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올해 상반기에 시승했던 자동차의 소감들을 적어 봅니다.
1. 저는 차알못이고
2.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같은 건 해본 적이 없으며
3. 이 글은 여러분에게 좁쌀 만큼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즉석에서 기억을 뒤져 작성하는 글이므로 재미로만 읽어 주시고
혹시 이하 언급된 차량에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제가 아는 선에서 답글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모르겠지만요.
1. 르노 삼성 SM6
예전부터 르노삼성의 도장품질이 우수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실물을 보고 정말 살 뻔했습니다.
우아하면서 웅장하고 과한 후면의 디자인이 마음에 듭니다. 양감도 풍성하게 느껴지구요.
2.0은 느렸고 1.6 터보는 괜찮았습니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크고 아름다운 화면은 태블렛PC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2~30대 승객들의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이 화면의 용도는 오직 50대 이상의 어르신에게 자랑하는 것 외에는 찾기 어렵습니다.
매우 멍청하고 운전자를 순례자의 길로 인도하는 시스템입니다.
해상도도 낮아서 내비를 켜면 크고 더러운 지도 화면이 우담바라를 일으키며 집요하게 운전자를 괴롭힙니다.
출력은 고만고만 한데 서스펜션이 단단합니다. 가변댐퍼 옵션을 적용해서 컴포트로 놔도 한계가 있습니다.
서스펜션은 단단하지만 격한 코너링에서는 시트가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절대 스포티하지 않습니다. 이 차의 진가는 시속 100km 이하의 정숙하고 탄탄한 주행 질감입니다.
2. 현대 자동차 쏘나타 2.0
매일밤 술취한 우리를 집앞까지 모셔다주는 고마운 자동차 입니다.
성의없는 외관과 BMW오너들의 눈치를 보게끔 만드는 실내를 자랑합니다.
변속기 세팅을 초반으로 타이트하게 조여서 발진에 모든 것을 소진한 뒤 급격히 체력이 저하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분명 YF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 또한 기묘할 정도로 넓은 실내는 이 차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3. 렉서스 IS200t
작고 좁습니다.
좁은 실내를 더욱 비좁게 만드는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이름값이 아까운 오디오 품질.
가장 결정적인 단점은 느리다는 것입니다. 느려선 안되는 차인데요.
그러나 영리하고 상황 파악에 능한 서스펜션,
거의 모든 구간의 주행에서 느껴지는 깔끔함은 이 차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미덕입니다.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도 이 차는 절대 당황하지 않습니다.
자동차가 평가받을 수 있는 모든 항목에서 아름다운 밸런스를 자랑하는 작은 고추가 간다!
이 차가 사정권에 있다면 반드시 고려하십시오.
4. BMW 328
못말립니다. 이거 놔, 나 지금 당장 튀어 나갈거야 라는 외침이 RPM 게이지를 통해 명확히 전달됩니다.
이 차는 짓궂고 지 밖에 모르며 애교 같은 건 부릴 줄 모릅니다.
그냥 앉아서 악셀을 조지고 핸들을 흔드세요. 그것이 이 차의 본질이며 마성의 매력입니다.
이 매력에 꼴랑 넘어가 오늘도 BMW를 찬양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도로 위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년 뒤엔 컴포트로 놔도 컴포트하지 않은 승차감에 안마의자를 검색하게 되겠죠.
급기야 먼 미래에는 전재산을 몰빵해 M3를 산 뒤 배우자 앞에서 통성기도를 하게 될 것입니다.
편안함을 걷어차고 짜릿함을 얻으세요. 아직 젊다면요.
그러나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늙었고 보수적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5.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초고속 구간을 사정없이 내달리고 꽉 막힌 테헤란로를 엉금엉금 기어봤지만 연비는 14 밑으로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최소한의 성의만 남기고 모든 것을 포기한 디자인과 무색무취의 개성, 오크도 누를 수 있는 센터페시아 버튼들은 분명 단점이지만
4세대 에어백 10개라는 살떨리는 위엄과 조지고 부셔도 도저히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연비는
이 차의 작은 단점들을 까마득하게 가려 버립니다.
가격/용도/효율/수명 그 어떤 기준에서도 이 차는 제 몫을 해냅니다.
