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맞지않고못사는츄푸덕남편놈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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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깊이] 삶,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깊이란 - 종장 (0) 2015/01/02 PM 02:41
정신을 차렸을 때는 눈 앞에
나의 생모와 마주하고 있었다.
힘 없이 쓰러져 있던 나를 그녀가 발견하고
구급차를 불러 이송하려던 참이었다.

여행하는 동안에 온 몸이 햇볕에 타서
화상을 입은 몰골이라 처음엔 몰랐던 듯 하나
이내 내가 아들이라는 걸 알고 나의 이름을 불렀다.
나는 이런 나의 모습이 부끄럽지 않느냐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이 어미가 아들을 몰라뵌것이 더욱 부끄럽다 말하였다.
가슴이 미어터질듯이 크게 뛰었다.
그러나 다시 이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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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동안 병실에 머무는 사이
오랜세월 마주하지 못했던 모자간의
감격의 재회가 이뤄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얼마 후 기력을 회복한 후에
나는 다시 서울로 떠날 채비를 하였다.
낳아준 어머니께 이별을 고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다음
그간 있었던 일을 아버지께 자초지종 말씀드렸다.



어떤 순간에도 유쾌한 모습을 보이던지
버럭 화를 내던지, 말을 잃은 적이 없었던 아버지께선 말씀이 없으셨다.
가족간의 정과 사랑을 느낄 수 없었던, 아니
느끼려 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그 당시
아버지의 심경이 어떠했을 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나는 또다시 몇날 몇일을 폐인처럼 지냈다.

이후에 가족들과 몇 차례의 다툼이 있었다.
하루는 아버지께 심하게 대들었던 날
먼저 사과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말하려 했으나
일찍 침소에 드시는 아버지께 아무 말씀도 드리지 못했다.

밤새 내내 잠이 오질 않았다.
아침에는 기필고 말씀 드리리라 다짐했으나
이내 졸음이 오는 바람에 잠들어버렸고
나는 꿈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마저 나의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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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수 년동안 거듭 방황과 개심을 반복해오다
나는 내 자신조차 나를 알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확신에 가까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런 내 모습을 가족들은 곁에서 지켜보며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병원에 다녀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정신분열' 이란 병을 진단받게 되었다.
아주 오랫동안 진행되어왔던 병이었고
그 동안 내가 보였던 일례의 행동들은
병에 따른 이상행동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루 아침에 나약하고도 아픈 나의 일생이
정신분열 미치광이의 일생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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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아침에 힘 없이 일어나
세면대의 거울을 바라본다.
분명 당장이라도 울듯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우울함만을 가진
그런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울것만 같았던 표정은 확신에 찬 미소로 바뀐다.

그 순간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일전에는 느낄 수 없던
색다른 감정들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나는 다시 한번 미소지었다.
더 이상 나의 아픔을, 괴로운 감정들을
애써 부정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그런 확신에 찬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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