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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거리] 아데노이드(편도선) 수술 후기 (0) 2020/02/23 PM 09:59

작년 초부터 별안간 찾아온 잦은 편도선 염증 때문에 작년 기준 한 해의 거의 1/4 가량을 고열증세에 시달림 + 만성화된 편도선 염증 때문에 비대해져버린 편도선이 기도를 좁힘으로 인해 별안간 발생한 수면중 무호흡증세 + 코골이증상(...)으로 고생하다가, 병원 의사선생들의 권유도 있고 해서 에라 몰라 걍 편도선 절제수술 받음. 수술받은 게 자랑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편도선 염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희귀한 것도 아니다보니 차후에 수술받을 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후기를 남겨본다. 수술받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2주일하고 이틀 전이다.


(1) D-1(수술 전날)
하루 전날 미리 입원하며, 자정부터 다음날까지 금식. 물도 마실 수 없다. 평소에 못읽은 책 읽으면서 마음 편하게 시간 때웠다.

(2) D-day (수술당일)
13시 경에 수술실로 끌려가서 전신마취 후 수술. 전신마취에서 깨어나니 15시 30분은 되어있었던가? 마취에서 깨어난 직후에는 목구멍이 탁 트인 느낌을 받으며 와 정말 시원하다 싶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목젖 부분이 말도 못하게 부어버려서 상쾌한 느낌은 금방 사라졌다. 수술 후 6시간동안은 역시 금식. 물도 마실 수 없다.
수술 전에 의사선생님한테 간병인이 필요하나 물었을 때 간병인이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을 거라고 자신감있게 얘기하셨는데... 간병인 필요없다더라라는 내 말을 쿨하게 씹으시고 서울까지 올라오신 울 어머니 없었으면 고생 3배는 했을 듯. 금식시간은 끝났는데 목이 아프니 아무것도 넘길 수 없다. 입을 움직이는 게 힘들다보니 입에서 침이 나와도 평소처럼 되삼키거나 할 수도 없다. 결국 수술 당일은 하루 종일 물 세모금 정도 겨우겨우 마신 것 외에는 먹은 게 없었다. 하루종일 피가 섞인 침과 가래를 뱉어내는 게 전부. 통증이 남아있다보니 환부인 입 주변을 움직이는 것만 해도 상당한 체력소모가 되기에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금방 지친다.
전신마취는 이번 수술에서 처음 해보았는데, 마취 후에 열이 나면서 쉽게 안떨어지더라. 계속 38도 언저리에서 헤롱댐.

(3) D+1
새벽 3시쯤에 일어나서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먹을만해서 한 통을 비웠다. 환부 주변의 체온을 떨어트리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보니 죽보다도 먹기가 편했다.
아침으로 죽이 나와서 먹으려고 했으나 통증 때문에 음식물을 넘기는 것이 고역이다. 아침만 먹고 퇴원할 예정이었으나 전신마취로 인한 열이 안떨어지는 관계로 어머니께서 병원에 요청하셔서 점심 먹고 퇴원하기로 일정 변경. 13시 경에 퇴원했다.
체온은 18시 경에 정상체온으로 돌아왔다. 입은 여전히 아파서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아이스크림도 삼십몇 아이스크림 같은 곳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은 대부분 초콜릿이나 캔디같은 알갱이가 있기 때문에 피해야한다.
음식물 섭취과정이 가장 고역인데, 죽이나 가루약을 먹을 경우 환부 주변에 잔여물이 남는다. 이것을 어떻게 식도로 넘겨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 침과 가래는 계속 나온다. 앞으로도 계속될 듯.

(4) D+2
의료기술이 좋아진 것 때문인지 이 날부터 회복이 빠르게 진행된다. 여전히 목젖은 부어있고 말하거나 음식물 섭취 등 입을 쓰는 일은 쉽지 않지만, 입 쓰는 일 이외에는 평소처럼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내일부터 정상출근에는 지장이 없을 듯 하다.
먹는 것은 향후 2주일 동안은 계속 차게 식은 부드러운 음식만 먹어야 한다. 특히 수술 후 열흘은 조심해야 한다고. 병원에서 안내하는 대로라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죽, 아이스크림, 카스테라, 가시를 잘 발린 잘 익은 생선구이 정도. 병원에서는 이렇게 안내를 하는데 생선은 가시 때문에 그다지 먹고싶은 기분은 들지 않는다.
확실한 사실은 아마 다음 주 쯤이면 죽과 아이스크림은 쳐다보기도 싫을거다.


(5) D+3 ~ D+6
환부의 이물감이 괴롭히지만 조금씩 회복되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회복속도는 더딘 편. 회사는 정상출근이 가능했으나 말하기가 어려우니, 아마 텔러 등 말하는 것이 주업인 직종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정상근무가 어려울 듯 하다. 목젖 부분이 부어있으며, 음식물 뿐 아니라 물이나 우유 등의 액체도 섭취가 힘들다.

