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초 학교를 졸업하고 자주 놀러다니던 절친의 화실을 들렀고
작화가 형이 1년가까이 스토리가 없어서 놀고 있길래 말을 던져보았지
'형 내가 XX(절친) 줄려고 만들던 스토리 있는데 그거 해볼래요?'
사실 그 스토리는 중학교 3학년 당시 손X준씨의 데뷔소식을 듣고 우리도 데뷔해볼까 하면서
시놉만 짜놨던 녀석이었다.
미끼를 던지자 덥썩 물어버린 작화가형...이형은 그림에 있어서는 당시 잡지사에서도
알아주는 양반이라 그 덕분에 나도 어렵지 않게 스토리작가로 만화판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녀석입니다)
어느정도 인기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자랑같지만 2003년 이후에 데뷔한 신인중에서 단행본 9권이상을 낸 작가는 내 기억에 딱 세팀뿐이니까...
(뭐 그림작가가 먼저 데뷔했으니 신인이 아니라면 아닐수도 있겠다)
9권쯤에서 끝내라고 하는 바람에 신인이다 보니 더 끌어서 10권채울생각은 못하고(단행본은 10권이상 채우면
추후 들어오는 수입의 단위가 달라진다더군요) 바로 끝냈다가 루리웹에서 소드마스터 소리들으며 까임..ㅜㅜ
근데 이때 얼마 벌었는지 앎?
주간연재일때 16페이지 연재인데 페이지당 1.1천원받음
월 64페이지니 월수입 70만원정도. (단행본 10주에 한권나오는데 인세 100만원정도 받음)
격주간연재일때 24페이지 연재인데 페이지당 1.1천원받음
월 48페이지니 월수입 50만원정도 (단행본 4달에 한권나오는데 인세 80만원정도 받음)
뭐 좋아서 하는짓이니 돈이 중요한건 아니지만..그래도 먹고살만큼은 벌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전작이 9권정도 연재했고 인기도 그럭저럭 있었으니 출판사에 고료인상을 요구해보았다.
돌아온 대답은 '안됩니다'
시브럴....
때마침 학X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다.
대구에서 서울까지 4시간 걸려서 출판사를 찾아갔다.
'원고료는 얼마나 올려줘요?'
'음....작화, 스토리 각 페이지당 1000원 올려드릴게요'
이런 시브럴....내가 회당 16000원 올려받을려고 기존 출판사 배신하겠냐....하고 다시 원래 출판사로 돌아감.
(이때 첩보를 입수한 기자가 화들짝 놀라 작화가 원고료 올려줄테니 다른출판사 가지마시라고 하길래
그형 원고료를 두배정도 올릴수 있게 교섭해뒀지만 작가형의 병크덕분에 실패..으허허...)
그뒤로 가져간 스토리 좋다면 신인작가에게 토스해서 원고 나오길 기다렸는데...
5개월후 신인작가(아는 동생이었습니다) 왈 "형...형꺼 안하고 있는거 아시죠?"
"으잉? 이건 또 뭔 신박한 개소리여?"
알고보니 원고속도가 안나자 신인작가와 담당기자 둘이서 다른 원고하는걸로 결정보고 나한테는 전달안해준거임...ㅡ.ㅡ
서로가 나한테 전달할줄 알았나봄...나혼자 중간에서 병신되었지만 뭐...그럴수도 있지했음.
근데 약 6개월후에 신인작가 녀석이 '형 저번에 하던 스토리 원고 다시하면안되요...'라는 요청은
날 학습만화판에 뛰어들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 슬라정만큼은 아니지만 재수없는 나의 만화판 이야기를 써볼까 했는데
그냥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뒷이야기는 조금있다가....
과거 출판만화시절의 고생하신 작가님들도 대여점등으로 만화시장이 폭격 맞을때 대여점을 욕하면 욕했지 대여점을 이용하던 독자를 욕한적은 없는데 웹툰 1세대 들이 고생고생하며 지금의 웹툰시장을 만들었더니 일종의 철밥통이 되어 고생을 해본적이 있을까 싶은 현세대 웹툰작가들이 독자를 욕하는 작금의 사태......
아무튼 고생하는 사람 따로 있고 똥싸는 사람 따로있는 현 실태가 매우 안타까워요.
쓰신글에 안 맞는 내용의 리플이라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