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나 구멍가게 앞에 오락기 몇 대 설치해놓고 동네 아이들이 옹기종기 앉아
백원이 없어서 구경 삼매경만 하던 시절. 물론 오락실에서 푹 빠져산 적도 있었지만
보다 접근성도 좋았고 부모님 눈치(?)도 덜 받았던 이런 문구점이나 가게에서 죽치던 시간도 많았습니다
오락실에선 격투게임이나 리듬게임을 더 많이 했다면
문방구앞에선 횡스크롤 게임들을 많이 했었던거 같습니다
울트라맨, 캐딜락, 닌자베이스볼 등등..
기계가 작아서 조이스틱 옆에 가드라인? 같은것때문에 스틱 돌리다가 손등 까진적도 많았고
달동네처럼 생긴곳에 살았을때도 구멍가게 앞에 킹오파95가 있었는데
제 또래의 동네애들 둘이서 하다가 싸우는것도 아직도 기억납니다
물론 그 땐 진짜 찢어지게 가난해서 정말 구경만 하던 때가 많았어요 ㅋㅋ
그 중에 어떤게 가장 떠오르냐 하면 비디오가게에서 슈팅게임 한 게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달동네에서 탈출해 반지하 살면서 비교적 아주 조금은 여유가 생겼을 무렵..
자주가는 비디오가게에 오락기 몇 대들이 놓여져 있었는데
원시도라는 슈팅게임이 생각납니다
사실 어른이 되어서도 이 게임 제목을 몰랐어요 정말 나중에 우연히 구글링하다가 알게되어서
잊고 있었던 기억의 단편이 살아난거 같아요
슈팅게임인데 색감도 원색이 뚜렷한데다 공룡을 비행기로 무찌른다는게 그 당시엔 너무 멋져보였어요
하필 가게 안에 있던 기계라서 가게 아저씨 눈치때문에 죽치고 있을수 없었지만
용돈 생기는데로 가게에 와서 게임을 하고 있으니 귀엽게 보셨는지 아니면 측은하게 생각했는지
무뚝뚝해 보였던 아저씨도 말을 종종 거시더라구요
돈은 없고 게임은 하고 싶고.. 그 때 겨울이었는데 가게 안에 석유난로같은게 있어서 주인 아저씨에게
기름 받아오는 심부름을 많이 했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심부름 값으로 다시 오락기에 탕진하고 집으로가고.. ㅋㅋㅋㅋ
게임을 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잼민이였기 때문에 사실 더 부려줬으면(?) 했던 것도 있었던거 같아요 ㅋㅋ
그게 사실상 인생 첫 알바(?) 아닌가 싶은데 그렇게 코졸부를 하고도 엔딩은 못봤던걸로 기억납니다
실력도 없었고 시드머니가 그만큼 없었기 때문에 ㅠㅠ
그 뒤에 다시 한 번 이사가서 갈 일은 없어졌지만 이거 생각해낸 날에 에뮬로 한 번 시도 해본적 있었는데
제가 슈팅게임 자체를 못해서 그런지 어렵더라구요. 아무튼 무한 컨티뉴가 되니까 엔딩을 드디어 보는데
아니 엔딩이 왜이래 하며 충격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