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맞지않고못사는츄푸덕남편놈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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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깊이] 삶,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깊이란 - 5장 (0) 2014/12/30 AM 02:42
사람들과 엮이지 않으니 되려 편안하다.
집에서 가족들이 내게 뭐라고 떠들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누군가 날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봐도
난 오롯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한다.
내가 세상에 눈을 돌리지 않으니 세상도 내게
눈을 돌리려 하지 않는다. 공기가 가볍다. 너무나 좋다.

...라고 믿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도무지 견딜수가 없었다.
스트레스가 심하고 울적할 때는 이따금씩
자해를 하고 나면 나아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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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시골로 도망치듯 떠나온 지 어언 3년,
아버지는 일찍이 다른 분을 만나서 교제를 하고 있다.
이따금씩 집에도 찾아와 살림을 도와주시는 등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친절한 편이라
딱히 거부감이 드는 것은 없지만 그냥 그 뿐이다.

형은 과거의 천재성을 발휘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이것저것 잡동사니를 모으는 데 심취해 있다.
별로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사람대하는 것도
영 되먹지 못한 놈인지라 현재는 나도
그저그런 인간쓰레기 취급하며 지내고 있다.

아버지가 만나는 분께선 자제가 2명인데
한명은 누나고 나보다 한살 위이면서
빠른 생일이라 형과 나 사이에 어중간한 위치에 있다.
다른 한명은 나보다 6살 어린 남자아이인데
낮을 많이 가리는 것 같다.
어차피 나와는 상관없는 인간들. 신경쓰지 않는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 버스가 잠시 대기하던 찰나에
창가 너머로 그 누나의 모습이 보인다.
혼자서 여러 사람과 싸우고 있었다.
제법 예쁘게 생긴 편이라 싸우지 않더라도
그냥 잘 넘어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인생에 타협따위는 없는 사람인가 보다 싶었다.
왠지 모르게 그 장면을 넊 놓고 바라보았다.
혼자서도 기 죽지 않고 당당히 덤비는 모습이
마치 자신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불길속에 뛰어드는 나비같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서 잠들 때 이상하게 그 모습이 아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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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기숙사에서 지내게 되었다.
이전보다는 사람보다 필요없는 대화도 많이 하고
대인관계도 넓어졌으나
솔직하게 터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듯 했다.

대학교에 온 후로 여러 여자들을 거쳤으나
마음주며 만난 여자는 없었다.
아니, 만나고는 싶었으나 왠지 모르게
오래전 버스에서 본 모습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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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마음이 조금 맞을 것 같은 여자를 만났다.
업소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그리 게의치 않았다.
나라고 뭐 존나 떳떳하게 살지는 않았으니까.


그러나 심각한 우울증을 가지고 있고
철 없던 시절에 낳은 딸이 있다는 얘길 듣고 나니
아무리 그녀가 내 맘을 잘 이해해주는 좋은 여자라고 한들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매일 운다. 그녀가 울면 나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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