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와이프랑 집에서
TV로 영화보자고 해서
'12인의 성난 사람들' 을 보았는데
(제목이 12인? 12명?
성난? 노한? 제각각이더라)
확실히 명작은 명작인지라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시간가는줄을 모르고 보았다
과연...
시드니 루멧이라는 이름값을 하는군... 했는데
영화를 보고 난 후
잠이 들었기 때문일까
영화와 굉장히 비스무리한 느낌과 전개의
영화같은 꿈을 꾸게 되었는데
(영화처럼 크레딧이나 배우들 이름이
자막으로 나왔다... 뭥미...;)
영화(?)가 시작하면서 등장한 타이틀은
다름아닌
'12인의 궁한 사람들'
...뭐라고???
난 내 눈을...
아 아니지
난 내 꿈을 의심했다
쫄깃한 전개를 자랑하며
한 편의 법정스릴러를 방불케했던
본편과는 달리 내 꿈은
뭔가 이상하고 미묘하게 뒤틀려 있었다
본편내내 12인의 배심원들은
긴장해서 땀도 흘리고
정수기의 물도 마셨다가
화장실도 다녀오며 담배도 태우고
여러가지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이러저러한 장치로서 배경과 소품이
적재적소에 활용된 것에 비해
12인의 궁한 사람들에서는
정수기의 물을 자기가 몰래 챙겨온
페트병에 담아서 가져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화장실에 롤 휴지를 훔치고 있질 않나
범행증거 확인차 달라고해서 꺼내 둔
나이프의 장식이 돈이 되보인다며
뜯어가려고 하는 등의
정신나간 짓들을 서슴없이 저질렀는데
본편에서는 유죄라고 하기엔 증언이나
사건 정황들이 의심스러웠기에
마침내 배심원의 만장일치 무죄가 나오는 것과 달리
이 궁한 미친 놈들은
배심원 판결이고 나발이고
자신들에게 전혀 금전적 이득이나
이익이 될 만한 것이 없다는 판단하에
소년을 죽여버립시다 하고 만장일치로
유죄를 때려버리면서 (...) 결말을 맞이함...
그 와중에 마지막으로 남은 배심원이
바닥에 떨어진 꽁초를 슥슥 문지르고 털더니
자기 주머니에 쏘옥 챙기는 장면은 덤
뭐 이런 미친 꿈이 다 있어
거의 패러디급 영화가 탄생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