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맞지않고못사는츄푸덕남편놈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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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깊이] 삶,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깊이란 - 6장 (0) 2014/12/30 AM 02:48
아는 형님을 따라 흥신소란 곳에 알바를 하러 갔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치 아무렇지 않다는 듯 심한 허세를 부렸다.
소득은 제법 짭짤했다. 번 돈의 대부분은
여자친구가 마구 쓴 사채빚을 갚는데에 썼다.

애초에 돈보다 일이 재미있었던 지라
나는 학교도 가지 않고 일을 하러 다녔다.
특히 일수라는 일은 약간 긴장이 되면서도
사람들을 겁주는 것이 무척이나 기분 좋았다.
내가 저 사람들보다 윗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다.
왜 나는 이런 많은 일들을 접하지 않고 살았던걸까

근데 가끔 같은 과 동기들에게 연락이 온다.
왜 강의에 나오지 않는 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몇번 받다가 그냥 귀찮아서 무시해버렸다.
뭐하러 내 걱정따위를 하는 건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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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유난히도 기분이 알싸했다.
조금 지각하긴 했지만 일을 하러 나갔다.
찾아간 집에서 왠지 모르게 낮익은 얼굴이 보인다.
눈이 마주쳤을 때 나를 알아보았는지
유심히 바라보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돌렸다.
하룻밤 같이 보냈던 여자인가? 아니다.
찬찬히 기억을 더듬어 본다.

이리저리 눈을 굴려보며 생각하다가
불안한 듯 떨고 있는 손에 눈길이 머물렀다가
손목의 문신을 보고 그제야 기억이 났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의 누나였다.
그것도 아주 오래 알고 지냈던...

난 애써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
갑자기 몸이 좋지 않다고 말하고서는 집을 나왔다.
기분이 이상했다. 뒤끝이 찝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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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으로 돌아오니 어김없이
여자친구가 또 질질짜면서 날 기다리고 있다.
이제 슬슬 짜증이 난다. 받아주는 것도 지쳤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의 정리를 해야하지 않을까
내심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였는데 마침 잘 된거라 생각했다.
울음이 그치고 난 뒤에 차분하게
우리 만남을 조금 생각해보자고 말하고선
애써 붙잡으려는 손을 뿌리치고 밖으로 나왔다.

혼자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저 년한테 돈 쓴다고 다 쏟아붓고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았다. 오죽하면 찜질방 가기도 아까웠다.
그저 마음 맞는 사람들 속에서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왜 나는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걸까

집으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난 길거리를 계속 며칠 째 방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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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교수한테 대들었다가 학점 F맞고
재적처리 당하게 생겼다.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어차피 적성에도 맞지 않았고
그냥 학교를 제 발로 나오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자꾸 주변에 동기들이 왜 안나오냐고 다그친다.
왜 자꾸 어줍잖게 걱정하는 척을 하는 걸까
다 싸잡아서 죽여버리고 싶다.

흥신소에도 더 이상 나가지 않게 되었다.
형님들이 해코지할까봐 무서웠지만
그냥 잠수타고 연락 씹고서
여기저기 몰래 잘 숨어서 다녔다.

학교도 다니는 둥 마는 둥 등록금만 날려먹고
일도 하는 둥 마는 둥 때려치운 마당에
그나마 걱정한다고 챙겨주던 동기들 전화도
이제는 오지 않는다.

내 밑바닥 인생이 그렇지 뭐
위안이 되지 않는 위로를 스스로에게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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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여자친구의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정신과 폐쇠병동에 입원중이라는 소식을 듣게 된 건
불과 얼마 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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