(6) D+7 ~ D+10
환부의 딱지가 떨어지는 기간. 외부로 노출된 상처의 딱지와는 다르게, 검붉은 죽은 피가 떡과 같은 형태로 뭉쳐서 침 또는 가래와 함께 배출된다. 딱지가 한 번 배출되면 짧으면 1시간, 길면 3시간 가까이 검붉은 피가 계속 나온다. 딱지는 보통 밤에 떨어졌는데, 피가 멈추어도 격통이 지속되며 특히 다음날 아침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온다. 특히 음식물이나 액체를 섭취할 때 환부통증 뿐 아니라 두통 및 압력차로 인한 귀(고막)부분 통증까지 동반되며, 아울러 구토욕구도 수반된다. 통증 뿐 아니라 지금까지 조금씩이지만 회복되고있다고 생각하는 도중에 갑자기 출혈과 함께 통증이 심해지면서 심리적인 부담감이 더해져, 이 시기가 수술 직후보다도 더 힘들었다.

(7) D+11 ~
딱지가 모두 떨어지고나면 본격적으로 회복기에 들어선다. 통증이 완화되고, 하루가 다르게 회복되는 것이 체감될 정도. 수술 후 14일 경에는 제한된 식단에서도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다.



이외의 메모

※ 보험사의 실손의료비보험을 든 사람이면 다음과 같은 서류를 퇴원 시에 마련한다. 

   간병인이 있다면 미리 메모해서 부탁하는 편이 좋다.
- 진단서 (병명이 기재되어야 함)
- 진료비 계산서
- 진료비 세부 내역서
- 처방전 (약을 따로 처방받는 경우. 8천원 이상일 때에 한함)
아울러 보험금을 청구할 때에는 신분증(사본) 및 보험금이 입금될 통장(사본)이 필요하다.


※ 죽도 죽이고 카스테라도 카스테라이지만, 아이스크림은 밥이자 간식이자 주식이다.

환부를 차갑게 해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다른 음식보다는 훨씬 먹기가 수월하다. 

내 평생에 이 기간만큼 하겐■즈, 나■루 같은 비싼 아이스크림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편도수술을 받을 예정인 분들은 아이스크림을 미리 비축해두는 편이 좋을것이다. 삼십몇 아이스크림 및 일반 아이스크림은 비추. 편의점에서 파는, 가격은 좀 비싸지만 입자가 고운 하겐■즈, 나■루 같은 아이스크림이 먹기가 편하다. 바닐라, 녹차아이스크림같이 아이스크림 외의 이물질이 들어있지 않은 아이스크림이 좋다.


※ 편도수술 후에 미각장애가 오는 경우가 보고된다. 문제는 의사들이 이런 말을 안하기 때문에,

수술받으려고 하는 사람은 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내가 지금 미각장애를 겪고있다는 건데... 맛을 느끼는 것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고 단지 밸런스가 맞지 않을 뿐이므로 조만간 회복되지 않겠나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는 단 맛과 감칠맛을 다른 맛보다 약하게 느껴지고 쓴 맛과 매운 맛이 다른 맛보다도 강하게 느껴진다. 특히 떡볶이같은 음식을 먹으면 다른 맛에 가려져서 단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



수정으로 덧붙임.

블로그 들어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이 포스팅 보러 들어오시는 거 같아서...


○ 일반 코골이 수술은 보험처리 안됩니다. 실손의료비보험 약관에 실손의료비 보험금 청구는 질병 및 재해로 한정되어 있는데, 코골이는 질병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험사 콜센터랑 의사 분들께 문의해서 확답받은 사항입니다.


단, 이번의 저같이 잦은 편도염으로 인한 편도선 비대로 코골이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코골이 치료가 아닌 편도염 치료로 수술받을 수 있고, 이 경우는 코골이 치료가 아닌 편도염 치료가 되므로 보험대상이 됩니다. 굳이 편도염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사례가 나올 수 있을겁니다. 단 수면무호흡증 치료가 보험대상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아데노이드 수술 전에 코골이 증상이 신경쓰여 수면다원검사를 받앗는데, 질병이 확정된 상황이 아니라 그런지 보험처리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수술에 든 비용보다 수면다원검사비용이 더 들었습니다.


○ 이제 수술받은 지 한 달이 지났는데, 미각장애 증상은 조금씩이지만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환부는 음식물 섭취 등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좋아졌으나 입을 크게 벌릴 때는 아직도 좀 아픕니다. 특히 하품할 때는 후아아아아아암므어어어어어어어억 ㅠㅠ


○ 모든 수술이 마찬가지겠지만, 개인병원이나 소형병원보다는 종합병원, 대학병원 등의 큰 병원에서 치료받는 게 낫습니다. 저는 모대학 의대에서 운영하는 시립병원에서 수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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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달에 받았던 아데노이드(편도선) 수술 후기.

과거 운영하던 다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나, 검색해서 들어오는 분들이 이 글이 유독 많아 여기에도 옮겨왔습니다.

실손의료보험 등의 기준이 2013년 기준이라는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아래에 언급한 미각장애는 약 1년만에 완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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