츠카 치카오의 연기와 거의 비슷하게 연기한걸 보면 제작진의 의도는 아니었을 것 같네요ㅋㅋ


하지만 루트거 하우어도 2019년 7월에 75세로 세상을 떠나면서 3편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DLC인 리마인드에서 다시 한번 성우가 바뀝니다.






킹덤하츠 3 리마인드(2020)의 마스터 제아노트는 크리스토퍼 로이드(Christopher Lloyd)가 담당했습니다.


이 배우의 대표적인 배역은 마찬가지로 고전 명작 SF 영화 백 투더 퓨처의 브라운 박사님입니다ㅋㅋ


제아노트가 시간을 넘나드는걸 생각하면 선역과 악역의 차이만 빼곤 가장 어울리는 배우가 아닐까 싶네요ㅋㅋㅋㅋ





크리스토퍼 로이드의 제아노트 연기는 루트거 하우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초대 제아노트 레너드 니모이와 더 비슷한 느낌입니다. 탁함과 사악함이 살짝 덜한 제아노트랄까요ㅋㅋ


리마인드의 이벤트씬은 본편과 겹치는 장면이 많은데, 완전히 겹치는 장면도 새로 녹음해서 원판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배우의 제아노트 연기를 하나로 묶은 영상입니다.


제작진의 의도된 선택인지 배우 세분 대표작이 모두 SF 장르네요.


한때 제가 가장 좋아했던 시리즈의 마지막 보스를 더 인상깊게 만들어준 레너드 니모이와 루트거 하우어, 두 명배우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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