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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괴담] 엘레베이터...7층. (6) 2014/08/20 PM 12:00




재미는 별로 없습니다만, 상황을 상상하면서 읽어주세요.

음..

저는 다니던 대학 때려치고 몇 년 후에 전문대를 다시 들어가서 나잇빨을 이용한 장학금과 냄새와 알바로

등록금과 용돈을 충당하며 나름 잘 지내던적이 있습니다.

당시 동네에서 감자탕/해장국 배달 알바를 뛰었었는데요..

저희 지역에 지은지 꽤나 오래된 한 동 짜리 청천아파트라는 곳에 배달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 때가 밤 9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었습니다. 907호 였구요. 해장국 두 개였습니다.

별 생각없이 배달박스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서서 △버튼을 누르고 층수 액정을 봤습니다.

7층에서 내려오네요.

별 생각없이 타서는 9층을 눌렀습니다. 문이 닫히고 올라갑니다.

7층에서 정지하네요?

문이 열리고... 아무도 타지도 않고 아무도 없었습니다. 불꺼져서 그냥 깜깜했습니다.
문이 닫히고 9층으로 올라갑니다.

뭐 그러려니 누가 장난친거려니 무시했습니다. 무사히 907호에 도착해서 배달을 마치고 돈을 받아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9층 엘리베이터 앞에 가서 ▽버튼을 누르고 액정을 봤더니 7층에서 올라옵니다?

어이씨 이거 기분 좀 그러네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내려가려면 그냥 타야지.

타서 1층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 중앙에 아무 생각없이 서 있었습니다.

문이 닫히고

내려갑니다.

7층에서 또 섭니다.

문이 열립니다..

그냥 깜깜합니다. 기분은 싸하게 변했습니다...

다시 문이 닫힙니다.

그래.. 누가 눌렀다가 급하게 뭐 가지러 들어간거겠지...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안도하는 중에

마치 ◀▶버튼을 누른것 처럼 엘레베이터가 바로 다시 열리는 겁니다..

엘리베이터 밖은 그냥 깜깜하고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그 때 부터 미동하기 힘들정도로 무서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내릴까 말까 하는 생각을 끝없이 고민했지만 발이 떨어질 생각을 안했죠...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한 1분 정도...엘레베이터가 열린 상태로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있다...또 닫힙니다.

한데, 엘리베이터는 안내려갑니다.

그냥 그대로 정지해 있었습니다.

1층 버튼은 분명 눌려 있었습니다.

버튼판넬을 보니 왠 램프에 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만원'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서는 눈만 동그랗게 뜨고 바들바들 거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바닥에 배달박스를 내려놓고 엘리베이터 오른쪽 뒷 구석쪽으로 가서 몸을 쿡 박고

핸드폰을 꺼내서 그냥 화면만 쳐다보며 가마안-히 있었습니다.

무슨 생각이였는지..그냥 뭐랄까...

지금 이 상황은 아무 일도 아니다라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게끔;;?

그렇게 1분 조금 더 지나서 문이 열립니다.

또 한참 문이 안닫힙니다.

문이 다시 닫힙니다.

눈알만 굴려서 버튼판넬을 흘낏 봤더니 '만원' 램프에 불이 꺼졌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갑니다.

1층까지 도착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도착 했습니다..

문이 열리고 1층 입구 계단이 보였습니다.

배달박스를 냅다 밖으로 걷어차고 미친듯이 밖으로 튀어나가

한 11개 쯤 되는 계단을 그냥 날듯이 뛰어내려가 경비아저씨를 찾았습니다.

경비아저씨는 멀지 않은 곳 화단 근처에 서 계셨습니다.

미친놈 취급 당하지 않으려고 숨을 고르고 터벅터벅 걸어가서 조곤조곤히 얘기 했습니다.

"아저씨, 엘리베이터에 이상이 있나봐요. 7층에서 계속 서있더라구요.
방금 타고 내려오는데 만원 램프에 불도 들어오고, 몇 분 동안
7층에 서서 갇혀있다가 이제 내려왔네요. 점검 한 번 받아봐야 할 것 같아요."

경비아저씨가 말씀하셨습니다.

"점검 받은지 얼마 안됐는데... 간혹 엘리베이터가 서버린다고 주민신고가 들어오긴 하는데
이상은 없다고 하던데.. 근데 총각 이런거 어디 다른데 가서 말하지 말어."

라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파트 값 떨어질까봐 그런것 같네요.

아무튼 그렇게 얼떨떨하고 오싹한 배달을 마치고 가게 들어가서 일 하다 퇴근하고

자고 학교가고 여차저차 하며 자연스레 그 일을 잊은체 지냈습니다..

그리고 그 때 그릇은 제가 안찾아와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몇 일이 지나고 갑자기 그 일이 생각나서 사장님께

그 아파트 배달갔다가 요래조래 그런 일이 있었어요- 라고 얘기를 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이 그러십니다.

"그 아파트에서 사는 한가족 중에 두 명이 뛰어내려서 자살했다던데, 그래서 그러나..."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냥 문뜩 그 때 일이 생각나서 재미없는 글 몇글자 끄적여봤습니다..

여하튼 그 알바시절 겪었던 엘레베이터에 안좋은 추억으로 인해

지금도 밤에는 엘레베이터 타기가 조금 무섭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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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나게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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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 놓이면 레알 지릴듯...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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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산통깨는거같기도 한데.. (승강기관련 글만보면 예전 직업병이..)
전직 엘리베이터 수리기사의 의견을 내보자면 저런 고장 생각보다 많습니다.
구형 승강기 기종은 해당층 외부 인디케이터기판이나 호출버튼기판등에 불량이 나서
저런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저고장이 골치아팠던게 맨날 현상이 나타나면 쉬운데 났다안났다 그렇기 때문에 잡기가 어려웠던거죠
(기사가 도착하면 증상이 안나타나서)
사람몇명 타지도 않았는데 만원표시나고 문다시열리고하는건
승강기하단부 오버로드스위치간격조정이 제대로 안되서인데.. 이것도 노후기종에서 자주일어나는 고장입니다.
글에서도 '오래된아파트'라는 글을 보니 제 추측이 거의 맞을거라고 확신합니다.

유키카제 파네토네    친구신청

엌 ㅋㅋㅋ

미칭개비    친구신청

근데 2명인데 왜 만원....

에르에르흐아앍    친구신청

체중이 꽤 많으신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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