차를 고르다 고르다 도저히 못고르겠다 싶으면 그냥 이거 사세요.
6. 쉐보레 말리부
1.5 사시면 2.0의 출력이 평생 눈에 밟힐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타보면 2.0보다는 1.5가 밸런스 면에서 더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지는 기묘한 라인업.
250마력을 6단으로 커버하겠다는 쉐보레의 임진왜란급 패기에 치를 떨고 말았습니다.
실내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쉐보레가 드디어 버튼 정리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사히 끝내지는 못했죠. 이것저것 작동하다 보면 뭔가 크나큰 빈틈이 느껴집니다.
오토바이 만큼 작은 속도계과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에어컨, 고문기구를 연상케 하는 변속버튼, 이과의 감성이 묻어나는 글꼴은
오랫동안 이 차를 기다려온 고객들에게 쉐보레가 쏘아 올린 작은 통수 입니다.
많은 쉐보레 팬?분들이 이 차를 크루즈에 이은 인터넷 슈퍼카로 추대하고자 하지만
사실 이 차는 매우 정숙하고 놀랄만큼 편안한 아주 훌륭한 패밀리 카입니다.
시동을 걸고 달리기 시작하면 딱히 단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수입차는 무리다 하시면 그냥 이거 사세요.
7. 닛산 맥시마
300마력, 전륜, 무단변속기 라는
텔레토비, 순대국, 피아노 같은 기묘한 조합을 갖춘 자동차 입니다.
밟으면 밟는대로 나가고 돌리면 돌리는대로 돕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돕니다. 이게 이럴 리가 없는데...
그 와중에 아주 편안한 승차감까지 선사하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차 입니다.
터무니없이 완벽한 D컷 핸들과 노티가 풀풀 나는 대신 고급스러운 실내, 저중력 시트라는 말도 안되는 억지 네이밍은
대체 닛산의 철학이 어느 차원에 있는가를 고민하게 합니다.
그러나 미국 기준 벌써 세 번째 리콜과 궤멸충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
4천만원 초반의 차량의 자동차세가 90만원, 시내에서 급격히 추락하는 연비(그럼에도 제네시스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믿는 출력에 발등 찍히는 토크스티어 등은
계약서의 싸인을 계속 미루게끔 하는 요인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운동부족으로 인해 앙상한 팔뚝을 갖고 계시다면
이 차를 사셔서 하루에 30번씩 유턴을 하십시오. 정지 상태에서 뻑뻑한 핸들 덕분에 여러분은 1년 안에 징맨이 될 것입니다.
8. 아우디 A4
새로 나와서 잠깐 관심이 갔지만 결국 매장에 가보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만약에 주변에 아우디 오너가 세 명 이상 있다면 자연스레 아우디를 멀리 하게 될 것입니다.
9. 볼보 XC90
시승 대기자가 많아서 시승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볼보가 센터페시아를 갈아 치웠습니다.
무려 12년 만의 일이고 덕분에 이렇게 신이 난 볼보 직원들의 모습은 처음 봅니다.
스핑크스가 디자인 한 것 같은 벽화 수준의 에어컨 레버와
달려라 코바를 할 수 있는 센터페시아의 전화 번호 버튼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그 밖에는 잘 기억나지 않네요. 가장 최근에 본 차 인데... 볼보는 항상 볼보죠.
어쨌거나 여러분이 볼보를 구입하신다면 오락실에서 100원을 더 갖고 있는 셈입니다.
죽은 뒤 카운트다운 화면에서 자신만만하게 100원을 더 넣을 수 있지요.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차를 한 대 구입하기는 해야 하는데 고민은 계속 깊어만 가네요.
지금 이 상태가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알기에 저는 시간을 더 오래 갖고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꼭 자신에게 잘 맞는 차를 구입해서 차안에서 큰 기쁨 누리시길 빕니다.
그럼 안녕~
2.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같은 건 해본 적이 없으며
3. 이 글을 읽느니 이글스 유니폼을 사십시오.
즉석에서 기억을 뒤져 작성하는 글이므로 재미로만 읽어 주시고
혹시 이하 언급된 차량에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저에게 질문하시느니 이글스 유니폼을 사십시오.
1. 메르세데스 벤츠 E300 4matic
이름은 300인데 엔진은 2.0입니다.
