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짤로 스타트를 끊을지 몰라서
시무룩한 리우씨로 대체)
추석당일이 막 지난
따끈따끈한 시점이라 그런지
넘쳐나는 음식물 쓰레기와
음식물 통 주변을 서성거리는
앞마당 김고양이와 뒷동네 박고양이가
서로의 나와바리를 주장하며
멱살잡고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하루일과를 시작할 무렵에
관리실로부터
어느 세대인지는 모르겠지만
아파트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ㅅX... 올게 왔구만 하면서
피곤한 하루가 될 것을 예감하던 찰나
관리실 : 확진자 입주민이 헬스장 이용하셨답니다
헬스장 이용하셨답니다
헬스장 이용하셨답니다
허미 쉬퍼헐...
조... 조옷대따...
관리실 : 입주민들한테 잘 설명하셔서
헬스장이나 골프장 이용못하게 하시고
안에 아직 계신분들한테는 나오라고 하십시오
저기... 그...
입주민분들한테 설명할때는
그럼 뭐라고 말할까......요?
관리실 : 친철하게 설명하되,
거짓말은 하지말고 말씀해주세요
입단속을 잘... 하시라는 얘기겠죠...?
어려운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남편놈은
무작정 입주민들을 시설 내부에서
나가야한다며 내보내기 시작했는데
입주민들의 반응이
하나같이 예술이다
저기... 어... 음...
입주민분들...
보건소로부터... 공용시설 폐쇄명령이 내려와서
죄송하지만... 현 시간부터 헬스장과... 골프장은
이용하실수가 없습니다...
협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번째 입주민의 반응
- 나 방금 왔는데 30분만 있다가
폐쇄하면 안될까? 조금만 하게 해주라
...네?
두번째 입주민의 반응
- 에이~ 그러지말고~
한번만 봐주세요~
내가 경비 아저씨랑 본 세월이 얼만데~ ♥
(저 여기서 일한지 두달 됐는데요)
세번째 입주민
- 나가라고? 지금?
싫은데? 안나가면 우짤낀데?
(우짜긴요... 코로나 걸려 뒤지십쇼...)
이젠 두려울 지경인 다음 입주민의 반응
- 그... 쓰읍... 허......
폐쇄를... 꼭 해야겠나?
하지 말지???
(끝나기를 바라는 남편놈의 모습)
미쳐가는 군중 사이에서도
단연 군계일학이었던 마지막 입주민
- 내가 생각해봤는데 말이여 경비양반,
댁들도 입장이 있고 나도 아쉬운 입장이잖음?
어? 드디어 말이 통하는 입주민이 나오셨네~
아유 그럼요~ 그맘 다 이해합니다~
내가 경비양반들 수고를 덜어줄것이여...
힘들게 고생할 필요가 없다니깐?
내가 우리 마누라는
바로 집에 보낼테니까
난 계속 여기서
골프치게 좀 해줘~
댁들은 일한 티 나고
나는 아쉬울 거 없고(?)
이러면 둘다(?)
WinWin이잖아!
(방역수칙을 위반하기 위해 아내를 파는 상남자의 클라스)
번외
관리실 : 늬예늬예~ 관리실인데여
안내문 좀 부착해야하니
관리실 오셔서 받아가십시오~
예예...
부르시면 가야합죠 늬예...
헷갈리지 말고 잘 들으세요~
이 안내문은 헬스장과 골프장, 독서실같은
공용시설에 부착하실 건데요~
헬스장 안내문은 헬스장에
골프장 안내문은 골프장에
독서실 안내문은 독서실에
부착해주시면 됩니다
다 외우셨습니까?
...외울게 있나요?
당연한 거 아닌가요?
관리실 : 이해못하셨어요?
다시 설명드릴게요~
헬스장 안내문은 헬스장에
골프장 안내문은 골프장에
독서실 안내문은 독서실에
부착해주시면 된다구요~
...혹시 제가 모르는
농담같은 건가요???
아이 참!
그러니까 잘 들으시라고 했잖아요!
다시 설명드릴게요~
헬스장 안내문은 헬스장에~
골프장 안내문은 골프장에~
독서실 안내문은 독서실에~
허리나 배꼽같은 높이 말고
눈높이에 맞춰서 부착하시면 됩니다~
그게 바로... 눈높이니까요
(환장의 하루)
지저스크라이스트츄푸덕남편데시타
아, 지저스님도 코로나 조심히 일하세요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