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헨켄 함장과 에마 커플(?)
헨켄은 함장치고는 꽤 성격도 수더분한 느낌에
적당히 무게감있는 인물로 그려지고
에마는 할말은 똑부러지게 말하고
자기고집이 있는 여성으로 그려지는데
재밌는 건
요 함장이 외모도 그렇고
하는짓도 그렇고
모쏠인 티가 폴폴 나는데다가
여자 앞에서는 쑥맥인지라
에마에게 호감이 있으면서도
제대로 말하기보다는 어버버 하는 것이
조금 속 터지기도 하고 조금 귀엽기도 하고 그러함
에마는 그런 함장의 마음을
어렴풋이 알고 있고
인간적으로 싫어하진 않으나
다소 부담스러운것도 사실...
덕분에 헨켄 딴에는 굉장히 용기내어
밥 같이 먹겠냐고 슬쩍 떠보았지만
철벽녀 에마에게는 어림도 없다
(부하들의 비웃음은 덤)
본인이 전해줄 용기는 안 나서
다른 이의 도움을 빌리기도 하고
여자한테 한눈 팔다가
직장상사에게 걸려서 혼나기도 하지만
핸켄의 마음이 부담스럽기는 해도
그 순수함이 싫지는 않았던 터라
내심 그녀의 마음도 조금씩 열릴 무렵
(그런 와중에 작전에 참가하면
불임의 위험이 있지 않겠냐 했다가
지가 생각해도 멘트가 오바였다 싶어
ㅈㄴ 얼빠진 표정으로 생각중인 헨켄)
그렇게 또 하나의
연인이 탄생하나 싶었다
에마가 타고 있는 mk2가 위험에 처하자
함장으로서 역할과 사랑 중에 고민하다
부하들의 푸시에 힘입어
용기내어 그녀를 구하러 갔지만
헨켄에게서 느껴지는 진심은
에마에게도 고스란히 닿는다
(자세히 보면 눈물흘리고 있다)
그리고...
에마를 지켜주려다가
폭발의 위험에 놓인 전함
작전을 뒤로하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귀중한 전력인 전함마저 희생하게 되고
헨켄 함장은 전함의 틈새에
빨려든 상태로 끼어
그녀를 애타게 부르다가
에마가 무사한 것을 바라보고
(사실 에마도 무사한것은 아니었지만)
조용히 숨을 거둔다
심지가 곧고 맨탈이 강한 그녀도
함장과 크루들의 죽음을 목격한 후
이미 상태가 좋지 못한
카미유 앞에서 정신줄을 놓아버린다
이미 상태가 갈데까지 간 카미유는
갈데까지 간 방법으로
마치 삶을 포기하려는듯이
겨우 에마의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든다
겨우 멘탈이 다시 돌아온 에마
그러나 사실 에마의 부상도
아주 심각한 상태였고
Z건담에는 사람의 생명을 빨아들여
강한 힘을 낼수 있으니
자신의 생명을 가져가라고 말한다
그리고 카미유 품에서
헨켄 함장 곁으로 떠나는 에마
더 이상 기댈곳 없는 카미유에겐
따뜻한 품과 위로가 필요했을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에마의 유언은
카미유를 더욱 더 전장의 한복판으로
밀어넣는 기폭제가 되어버렸고
Z건담에서 가장 안타깝고
쓸쓸한 미소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 애틋한 커플의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보통은 Z건담에서
카미유가 폐인이 되는 마지막 장면에
다들 비극의 포커스를 많이 맞추지만
본인은 해당 장면과
그 장면을 위해 쌓아올려진
두 사람의 애정의 빌드업이
본작의 비극성을 가장 극대화했다고 생각함...
카미유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개인 한사람에겐 도무지 일어나기 힘든
악재와 악운이 잔뜩 겹친 결과지만
헨켄과 에마 이야기는 픽션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을법한 이야기였으므로
흔치않은 두 사람의
미소를 보여주며 마무리
카미유에 대한 제리드의 원한 어린 단말마를 집어삼켜 버리죠
사랑과 헌신만이 원한을 감싸 승화시킬 수 있다는걸 보여 주기라도 하려는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