어릴 때는 찰떡아이스가 3개였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 까보니 2개만 들어있었을 때의 참담함이 고스란히 재현됩니다.
다운사이징을 막아야 합니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찰떡아이스는 나중에 포크만 들어 있을 겁니다.
S클래스 오너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차는 대단히 불쾌하고 괘씸합니다.
계기판도 더 예쁘고 실내 조명 색상도 더 다양하거든요.
안그래도 요즘 사람들이 S클래스를 멀리서 보고 "새로 나온 C클 이쁘다"라고 입을 모은다는데...
무엇보다 S클래스 오너가 가장 부러워 할만한 것은 에어컨 바람 세기 버튼일 것입니다.
S클래스 오너들 중 절반은 에어컨을 끌 줄 모르거든요.
에어컨을 끄려면 동그랑땡처럼 생긴 커맨드 다이얼을 수십번 돌려야 합니다.
이 차에는 에어컨 바람세기 버튼에 OFF라고 쓰여져 있군요.
E클래스 오너 분들 축하합니다. 당신은 에어컨을 끌 수 있습니다. 이 끔찍한 냉방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혹시 아직까지도 에어컨을 끄지 못한 S클 오너가 계시다면, 바람세기 버튼을 최번개 약발 누르듯 계속 눌러 보세요. 언젠가 꺼집니다.
차 이야기는 딱히 할 게 없네요.
대부분의 것들이 훌륭하고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9단 미션이 간혹 헤매는 구간이 있긴 한데 농구 9단 허재도 완벽하진 않았어요.
프로모션도 괜찮고 HUD관련해서 추가할인이 있다고 하니 가격 좋다 싶으시면 그냥 사십시오.
4천 rpm 이후부터 들려오는 4기통 엔진음은 못들은 걸로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또한 이 차의 헤드램프는 주변에 차가 없으면 넓게 비춰주는 기능도 있다고 하는데
그런다고 해서 중부고속도로 음성 휴게소 부근의 고라니들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을 겁니다.
2. 현대 그랜저 IG 3.0
디자이너 둘이서 멱살 잡고 싸우다가 동전던지기로 결정한 듯한 내비게이션 디자인을 갖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뿐만이 아니라 이 차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뭔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어요.
옆라인은 무난하고 좋지만
앞은 한국 맥주를 마신 에스턴 마틴 같고
뒤는 어깨 위에 앉은 새를 보고 깜짝 놀란 닷지 차져 같습니다.
시계를 저기다 달 거면 차라리 사은품으로 요괴워치를 주는 게 낫겠어요.
9시가 넘어가면 운전자는 지금이 몇시인지 알지 못할 겁니다. 11시쯤 되면 그제서야 시간을 깨닫고 부랴부랴 호박마차를 타겠죠.
현대의 상징인 이명박이 청계천 상인들을 가든파이브로 내몰았던 것처럼
시계를 저 멀리 문정동으로 보내버린 비상등 버튼이 센터페시아 노른자위 땅을 차지했습니다.
이 버튼이 매우 영롱한데 보면 볼수록 버드미사일 버튼처럼 생겼어요.
절대 그랜저를 앞지르지 마십시오.
HG 대비해서 안정감이 상당히 좋아졌음이 느껴집니다.
요철 지날 때의 잔진동도 많이 사라졌고 항속 중의 느낌도 이정도면 만족스럽습니다.
가속시에 들리는 엔진음은 아무리 봐도 4기통 같은데 연비는 아주 분명한 6기통이군요.
현대기아차의 뒷좌석은 볼 때마다 놀라는데요. 왜 이렇게 넓죠? 왜죠?
아이파크로 갔어야 할 사람들이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대로 가다간 다음 소나타는 6인승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카키 메탈 색이 이쁘더라구요. 내후년쯤이 되면 도로 위의 그랜저는 황토색 반, 카키메탈색 반이 될 것 같습니다.
3. 재규어 XE 2.0 디젤 R 스포츠
XE 사실거면 R스포츠 사세요. 바디킷이 점잖은 듯 하면서도 참 예쁩니다.
