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바꾼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태블릿 지름신이 오셨습니다.
아직 1년도 안지났는데... 가 아니라 반년 좀 지났을 뿐인데.
올해 초까지 아이패드를 썼었는데,
이 놈이 좀 간당간당하다, 바꿀 때가 됐다는 판단이 들었고 이 판단 자체는 결과적으로 옳았습니다.
다만 문제는 괜히 애플 기기의 비중을 좀 줄이고 싶은 마음에 그만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눈길이 가버렸다는 거.
현재 쓰고 있는 모델은 "갤럭시탭 S7+"입니다.
하드웨어 자체는 상당히 괜찮으나 여러 디테일한 면에서 모자란 점들이 있고, 단점들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하나같이 사소한 것들이지만 보통 문제가 될 때는 한번에 여러 요인이 작용하다보니 정말로 불편해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하드웨어 자체는 괜찮기 때문에 구입 전 "삼X 디지털플라자"에서 실물 확인했을 때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제점들이, 직접 사용해보니 너무 뼈저리게 체감되더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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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문제점, 많지만 그 중에서도 크게 불편한 것들만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애플리케이션 부족
역시 애플 계열만큼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지 못하고, 이게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PDF 필기 애플리케이션. 안드로이드에도 삼성노트, Flexil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있으나... 죄다 한 가지 이상 나사빠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PDF 파일을 애플리케이션에 옮겨오는 과정이라든가, 혹은 필기 그 자체의 UI 및 편의성이라든가. 예전에 아이패드 썼을 때는 Good Note 썼었는데, 그 때는 좀 아쉽지 않나 생각하면서 썼는데 안드로이드 계열의 필기 앱들을 써보니 완전 틀린 생각이었네요. Good Note 하나로 안드로이드 필기앱들을 모두 찍어누르는 수준이라 해도 무방합니다. 최소한 저에게는요.
2. 앱 지원 미비
기껏 존재하는 애플리케이션들도 왠지, 그냥 생색내기 수준이다 라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MS 오피스 계열, 그 중에서도 One Note. 예전부터 원노트 쓰는 게 익숙해진 편이라 일상 생활에서 원노트 의존도가 상당히 높거든요. 그런데 안드로이드용 원노트는 일반 기능도 좀 아쉽지만 그 중에서도 폰트가 너무 심하게 제한적이라는 거. 제가 쓰는 갤럭시탭용 원노트는 사용 가능한 폰트가 모두 확보한다 해도 딱 다섯 가지에 불과하고, 그것도 영문폰트 얘기지 영문 외의 언어는 추가 폰트는 아무것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처음 기기 살 때는 그깟 폰트! 라고 생각했으나, 이 폰트의 지원 여부에 따라 줄 사이의 간격 등이 다 바뀌어버리니 계속 보다보면 상당히 불편하더라는 거.
3. 삼성키보드 하....
일본어회화를 짬짬이 공부하는 편인데, 삼성키보드에서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일본어 타자가 너무 불편하고 제한적입니다. 아기 걸음마 수준의 입력시스템이라면 너무 심한 비하일까요. 그렇다고 다른 자판을 다운받으려니 더 번거롭고요. 윈도의 일본어 입력기로는 입력이 가능한 단어가 한자 변환이 안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꽤 자주 발생하고, 이럴 경우에는 다른 방법으로 한자를 한 자씩 입력하기 위해 머리를 굴려야합니다. 또한 삼성키보드 일본어 자판으로는 입력 불가능한 특수문자가 꽤 많아서, 입력 가능한 한국어 모드나 영문 모드로 종종 바꿔줘야 하는데 특히 원노트에서 그러다보면 또 폰트가 이상하게 적용되어버리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윈도에서 10분만에 편집하는 일본어 문서가 갤럭시탭에서는 15분, 어떨 때는 버벅대다가 20분까지 걸리기 일쑤고 그 때마다 상당히 스트레스가 큽니다. 계속 참고 쓰기에는 스스로가 너무 바보같달까요. 기계가 뭐길레.
4. 화면전환
태블릿의 주된 사용방법은 PDF 필기, e북 및 디지털잡지 읽기, 간단한 자료 편집 등이고 이 중에 특히 e북 읽는 용도가 꽤 큰데요. 갤럭시탭의 경우 화면이 16:9 비율이 기본으로 되어있다보니.... 이게 영화같은 영상 볼 때는 화면이 꽉 차게 출력되니 꽤 좋으나 e북 읽는 용도로는 좀 아닙니다. e북은 반드시 세로로 읽는데, 아래 위로 너무 길쪽한 느낌이랄까요. 한 눈에 싹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로모드가 좋느냐....면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닌게, 볼륨버튼이 세로모드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가로로 돌려쓰다가 소리를 키우려다 줄이고, 줄이려다 키우는 경우가 생각보다는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5.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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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랄하게 썼지만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키보드 커버는 가벼우면서도 착탈이 편리하게 만들어져서 휴대용으로 꽤 유용하게 쓸 수 있고요. e북 읽을 때는 자판만 툭 떼고 바로 세로모드로 사용할 수 있으니, 보호용 케이스로의 기능과 문서편집용 자판 기능 사이에서 아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고요. 게다가 배터리는 상당히 빵빵한 편이고, 신속한 충전도 가능하며, 추가로 마이크로 SD 카드를 쓸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내장된 용량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영상 볼 때 풀스크린 출력 또한 괜찮은 점.
다만 문제는 거기까지라는 거. 장점 때문에 계속 참고 쓰기에는 낭비하는 시간의 가치가 너무 큰 것 같다는 느낌이라, 이제는 더 이상의 불편함과 시간낭비를 막기 위해 바꾸는 방향으로 어느정도 마음을 굳혔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11인치로 갈 생각입니다. 다만 패드 프로 전용의 키보드는 전용 매직키보드, 스마트키보드폴리오, 로지텍 계열 모두 슬쩍 훑어보니 단점이 확 보여서...(예를 들어, 아이패드 전용 매직키보드는 세로모드 사용하려면 키보드케이스를 분리해야하는데 그러면 사용할 때 케이스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든가 등) 일반 케이스로 씌우고 아이패드 전용이 아닌 일반 애플 매직키보드로 갈까 합니다. 매직키보드는 키보드 중에서는 꽤 얇아서 휴대하기도 별로 어렵지 않을 것 같고요. 또한, 제가 블루투스 키보드는 정말로 좋아하지 않는데 애플 매직키보드만은 예외입니다. 반응이 상당히 좋으면서 끊김도 잘 없는 편입니다. 현재 맥미니에 매직키보드 물려서 쓰고 있거든요.
다만 문제는 교체시기. 회사 복지카드가 다시 채워해지는 내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때까지는 갤럭시탭 계속 참고 써야죠 뭐. 그리고 갤럭시탭을 당근X켓에 내놓아도 아마 좋은 가격 받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한 쪽 모서리에 콱 찍힌 부분이 났더라고요 ㅠㅠ
다른거 뭘 만져봐도 역체감에 바꿀 엄두가 안납니다
만족합니다