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아이디는 기계에 대한 공생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그는 기술에 대한 생각을 세 가지 관계로 묘사한다. 우선, 인간은 기계를 사용할 때 그 기계를 통하여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맨몸으로 경험하는 완전히 투명한 관계와는 다른, 부분적 투명의 관계인 것이다. 이러한 기계를 통한 경험은 필연적으로 확장과 축소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망원경을 이용하여 맨 눈으로 보지 못했던 달과 행성을 볼 수 있다는 점은 확장이지만, 실제로 보는 것과는 다른 차이, 즉 축소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은 기계가 경험의 대상으로서 타인이 되는 관계이다. 복잡한 기계일수록 기술이 하나의 타인, 타자로서 전자적 정보를 전문가에 의해 해석하여야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배경적 관계이다. 사회가 점점 복잡하게 기술화됨에 따라 기계가 숨을 쉴 수 있는 공기 같은 특성을 띄게 된다. 인간의 일상 속에서 기술과는 떨어질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생활하게 함으로써 기계의 내부 속에 있게 된다. 이것이 곧 기술권이다. 그는 기술이 인간의 의미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기술적 인간은 이전의 인간상과는 다르다고 보았다. 우리가 인식하든 하지 못하든 간에, 기술의 사용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면 우리는 이제 우리 자신만으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술과 더불어서야만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기술적 인간이 된다는 것이다. 아이디는 이러한 인간과 기술 간의 상호 작용을 공생적 통일성이라고 부른다. 기계의 사용은 인간에게 잠재적인 위험성이 있지만, 동시에 공생적 통일성을 통하여 인간적 가능성을 확대시키고, 인간의 고유함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해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생적 통일성의 관점은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가운데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기계가 인간의 필요한 영역에 개입하면서 인간을 닮아가게 되고, 인간도 스스로 기계적 인간으로 변해간다는 면에서 인간의 기계화와 기계의 인간화의 특징을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기계와 인간이 공생하는 가운데 인간 자신의 변화를 자각할 수 있다면 기계와 관련된 부정적 사회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유익하긴 하지만 복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