그릴은 정말 끝내주게 이쁜데 옆라인은 디자인을 좀 더 대국적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 서스펜션을 비싼 걸로 달고 코너를 돌 때마다 자동으로 안쪽 바퀴에 브레이크를 걸어서 코너링이 좋다는데,
그 좋다는 코너링을 좀 느껴보고 싶은데 영맨이 옆에서 자꾸 자기 딸 자랑하는 바람에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분명 320d와 비교해서는 경쟁력이 있고 320d m스포츠패키지와 경쟁해도 그닥 꿀리는 것은 없어 보이네요.
3시리즈 실내가 워낙 빈곤하기 때문에 이 차의 실내 가죽 질감과 사운드 시스템은 메리트가 있을 겁니다.
rpm도 쑥쑥 잘 올라가고 디젤 엔진 치고는 지구력도 좋습니다.
다만 뭔가 잘 안맞는 시트포지션, 고개를 떨구게 만드는 내비게이션 위치,
주차할 때마다 부지런히 동그랑땡을 돌려야 하는 변속기, 영 감추지 못하는 정차 시의 진동,
보증 기간이 끝나면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신세가 되는 어두운 미래
등등은 여전히 이차의 판매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가격도 할인을 최대로 받았을 때 328 m스포츠 최대 할인과 비슷한 수준이니
야수의 심정을 갖지 않으면 이 차를 선택하기 참 어려워 보이네요.
4.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
이 차는 4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의 마력과
3리터 디젤 트윈터보 엔진의 토크를 내면서
티볼리 1.6 가솔린보다 더 좋은 연비를 찍습니다.
닛산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차를 만든 걸까요?
닛산 엔지니어들은 '적당히'라는 말을 모르는 걸까요?
실내 디자인은 사진으로 봤을 때는 형편없어 보였지만 실제로 앉아보니 역시 소재가 깡패다 라는 말이 나옵니다.
하이브리드의 정숙함을 기대했지만 막상 더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vq 6기통 자연흡기 엔진의 준수한 회전질감이었습니다.
차가 무겁습니다. 1.8톤이나 나가죠. (말리부 1.5가 1.4톤)
그러나 그 무게를 5초만에 시속 100km에 올려놓는 출력을 가지고 있고
그 출력을 조용히 잠재울 4 피스톤이 들어간 브레이크가 있습니다.
어떻게든 코너링을 확보하기 위해 과분한 서스펜션이 들어갔고
그 과분한 댐퍼가 승차감과 고속안정성을 훌륭하게 지켜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DAS라고 하는 핸들 조향 시스템이 거친 도로 위에서도 운전자를 안심시키죠.
그러나 기존의 핸들 조향 시스템과 어느 정도 이질감을 보이는 점,
저속에서 엔진과 배터리가 치고박고 싸우는 사이에 울면서 가출하는 변속기,
골프백이 뭔지 모르는 트렁크,
우주의 기운을 아무리 모아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든 EV모드,
2층에 위치한 뒷좌석,
그리고 박근혜보다 못한 타이어가 이 차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사신다면 타이어는 꼭 탄핵하십시오.
5. 기아 자동차 K7
평범해 보이지만 이 자동차는 무려
마세라티의 그릴, bmw의 센터페시아, 벤츠의 콘솔박스가 합쳐진 콤비네이션!
시승해 볼 수 있나요? 라는 저의 물음에
이 차도 옵션 넣으면 3700 넘어요 라고 대답하길래
그냥 나왔습니다.
아직도 왜 저에게 그런 대답을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거울은 답을 알고 있겠죠.
6. 포르쉐 마칸 터보
분명 처음에는 출퇴근이 용이한, 2천만원 이하의, 골목에 세워도 걱정없고, 기계식 주차기에도 쏙쏙 집어넣을
작고 효율적인 서브카를 보고 있었는데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뢰찾기 하려고 컴퓨터를 샀는데 결국 와우를 하는 셈이죠.
엔진음이 카이엔보다 별론데? 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150입니다.
아뿔싸! 외치는 사이에 서버리구요.
그리고 나서는 머릿속이 멍해집니다.
저는 딜러에게 '콩팥 가질래?'라고 물어봤지만 이미 충분히 많은 모양입니다.
콩팥 내고 나머지를 60갑자 할부로 하면 살 수 있었는데 아쉽네요.
(물론 옵션이겠지만) 핸들이 기가 막히구요.
(물론 옵션이겠지만) 실내의 소재도 충분합니다.
(물론 옵션이겠지만) 도장품질도 만족스럽고
(물론 옵션이겠지만) 물론 옵션입니다.
옵션 다 빼면 버튼도 몇개 안남을걸요?
포르쉐가 자동차 회사라는 것에 감사해야 합니다.
포르쉐가 만약 중국집이었다면
우리는 단무지 하나에 100만원을 내야 하고 빨갛게 양념된 단무지는 25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할 겁니다.
7. 캐딜락 CTS 프리미엄
마칸은 역시 무리였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로또를 사봤지만 술먹고 잃어버렸습니다.
그 대신 오늘 시승할 모델은 캐딜락의 중형 럭셔리 세단 CTS인데요.
과연 어떤 매력을 보여줄 지 지금부터 함께 느껴보시겠습니다.
차체제어장치는 해제를 하고 모드는 스포츠, 변속기는 수동 모드에서 컨트롤 할텐데요.
악셀을 밟았을 때 출력이 전개되는 느낌이 상당히 좋은데요.
코너링의 안정감이나 실내 소재를 비롯한 구성면에서도 아쉬움이 없습니다.
4륜 모델에는 MRC라고 하는 댐퍼가 들어가는데요.
그냥 보통 후륜에 들어가는 서스펜션도 너무나 만족스럽습니다.
2016년 모델은 정차 중 시동 끄는 기능이 탑재되고 변속기도 바뀌었습니다.
또한 고급유 필수에서 권장으로 내려왔다고 하네요.
조금 좁긴 해도 아이가 어리다면 충분히 가족차로 쓸 수 있을 것 같구요.
세게 달릴 때도 훌륭하고 조용히 지나갈 때도 고급스럽습니다.
흔치 않은 디자인 간지와 인심 좋게 퍼준 고급 소재는
시승 하는 내내 저를 기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천만원을 넘게 깎아주는 기본 할인!
그런데 어차피 못 사요. 재고가 없어서.
너무 잘 팔려서 재고가 없는 게 아니라 애초에 물량이 없다는군요.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가 싶습니다.
8. 푸조 3008 GT 1.6 디젤 (2017년식)
분명히 프랑스차는 싫다고 백번 말했고 SUV는 더 싫다고 천번 말했지만
눈치 없는 양놈이 이 차를 렌트해 왔더군요.
빡쳐서 다시는 한국을 무시하지 말라고 강남스타일 춤을 출까 했지만
이게 새로 나온 차래요.
프랑스에서도 아직 많이 풀리지 않은 차라고 합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결론만 간단하게만 쓰자면
이 차는 궁극의 가족차 입니다. 올란도의 메가진화 형태죠.
소재는 구리지만 디자인은 파격적으로 멋집니다.
계기판, 핸들, 기어 모두 파격적이구요. 버튼들도 멋있게 생겼습니다.
이 차를 타고 저는 푸조에 대한 편견을 모두 버렸습니다.
트렁크에는 김치냉장고를 실을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연료 게이지는 움직일 생각을 안 합니다.
의외로 잘 달리고 코너링은 항상 그랬듯 만족스럽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험로를 빠져나가는 기능도 있어서 캠핑용으로도 유용해 보입니다.
한국에서 얼마에 출시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4천 정도에 옵션 넉넉히 달고 나온다면
과연 경쟁 차종 중에 이 차를 상대할 만한 모델이 있을까 싶네요.
아.. 한불모터스네요.
9. 렉서스 CT200h
지구가 많이 아프죠.
이 차를 사시면 지구 대신 당신이 아프게 됩니다.
아무리 연비가 중요해도 나보다 더 중요할까요?
핫산을 밟듯이 악셀을 밟아도 잘 안나갑니다.
오직 지구만을 생각하는 연비. 그럼 차를 지구에게 팔던가.
효율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이 차의 가격 효율부터 맞추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신 이 차는 귀엽고 예뻐요. 변속기도 참 깜찍하게 생겼습니다.
해치백에서 이 정도 디자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연비까지 대단하니 시내용으로는 아주 제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렉서스. 제 주변 렉서스 오너들은 지들 보증기간이 얼마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저는 차라리 IS를 사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